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바)지수’ 박지수의 운수 나쁜 날 “소금이라도 뿌리려고요”

입력 2021.05.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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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리그 '불운의 아이콘'이 된 수원FC 중앙수비수 박지수올 시즌 K리그 '불운의 아이콘'이 된 수원FC 중앙수비수 박지수

오심에 이은 퇴장 그리고 부활. 다음 경기 또 퇴장 또 부활. 이번엔 오심에 이은 실점. SNS 불만 표출에 따른 벌금 300만 원 징계. 그리고 지난 주말 경기에선 환상적인(?) 자책골까지…. 올 시즌 프로축구에 박지수만큼 불운한 선수가 또 있을까?

■ “소금이라도 뿌려야 할까 봐요.”

수원 FC 박지수는 불과 석 달 사이 한국 축구 불운의 아이콘이 됐다.

인천에서 방출, K3에서의 재기, 중국 무대 진출 그리고 국가대표 발탁까지.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축구 인생을 산 박지수이기에 웬만한 시련은 버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불운 앞에선 산전수전 다 겪은 박지수도 소금을 뿌리고 굿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을 했다.

“아내도 뭔가 씌인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굿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난 대구전에서 자책골 넣고 나니 구단 직원분이 오셔서 소금이라도 뿌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더라고요. 뭐라도 하고 싶더라고요. 너무 안 풀리니깐….”


지독한 불운을 SNS를 통해 표출했다가 벌금 300만 원까지 받은 박지수.

“광주전 마치고 아내가 사진을 보내주더라고요. 광주 펠리페가 제 목을 짚고 점프한 장면을. 제가 어디에 이 억울함을 표출할 때가 없잖아요. 그래서 제 SNS에 ‘This is soccer? (이게 축구냐?) 라고 올렸죠. 축구 인생에서 상벌위도 처음 가봤어요. 결국, 벌금 300만 원 징계를 받았지만, 후회는 없어요. 아직 벌금 고지서는 날아오지 않았는데 300만 원이 큰돈이지만 그 돈을 내서라도 팀 분위기 반전이 된다면 좋겠어요.”

박지수는 이제 심판의 VAR(비디오 판독)을 나타내는 네모 손동작조차 두렵다고 말한다.

“또 나야? 이 생각부터 드네요. 네모를 그리는 손동작은 이제 저에겐 트라우마죠. VAR 보면 판정이 번복되는 반전도 있는데 저에겐 한 번도 반전이 찾아오질 않더라고요.”

■이게 다 올림픽을 위한 복선?

박지수는 현재 도쿄올림픽 김학범 호의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로도 꼽힌다. 베이징에서 뛰고 있는 김민재와 중앙 수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하지만 중국 슈퍼리그가 대표팀 차출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박지수의 발탁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박지수는 축구 선수의 꿈인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자꾸만 일어나는 이런 불운이 아쉽기만 하다고 말한다.

“예비 명단에 뽑힌 건 알고 있었고요. 올림픽은 세계적인 선수들도 많이 오는 큰 무대잖아요. 발표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저도 좋은 모습 보여서 반전을 만들고 싶어요. (김)민재랑 비교되는 것도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라이벌 의식도 있고요. 중앙 수비수로서 헤딩, 빌드업이 자신이 있고 스피드에서도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축구 인생 가장 힘든 3개월을 보낸 박지수. 하지만 도쿄올림픽 최종 명단에서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이 모든 시련은 견딜 수 있다며 마지막 반전을 다짐했다.

“제가 연속된 퇴장에도 계속 살아남았잖아요. 도쿄에서도 살아남으려고 노력해야죠. 50인 예비 명단에 포함돼서 이제 백신 맞으러 가거든요. 백신이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좋겠어요. 백신이 이 불운을 다 치유해 줄 것만 같아요. 백신 맞고 나면 이제 불운 탈출할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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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AR(바)지수’ 박지수의 운수 나쁜 날 “소금이라도 뿌리려고요”
    • 입력 2021-05-07 08:00:54
    스포츠K
올 시즌 K리그 '불운의 아이콘'이 된 수원FC 중앙수비수 박지수
오심에 이은 퇴장 그리고 부활. 다음 경기 또 퇴장 또 부활. 이번엔 오심에 이은 실점. SNS 불만 표출에 따른 벌금 300만 원 징계. 그리고 지난 주말 경기에선 환상적인(?) 자책골까지…. 올 시즌 프로축구에 박지수만큼 불운한 선수가 또 있을까?

■ “소금이라도 뿌려야 할까 봐요.”

수원 FC 박지수는 불과 석 달 사이 한국 축구 불운의 아이콘이 됐다.

인천에서 방출, K3에서의 재기, 중국 무대 진출 그리고 국가대표 발탁까지.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축구 인생을 산 박지수이기에 웬만한 시련은 버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불운 앞에선 산전수전 다 겪은 박지수도 소금을 뿌리고 굿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을 했다.

“아내도 뭔가 씌인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굿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난 대구전에서 자책골 넣고 나니 구단 직원분이 오셔서 소금이라도 뿌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더라고요. 뭐라도 하고 싶더라고요. 너무 안 풀리니깐….”


지독한 불운을 SNS를 통해 표출했다가 벌금 300만 원까지 받은 박지수.

“광주전 마치고 아내가 사진을 보내주더라고요. 광주 펠리페가 제 목을 짚고 점프한 장면을. 제가 어디에 이 억울함을 표출할 때가 없잖아요. 그래서 제 SNS에 ‘This is soccer? (이게 축구냐?) 라고 올렸죠. 축구 인생에서 상벌위도 처음 가봤어요. 결국, 벌금 300만 원 징계를 받았지만, 후회는 없어요. 아직 벌금 고지서는 날아오지 않았는데 300만 원이 큰돈이지만 그 돈을 내서라도 팀 분위기 반전이 된다면 좋겠어요.”

박지수는 이제 심판의 VAR(비디오 판독)을 나타내는 네모 손동작조차 두렵다고 말한다.

“또 나야? 이 생각부터 드네요. 네모를 그리는 손동작은 이제 저에겐 트라우마죠. VAR 보면 판정이 번복되는 반전도 있는데 저에겐 한 번도 반전이 찾아오질 않더라고요.”

■이게 다 올림픽을 위한 복선?

박지수는 현재 도쿄올림픽 김학범 호의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로도 꼽힌다. 베이징에서 뛰고 있는 김민재와 중앙 수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하지만 중국 슈퍼리그가 대표팀 차출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박지수의 발탁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박지수는 축구 선수의 꿈인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자꾸만 일어나는 이런 불운이 아쉽기만 하다고 말한다.

“예비 명단에 뽑힌 건 알고 있었고요. 올림픽은 세계적인 선수들도 많이 오는 큰 무대잖아요. 발표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저도 좋은 모습 보여서 반전을 만들고 싶어요. (김)민재랑 비교되는 것도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라이벌 의식도 있고요. 중앙 수비수로서 헤딩, 빌드업이 자신이 있고 스피드에서도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축구 인생 가장 힘든 3개월을 보낸 박지수. 하지만 도쿄올림픽 최종 명단에서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이 모든 시련은 견딜 수 있다며 마지막 반전을 다짐했다.

“제가 연속된 퇴장에도 계속 살아남았잖아요. 도쿄에서도 살아남으려고 노력해야죠. 50인 예비 명단에 포함돼서 이제 백신 맞으러 가거든요. 백신이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좋겠어요. 백신이 이 불운을 다 치유해 줄 것만 같아요. 백신 맞고 나면 이제 불운 탈출할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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