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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가정 위탁’의 한계…법적·제도적 보완 절실
입력 2020.11.23 (19:46) 수정 2020.11.23 (19:47) 취재후

■ 한 해 발생하는 '보호필요아동' 4천6백여 명..
최근 3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보호 필요 아동'은 13,996명. 한 해 평균 4천600명 넘는 아이들이 부모를 잃거나, 기타 사정으로 세상에 홀로 남겨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할머니, 할아버지나 8촌 이내 혈족이 양육 의사를 밝힌 900여 명의 아이는 '가정'의 틀 안에서 계속 성장하지만, 대부분은 보육원이나 그룹홈 같은 보호 시설에 입소하게 됩니다.

A양처럼 '비혈연 가정'이 위탁해 키우는 경우는 '가정 위탁' 중에서도 7~8% 불과한 게 현실.. 특히 2세 미만 영아들은 턱없는 지원과 양육 부담에 위탁 부모를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 부모와 다름없지만..'동거인' 불과.."할 수 있는 게 없다"
위탁 부모와 밥을 먹고, 온천에 놀러 가고, 오래오래 함께 사는 것. 여느 가족과 다름없는 소소한 행복이지만 이들에게는 그 작은 행복을 지켜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위탁 부모와 아동의 법적 관계가 '동거인'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학교생활부터 문제입니다. 방과후 학습이나 돌봄 교실 등에 내야하는 건강보험증 발급이 어렵고, 가족관계증명서 같은 기본적인 서류가 필요한 경우도 있어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휴대전화 개통, 통장개설은 물론이고, 유사시 '수술동의' 같은 필수적인 일조차 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아이를 차에 태우고 운전하다 사고가 나면, 친부모와 합의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위탁 부모에게 아무런 권한도 없이 책임만 지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 '법정대리인' 어렵다면..'미성년후견인' 활성화 해야
전문가들은 '법정대리인'이 어렵다면 '미성년 후견인 선임제도'를 보다 손쉽게 해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친권자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해당 미성년자의 친권을 획득하는 제도지만, 현재는 후견인으로 선임되는 과정이 길고 복잡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후견인이 되고자 하는 위탁부모는 후견인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데, 그 기간만 최소 6개월에서 1년...
후견인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증명하기 위해 본인 진술서와 기본증명서 등 20개가 넘는 서류를 준비해야 하고, 친부모를 만나 동의서도 받아야 합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 친부모들도 있기 때문에 소송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위탁 부모와 위탁 아동이 친가족처럼 지내길 원한다면, '위탁 가정'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친가족처럼 지낼 수 있는 환경과 제도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 위탁 가정도 가족의 한 형태일 뿐..편견 없애야
'가정 위탁'을 취재해 보도하면서 가장 마음이 쓰인 것은 사례자인 'A양'의 얼굴과 이름을 가리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밝고 명랑한 A양에게 죄를 짓는 기분이었습니다.

위탁 부모의 지인들은 물론이고, A양도 그간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4년째 함께 살면서 이미 서로의 상황과 입장을 이해하고, 평범한 가정으로 살아왔으니 말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A양의 얼굴과 이름을 가린 것은 '세상의 편견'이 두려워서였습니다. 혹여나 A양의 사정을 모르는 친구가, 또 그 친구들의 부모가 A양에게 선입견을 가질까봐, 따돌릴까봐 염려됐습니다.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의 사정대로 사는 것 뿐인데 말입니다.

■ 가정 위탁 조건, 방법은?
끝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가정 위탁'에 관심을 갖게 된 분들을 위해 정보를 남깁니다.

-위탁가정 선정 기준
①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아동양육경험이 있으며, 아동에 대한 애정을 가진 가정
②범죄, 가정폭력, 아동학대,알코올, 약물중독 등의 전력이 없는 가정
③위탁아동을 건강하게 부양하기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의 재산이 있는 가정
④위탁부모의 나이가 25세이상(부부의 경우 부부 모두)으로서 위탁아동과의 나이차이가 60세 미만
⑤공립아동상담소 또는 이웃주민 2인 이상의 추천
⑥위탁아동포함 18세 미만 친자녀 수가 4명 이하
⑦위탁부모양성교육 이수(5시간)보수교육 연 1회
⑧위탁아동에 대하여 종교자유 인정, 그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에 상응한 양육과 교육을 할 수 있는 가정(종교시설을 주거지로 삼아 생활하는 종교인은 위탁부모가 될 수 없음)

-위탁가정 문의
전국가정위탁지원센터 1577-1406(대표번호)
*대표번호로 전화하면 해당 지역으로 연결
  • [취재후] ‘가정 위탁’의 한계…법적·제도적 보완 절실
    • 입력 2020-11-23 19:46:03
    • 수정2020-11-23 19:47:50
    취재후

■ 한 해 발생하는 '보호필요아동' 4천6백여 명..
최근 3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보호 필요 아동'은 13,996명. 한 해 평균 4천600명 넘는 아이들이 부모를 잃거나, 기타 사정으로 세상에 홀로 남겨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할머니, 할아버지나 8촌 이내 혈족이 양육 의사를 밝힌 900여 명의 아이는 '가정'의 틀 안에서 계속 성장하지만, 대부분은 보육원이나 그룹홈 같은 보호 시설에 입소하게 됩니다.

A양처럼 '비혈연 가정'이 위탁해 키우는 경우는 '가정 위탁' 중에서도 7~8% 불과한 게 현실.. 특히 2세 미만 영아들은 턱없는 지원과 양육 부담에 위탁 부모를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 부모와 다름없지만..'동거인' 불과.."할 수 있는 게 없다"
위탁 부모와 밥을 먹고, 온천에 놀러 가고, 오래오래 함께 사는 것. 여느 가족과 다름없는 소소한 행복이지만 이들에게는 그 작은 행복을 지켜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위탁 부모와 아동의 법적 관계가 '동거인'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학교생활부터 문제입니다. 방과후 학습이나 돌봄 교실 등에 내야하는 건강보험증 발급이 어렵고, 가족관계증명서 같은 기본적인 서류가 필요한 경우도 있어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휴대전화 개통, 통장개설은 물론이고, 유사시 '수술동의' 같은 필수적인 일조차 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아이를 차에 태우고 운전하다 사고가 나면, 친부모와 합의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위탁 부모에게 아무런 권한도 없이 책임만 지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 '법정대리인' 어렵다면..'미성년후견인' 활성화 해야
전문가들은 '법정대리인'이 어렵다면 '미성년 후견인 선임제도'를 보다 손쉽게 해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친권자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해당 미성년자의 친권을 획득하는 제도지만, 현재는 후견인으로 선임되는 과정이 길고 복잡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후견인이 되고자 하는 위탁부모는 후견인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데, 그 기간만 최소 6개월에서 1년...
후견인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증명하기 위해 본인 진술서와 기본증명서 등 20개가 넘는 서류를 준비해야 하고, 친부모를 만나 동의서도 받아야 합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 친부모들도 있기 때문에 소송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위탁 부모와 위탁 아동이 친가족처럼 지내길 원한다면, '위탁 가정'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친가족처럼 지낼 수 있는 환경과 제도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 위탁 가정도 가족의 한 형태일 뿐..편견 없애야
'가정 위탁'을 취재해 보도하면서 가장 마음이 쓰인 것은 사례자인 'A양'의 얼굴과 이름을 가리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밝고 명랑한 A양에게 죄를 짓는 기분이었습니다.

위탁 부모의 지인들은 물론이고, A양도 그간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4년째 함께 살면서 이미 서로의 상황과 입장을 이해하고, 평범한 가정으로 살아왔으니 말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A양의 얼굴과 이름을 가린 것은 '세상의 편견'이 두려워서였습니다. 혹여나 A양의 사정을 모르는 친구가, 또 그 친구들의 부모가 A양에게 선입견을 가질까봐, 따돌릴까봐 염려됐습니다.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의 사정대로 사는 것 뿐인데 말입니다.

■ 가정 위탁 조건, 방법은?
끝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가정 위탁'에 관심을 갖게 된 분들을 위해 정보를 남깁니다.

-위탁가정 선정 기준
①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아동양육경험이 있으며, 아동에 대한 애정을 가진 가정
②범죄, 가정폭력, 아동학대,알코올, 약물중독 등의 전력이 없는 가정
③위탁아동을 건강하게 부양하기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의 재산이 있는 가정
④위탁부모의 나이가 25세이상(부부의 경우 부부 모두)으로서 위탁아동과의 나이차이가 60세 미만
⑤공립아동상담소 또는 이웃주민 2인 이상의 추천
⑥위탁아동포함 18세 미만 친자녀 수가 4명 이하
⑦위탁부모양성교육 이수(5시간)보수교육 연 1회
⑧위탁아동에 대하여 종교자유 인정, 그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에 상응한 양육과 교육을 할 수 있는 가정(종교시설을 주거지로 삼아 생활하는 종교인은 위탁부모가 될 수 없음)

-위탁가정 문의
전국가정위탁지원센터 1577-1406(대표번호)
*대표번호로 전화하면 해당 지역으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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