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대표는 ‘민심’ 말하는데, 최고위원은 ‘개혁, 개혁’

입력 2021.05.03 (16:17) 수정 2021.05.0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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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선거 기간 동안 ‘당명 빼고는 다 바꾸겠다’며 변화의 의지를 강조해 온 송영길 대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무엇을 가장 먼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송 신임 대표는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을 해결하기 위해서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당내 민주주의 소통이 죽어버리면 민심이 제대로 당 내부 토의 구조에 반영되지 않고, 몇 가지 논리로 가버리게 된다”며 “처음엔 틈이 조금 벌어졌다가 교정되지 않고 가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대표적으로 ‘부동산’이 그렇다”며 콕 집었습니다.

송영길 대표는 “객관적으로 민심과 유리되지 않도록 다양한 정보를 균형 있게 수렴해서 시장이나 각 상황에서 수용되고, 민심이 받아들일 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민주당이 활발한 당내 소통을 통해 다양한 민심을 경청하려 하기보다는 주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만 귀 기울여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겁니다.


■ 민심 달랠 정책 변화는 부동산부터?

송영길 대표가 상징적인 쇄신의 첫 번째 과제로 그동안 시장과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평가받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할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송 대표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필요성을 계속 강조해 왔습니다. 종부세의 경우 현행 기준을 유지하되, 노년층이나 장기 보유의 경우 공제율을 높여주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송 대표는 간담회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정부 의견을 충분히 듣되, 그대로 따라간다는 건 아니다”라면서 “구체적인 정보와 통계를 갖고 (정부가) 고민해온 과정을 숙지하고 이해해야 (현실과) 빗나가지 않는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열성 당원’의 열정, 개혁에너지로”

첫 기자 간담회에서는 일부 당원들의 문자 폭탄 논란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송 대표는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의견을 존중하고 선의로 해석하고 상처 주지 않도록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문화 풍토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전당대회에 문재인 대통령도 그런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문자 폭탄을 보내는 당원들이 주로 친문 강성 당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대통령의 발언을 빌려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어제 5.2 전당대회에 영상 축사를 보내 “소통과 토론이 선의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서로를 배제하고 상처 주는 토론이 아니라 포용하고 배려하는 토론, 끝내 하나가 돼야 하는 토론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송 대표는 “‘강성당원’이란 표현을 쓰지 않고 ‘열성 당원’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며 “열정이 시스템을 통해 의견이 잘 수렴되어서 개혁 에너지로 승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친문 최고위원은 “검찰개혁, 언론개혁‘

송영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민심과 변화를 강조했지만, 함께 선출된 최고위원들의 첫 발언과는 온도 차가 있었습니다.

강성 친문으로 평가되며, 어제 선거에서 최고위원 1등으로 당선된 김용민 최고위원이 특히 그랬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쇄신론을 겨냥해 ”당심과 민심은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개혁을 멈추지 말고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인데,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을 예로 들었습니다.

2위로 당선된 강병원 최고위원은 당 일각의 종부세 완화 주장을 지적했습니다. ”종부세 완화는 잘못된 처방“이라면서 부동산 규제 완화 주장을 비판했습니다.


왼쪽부터 김용민, 강병원, 백혜련 민주당 최고위원왼쪽부터 김용민, 강병원, 백혜련 민주당 최고위원

반면, 백혜련 최고위원은 ”국민의 절실한 마음을 담아낼 수 있는 민생정책에 집중해야 한다“며 개혁보다 민생에 방점을 찍었고 ”발전적 논의를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은 필수고 쓴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친문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은 의원들이 최고위원에 상당수 합류하면서, 강성 지지층을 설득하면서도 쇄신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지가 송영길 호의 성공을 가늠할 잣대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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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03 16:17:23
    • 수정2021-05-03 16:49:58
    여심야심

당 대표 선거 기간 동안 ‘당명 빼고는 다 바꾸겠다’며 변화의 의지를 강조해 온 송영길 대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무엇을 가장 먼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송 신임 대표는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을 해결하기 위해서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당내 민주주의 소통이 죽어버리면 민심이 제대로 당 내부 토의 구조에 반영되지 않고, 몇 가지 논리로 가버리게 된다”며 “처음엔 틈이 조금 벌어졌다가 교정되지 않고 가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대표적으로 ‘부동산’이 그렇다”며 콕 집었습니다.

송영길 대표는 “객관적으로 민심과 유리되지 않도록 다양한 정보를 균형 있게 수렴해서 시장이나 각 상황에서 수용되고, 민심이 받아들일 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민주당이 활발한 당내 소통을 통해 다양한 민심을 경청하려 하기보다는 주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만 귀 기울여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겁니다.


■ 민심 달랠 정책 변화는 부동산부터?

송영길 대표가 상징적인 쇄신의 첫 번째 과제로 그동안 시장과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평가받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할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송 대표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필요성을 계속 강조해 왔습니다. 종부세의 경우 현행 기준을 유지하되, 노년층이나 장기 보유의 경우 공제율을 높여주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송 대표는 간담회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정부 의견을 충분히 듣되, 그대로 따라간다는 건 아니다”라면서 “구체적인 정보와 통계를 갖고 (정부가) 고민해온 과정을 숙지하고 이해해야 (현실과) 빗나가지 않는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열성 당원’의 열정, 개혁에너지로”

첫 기자 간담회에서는 일부 당원들의 문자 폭탄 논란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송 대표는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의견을 존중하고 선의로 해석하고 상처 주지 않도록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문화 풍토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전당대회에 문재인 대통령도 그런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문자 폭탄을 보내는 당원들이 주로 친문 강성 당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대통령의 발언을 빌려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어제 5.2 전당대회에 영상 축사를 보내 “소통과 토론이 선의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서로를 배제하고 상처 주는 토론이 아니라 포용하고 배려하는 토론, 끝내 하나가 돼야 하는 토론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송 대표는 “‘강성당원’이란 표현을 쓰지 않고 ‘열성 당원’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며 “열정이 시스템을 통해 의견이 잘 수렴되어서 개혁 에너지로 승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친문 최고위원은 “검찰개혁, 언론개혁‘

송영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민심과 변화를 강조했지만, 함께 선출된 최고위원들의 첫 발언과는 온도 차가 있었습니다.

강성 친문으로 평가되며, 어제 선거에서 최고위원 1등으로 당선된 김용민 최고위원이 특히 그랬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쇄신론을 겨냥해 ”당심과 민심은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개혁을 멈추지 말고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인데,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을 예로 들었습니다.

2위로 당선된 강병원 최고위원은 당 일각의 종부세 완화 주장을 지적했습니다. ”종부세 완화는 잘못된 처방“이라면서 부동산 규제 완화 주장을 비판했습니다.


왼쪽부터 김용민, 강병원, 백혜련 민주당 최고위원
반면, 백혜련 최고위원은 ”국민의 절실한 마음을 담아낼 수 있는 민생정책에 집중해야 한다“며 개혁보다 민생에 방점을 찍었고 ”발전적 논의를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은 필수고 쓴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친문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은 의원들이 최고위원에 상당수 합류하면서, 강성 지지층을 설득하면서도 쇄신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지가 송영길 호의 성공을 가늠할 잣대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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