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보험료 급등…‘의료쇼핑’ 탓?

입력 2021.05.06 (06:32) 수정 2021.05.06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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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실손보험을 운영하는 보험사들의 손해가 커지자 최근 4년에 걸쳐 30% 넘게 보험료가 인상됐고, 올해도 또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료를 적게 내려면 보장 범위가 대폭 줄어든 실손보험을 들어야 하는데, 이것 역시 가입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취재에 김범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12년 전 실손보험에 가입했던 67살 여성입니다.

처음에 한 달 3만 원대였던 보험료는 어느덧 13만 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생활비 대부분을 자녀에게 의존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1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음성변조 : "이렇게 배가 되고 액수가 커지면 이제는 내가 소득도 없는데 나는 이제 어떡하나 내가 자동 해지 당할 수도 있다는…."]

그런 사이 보험료가 싼 새로운 상품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도수치료나 비급여 주사 같은 혜택은 받을 수 없습니다.

이런 치료를 보험을 통해 받으려면 비용의 30%를 자기부담금으로 내야 합니다.

지금의 보험을 유지하자니 보험료가 오르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자니 혜택이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전○○/1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음성변조 : "그러면 제가 보험 드는 의미가 없잖아요. 보험이라는 것은 오히려 나이가 들면 돈이 올라가니까 결국은 내가 이용을 할 수가 없구나."]

보험사들은 일부 가입자들의 '의료쇼핑' 때문에 손실이 커졌고, 상품 재설계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가입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김○○/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 : "저는 보험회사가 노력을 별로 안 한다고 생각을 해요. 회사에서 손해 본 거를 이제 소비자한테 전가하는 거잖아요."]

내실보다는 외적 성장에 집중해 온 보험사들 책임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종명/내가만드는복지국가 보건의료팀장 : "애초에 그런 의료이용을 많이 하도록 미끼로 만들어 놓은 상품을 출시해놓고 보험 가입자나 의료기관을 탓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주요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을 공격적으로 팔기 시작한 것은 2003년.

이때부터 가입자도 빠른 속도로 늘었고, 주요 보험사들의 매출액은 80조 원으로 당시와 비교해 6배 정도로 급증했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촬영기자:민창호 김태현/영상편집:안영아/그래픽:홍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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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손보험 보험료 급등…‘의료쇼핑’ 탓?
    • 입력 2021-05-06 06:32:36
    • 수정2021-05-06 07:57:21
    뉴스광장 1부
[앵커]

실손보험을 운영하는 보험사들의 손해가 커지자 최근 4년에 걸쳐 30% 넘게 보험료가 인상됐고, 올해도 또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료를 적게 내려면 보장 범위가 대폭 줄어든 실손보험을 들어야 하는데, 이것 역시 가입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취재에 김범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12년 전 실손보험에 가입했던 67살 여성입니다.

처음에 한 달 3만 원대였던 보험료는 어느덧 13만 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생활비 대부분을 자녀에게 의존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1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음성변조 : "이렇게 배가 되고 액수가 커지면 이제는 내가 소득도 없는데 나는 이제 어떡하나 내가 자동 해지 당할 수도 있다는…."]

그런 사이 보험료가 싼 새로운 상품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도수치료나 비급여 주사 같은 혜택은 받을 수 없습니다.

이런 치료를 보험을 통해 받으려면 비용의 30%를 자기부담금으로 내야 합니다.

지금의 보험을 유지하자니 보험료가 오르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자니 혜택이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전○○/1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음성변조 : "그러면 제가 보험 드는 의미가 없잖아요. 보험이라는 것은 오히려 나이가 들면 돈이 올라가니까 결국은 내가 이용을 할 수가 없구나."]

보험사들은 일부 가입자들의 '의료쇼핑' 때문에 손실이 커졌고, 상품 재설계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가입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김○○/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 : "저는 보험회사가 노력을 별로 안 한다고 생각을 해요. 회사에서 손해 본 거를 이제 소비자한테 전가하는 거잖아요."]

내실보다는 외적 성장에 집중해 온 보험사들 책임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종명/내가만드는복지국가 보건의료팀장 : "애초에 그런 의료이용을 많이 하도록 미끼로 만들어 놓은 상품을 출시해놓고 보험 가입자나 의료기관을 탓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주요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을 공격적으로 팔기 시작한 것은 2003년.

이때부터 가입자도 빠른 속도로 늘었고, 주요 보험사들의 매출액은 80조 원으로 당시와 비교해 6배 정도로 급증했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촬영기자:민창호 김태현/영상편집:안영아/그래픽:홍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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