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와 기대 ‘데이터 3법’ 시행 1년…변화는?

입력 2021.07.28 (21:44) 수정 2021.07.2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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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8월부터 이른바 '데이터 3법'이 시행됐습니다.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을 일컫는 말인데, 개인정보를 식별할 수 없는 가명정보로 바꿔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게 이들 법의 핵심입니다.

'4차산업 시대의 원유'라 불리는 데이터를 각 분야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취지입니다.

법 통과 당시 업계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기술이나 서비스 개발의 길이 열렸다며 크게 환영했던 반면, 시민단체 등에선 가명이라도 개인정보가 본인 동의 없이 쓰인다는 데에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제 다음 주면 데이터 3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되는데요.

현장에선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그동안의 성과와 과제를 정연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이 인터넷은행은 최근 새로운 대출 심사 기준을 도입했습니다.

바로, 대출 신청자의 통신요금 납부 실적입니다.

연체 없이 통신요금을 꾸준히 납부 한 사람에겐 대출을 해주겠다는 겁니다.

통신 3사 정보와 금융정보를 결합해 분석해보니, 통신 요금을 잘 낸 사람이 대출금도 잘 갚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3법 시행으로 가명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런 분석도 가능했습니다.

[하경태/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 팀장 : "분석결과 중·저신용자 고객은 통신요금 납부 정상납부 기간이 길수록, 금융이력이 부족한 분들은 통신사 가입 기간이 길수록 우량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처럼 익명 처리된 가명 정보를 결합해 새로운 데이터를 만든 사례가 1년 만에 100건이 넘었습니다.

의료 분야의 경우 가명의 사망 정보와 암 정보를 결합해 암 치료 효과를 분석하거나, 합병증, 만성질환 예측 모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IT 금융 분야에서도 활용도는 더 커질 전망입니다.

[장성원/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사무처장 : "(쇼핑이나 배달 업체 등) 이미 다수의 사용자를 보유하는 있는 비금융회사들이 자사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서 개인이나 소상공인 대상으로 할부결제, 대출, 보험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새로운 데이터 경제의 길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데이터 3법, 그러나 개인정보 남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합니다.

[이지은/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 : "(개인정보 주체가)이후에 가명 정보를 어디에,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지 정확하게 고지받을 수 있거나 열람을 청구한다거나 처리정지를 요구한다거나 할 수 있는 권리들이 제한되었어요."]

정부는 가명 정보를 제 3자에게 제공할 때 개인정보 보호 수준에 대한 확인 절차를 구체화하기로 하는 등 보안 대책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정연우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고석훈 홍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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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려와 기대 ‘데이터 3법’ 시행 1년…변화는?
    • 입력 2021-07-28 21:44:41
    • 수정2021-07-28 22:05:11
    뉴스 9
[앵커]

지난해 8월부터 이른바 '데이터 3법'이 시행됐습니다.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을 일컫는 말인데, 개인정보를 식별할 수 없는 가명정보로 바꿔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게 이들 법의 핵심입니다.

'4차산업 시대의 원유'라 불리는 데이터를 각 분야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취지입니다.

법 통과 당시 업계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기술이나 서비스 개발의 길이 열렸다며 크게 환영했던 반면, 시민단체 등에선 가명이라도 개인정보가 본인 동의 없이 쓰인다는 데에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제 다음 주면 데이터 3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되는데요.

현장에선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그동안의 성과와 과제를 정연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이 인터넷은행은 최근 새로운 대출 심사 기준을 도입했습니다.

바로, 대출 신청자의 통신요금 납부 실적입니다.

연체 없이 통신요금을 꾸준히 납부 한 사람에겐 대출을 해주겠다는 겁니다.

통신 3사 정보와 금융정보를 결합해 분석해보니, 통신 요금을 잘 낸 사람이 대출금도 잘 갚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3법 시행으로 가명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런 분석도 가능했습니다.

[하경태/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 팀장 : "분석결과 중·저신용자 고객은 통신요금 납부 정상납부 기간이 길수록, 금융이력이 부족한 분들은 통신사 가입 기간이 길수록 우량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처럼 익명 처리된 가명 정보를 결합해 새로운 데이터를 만든 사례가 1년 만에 100건이 넘었습니다.

의료 분야의 경우 가명의 사망 정보와 암 정보를 결합해 암 치료 효과를 분석하거나, 합병증, 만성질환 예측 모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IT 금융 분야에서도 활용도는 더 커질 전망입니다.

[장성원/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사무처장 : "(쇼핑이나 배달 업체 등) 이미 다수의 사용자를 보유하는 있는 비금융회사들이 자사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서 개인이나 소상공인 대상으로 할부결제, 대출, 보험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새로운 데이터 경제의 길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데이터 3법, 그러나 개인정보 남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합니다.

[이지은/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 : "(개인정보 주체가)이후에 가명 정보를 어디에,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지 정확하게 고지받을 수 있거나 열람을 청구한다거나 처리정지를 요구한다거나 할 수 있는 권리들이 제한되었어요."]

정부는 가명 정보를 제 3자에게 제공할 때 개인정보 보호 수준에 대한 확인 절차를 구체화하기로 하는 등 보안 대책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정연우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고석훈 홍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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