문정인 “美, 中 대항 군사 동맹 한국 동참 압박하면?…존재론적 고민”

[앵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미국이 반중 군사 동맹에 한국의 동참을 압박한다면 한국 정부는 존재론적인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맹을 상대로 반중 전선 참여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처한 지정학적·역사적 특수성을 미 정부에 설명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서지영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화상 세미나에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미국은 제1의 동맹, 중국은 전략적인 경제 파트너라며 한국 정부의 우선 순위는 미국이란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다만, 최근 미국의 대중 압박 움직임과 관련해 미국이 반중 군사 동맹에 가입할 것을 요청한다면 이는 한국에 실존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 "한국이 사드를 추가 배치하거나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배치하거나, 남중국해에서 군사 훈련에 합류할 경우 중국은 한국을 적으로 간주할 것입니다."]

그러면 중국은 북한에 무기를 제공하고 한국에 대한 군사적 행동에 나설텐데, 이 때 미국이 한국을 보호해 줄 수 있을 것인지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중 갈등 속 한국이 처한 지정학적, 역사적 딜레마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했습니다.

문 특보는 또, 북한의 비핵화 추진을 위해 종전 선언이 입구가 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특히 주한미군 주둔은 한미 간 동맹의 문제로 북한이 간섭할 공간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북한 비핵화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마크 내퍼/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 "외교의 문이 열려 있으며 언제 어디서든 북한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끊임없이 강조해왔습니다."]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한미 동맹과 비핵화 대화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비핵화의 정의와 종전 선언 추진 방식과 관련해선 다양한 입장차를 보였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촬영기자:한규석/영상편집:이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