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3천·1억’ 현금성 복지에 “소는 누가 키우나?”

입력 2021.05.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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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1년여 남은 시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선 주자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그런 와중에 최근, 여권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이런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세계 여행비를 천만 원 씩 대학 안 간 대신에 지원해주면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재명 경기도 지사, 4일 간담회에서)

"징집된 남성들이 제대할 때 사회출발자금 명목으로 3천만 원 장만해서 드렸으면 좋겠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5일 유튜브 채널 '이낙연TV'에서)

"부모 찬스 없이도 자립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20년 적립형으로 1억 원을 지원하는 '미래씨앗통장 제도' 정책을 설계 중" (정세균 전 총리, 지난달 29일 강연에서)

이에 대해 "선정적 낚시(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잔돈 몇 푼으로 청년을 유혹한다(홍준표 무소속 의원)"는 야당의 날선 비판 뿐 아니라, 같은 민주당 안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 "소는 누가 키우나?"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막연한 퍼주기 정책 경쟁에 우려를 보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최근 대선 주자들이 20대를 겨냥한 정책이라며 내놓는 제안들을 보면 '너무 그러지 좀 맙시다'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면서 지금 당장에라도 26조, 더 나아가 50조~60조 정도를 증세 없이 절약해서 나눠줄 수 있다는 방식의 제안에 어느 국민이 동의를 하겠냐"며, "그 돈은 어디서 나온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보강하는 데 재정이 우선 쓰여야 하고, 퍼주기 논란을 피하기 위해 세심하게 설계되고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개그콘서트의 한 장면. 이 코너의 유행어가 KBS 개그콘서트의 한 장면. 이 코너의 유행어가

같은 당 이광재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들에게 현금보다는 꿈과 희망을 나눠줘야 한다"며, 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청년들에 대한 해결책이 현금으로 귀결되는 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이들은 대화와 관심을 바라는데, 부모는 용돈만 주려는 모습'이라며 "고기를 나눠주는 것과 함께 소는 누가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발언 왜곡 유감"

논란이 되자 당사자들은 해명에 나섰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핵심은 형식과 외관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대학 진학 유무와 관계없이 공평하게 지원받아야 하고, 지원 방식은 획일적이지 않고 개인적 특성을 고려해 다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대학생 1인당 직·간접 재정 지원이 수천만 원인데, 미진학 청년에게도 최소한의 지원을 해야 공평하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면서 발언이 왜곡돼 유감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우선 장병들의 내일준비 적금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장병들의 봉급을 좀 더 현실화하는 등 여러 정책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가능할 것"이라며, "그런 정책들을 여러 가지 조합하면 국가를 위해 청춘기를 복무한 청년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금 지원이 늘면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봉급 인상은 재정부담 아니냐"며, "어느 것이 청년층에 대한 공정한 보상인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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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3천·1억’ 현금성 복지에 “소는 누가 키우나?”
    • 입력 2021-05-07 06:00:36
    취재K

대선이 1년여 남은 시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선 주자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그런 와중에 최근, 여권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이런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세계 여행비를 천만 원 씩 대학 안 간 대신에 지원해주면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재명 경기도 지사, 4일 간담회에서)

"징집된 남성들이 제대할 때 사회출발자금 명목으로 3천만 원 장만해서 드렸으면 좋겠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5일 유튜브 채널 '이낙연TV'에서)

"부모 찬스 없이도 자립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20년 적립형으로 1억 원을 지원하는 '미래씨앗통장 제도' 정책을 설계 중" (정세균 전 총리, 지난달 29일 강연에서)

이에 대해 "선정적 낚시(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잔돈 몇 푼으로 청년을 유혹한다(홍준표 무소속 의원)"는 야당의 날선 비판 뿐 아니라, 같은 민주당 안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 "소는 누가 키우나?"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막연한 퍼주기 정책 경쟁에 우려를 보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최근 대선 주자들이 20대를 겨냥한 정책이라며 내놓는 제안들을 보면 '너무 그러지 좀 맙시다'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면서 지금 당장에라도 26조, 더 나아가 50조~60조 정도를 증세 없이 절약해서 나눠줄 수 있다는 방식의 제안에 어느 국민이 동의를 하겠냐"며, "그 돈은 어디서 나온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보강하는 데 재정이 우선 쓰여야 하고, 퍼주기 논란을 피하기 위해 세심하게 설계되고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개그콘서트의 한 장면. 이 코너의 유행어가
같은 당 이광재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들에게 현금보다는 꿈과 희망을 나눠줘야 한다"며, 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청년들에 대한 해결책이 현금으로 귀결되는 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이들은 대화와 관심을 바라는데, 부모는 용돈만 주려는 모습'이라며 "고기를 나눠주는 것과 함께 소는 누가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발언 왜곡 유감"

논란이 되자 당사자들은 해명에 나섰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핵심은 형식과 외관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대학 진학 유무와 관계없이 공평하게 지원받아야 하고, 지원 방식은 획일적이지 않고 개인적 특성을 고려해 다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대학생 1인당 직·간접 재정 지원이 수천만 원인데, 미진학 청년에게도 최소한의 지원을 해야 공평하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면서 발언이 왜곡돼 유감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우선 장병들의 내일준비 적금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장병들의 봉급을 좀 더 현실화하는 등 여러 정책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가능할 것"이라며, "그런 정책들을 여러 가지 조합하면 국가를 위해 청춘기를 복무한 청년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금 지원이 늘면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봉급 인상은 재정부담 아니냐"며, "어느 것이 청년층에 대한 공정한 보상인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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