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화이자·모더나 1차·2차 접종, 6주 간격 문제없다?

입력 2021.08.12 (07:00) 수정 2021.08.1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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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접종 중인 코로나19 mRNA 백신의 1차와 2차 접종 간격이 6주로 연장됐습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9일 모더나 백신 공급 불확실성으로 인해 mRNA 백신 접종 간격을 한시적으로 6주까지 연장해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다른 바이러스에 넣어 투여하는 기존 백신과는 달리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RNA(리보핵산) 형태로 투여하는 백신으로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이 이 방식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권고한 코로나19 백신 1차와 2차 접종 간격은 화이자는 3주(21일), 모더나는 4주(28일)입니다. 우리나라도 애초에 이 기준에 맞춰 접종 간격을 정했다가 지난 7월 26일부터 화이자 백신 1차, 2차 접종 간격을 4주로 조정했고, 지난 9일에는 둘 모두의 접종 간격을 6주로 연장했습니다.

이 지침이 나오자 네티즌들은 접종 간격이 6주로 늘어나면 백신의 예방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고 백신을 제때 도입하지 못해 차질을 빚었다며 정부에 대해 불만도 드러냈습니다.


일부 화이자 접종 대상자는 1차, 2차 접종 간격이 8주까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4주이던 백신 접종 일정을 한꺼번에 2주씩 늦추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며 6주로 재조정하겠다고 했지만, 혼선을 더욱 가중시키는 꼴이 됐습니다.

정부는 접종 간격을 6주로 늘려도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과연 문제는 없는지 따져봤습니다.

■ WHO "접종 간격 12주까지 권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최근 4차 유행으로 미접종자에서 확진자와 위·중증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델타 변이 대응을 위한 신속한 접종 완료도 중요하지만, 입원이나 중증 예방을 위해서 1차 접종자를 확대하는 것 또한 중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1, 2차 접종 간격을 6주로 연장하는 방안의 당위성을 설명했습니다.

정 청장은 다만 "1,2차 접종 간격에 따른 임상시험 결과가 나와 있는 자료가 있지는 않다"면서 "화이자 백신의 경우도 임상시험을 할 때 3주 간격의 데이터만 활용된 게 아니라 6주 정도의 범위까지의 2차 접종한 데이터들이 반영돼서 효과 평가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6월 15일 업데이트한 화이자 백신 사용 권고 사항을 볼까요?

화이자 백신 사용 권고 사항 (출처: 세계보건기구)화이자 백신 사용 권고 사항 (출처: 세계보건기구)

화이자 백신 임상3상 참가자들의 접종 간격은 19~42일로 다양했고, 그 이상의 접종 간격을 두고 백신 효과를 시험한 데이터는 없다고 나와 있습니다.

정 청장은 "WHO에서도 고위험군 접종률이 낮고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12주 정도 범위 안에서 접종 간격을 조정하도록 그렇게 권고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도 했는데 WHO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화이자 백신 사용 권고 사항 (출처: 세계보건기구)화이자 백신 사용 권고 사항 (출처: 세계보건기구)

WHO는 몇몇 나라에서는 화이자 백신 1, 2차 접종 간격을 12주로 정했는데, 이들 나라의 백신 도입 후 효과 연구 결과 화이자 백신을 1차 접종할 경우 코로나19 기본 바이러스와 알파형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10주까지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화이자 백신 사용 권고 사항 (출처: 세계보건기구)화이자 백신 사용 권고 사항 (출처: 세계보건기구)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백신 공급 차질에 따라 코로나19에 확진되기 쉬운 높은 고위험군의 접종률이 저조한 나라에 대해서는 고위험군에 대한 1차 접종률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 1, 2차 접종 간격을 12주까지 늘릴 것을 권고했습니다.

■ 해외 각국, 화이자·모더나 접종 간격 6주에서 16주까지 허용

외국의 경우를 살펴볼까요? 화이자나 모더나 등 mRNA 백신 1, 2차 접종 간격을 반드시 4주로 하지 않고 있는 나라도 여럿입니다.

독일의 경우 현재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1, 2차 접종 간격은 6주입니다.

독일 보건부 코로나19 예방 접종 홈페이지독일 보건부 코로나19 예방 접종 홈페이지

독일백신위원회는 1차 접종과 2차 접종 사이 간격을 묻는 질문에 BioNTech와 Moderna에서 승인받은 두 개의 mRNA 백신(화이자·모더나 백신)에 대해 1차와 2차 접종 사이 6주간의 간격을 권장한다고 답했습니다.

독일은 지난 2월까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접종 간격을 4주(28일)로 유지했지만, 지난 3월 4일부터 6주로 지침을 변경했습니다. 당시 메르켈 독일 총리는 더 많은 사람이 더 빨리 1차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독일 백신위원회의 권고를 따랐다고 했습니다.

캐나다는 백신 별로 접종 간격을 세부적으로 나눠 최단 19일에서 최장 16주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보건부 홈페이지캐나다 보건부 홈페이지

2차 접종을 해야 접종이 완료되는 화이자 백신의 경우 1, 2차 접종 사이 간격은 최소 19일 이상이고, 승인된 간격은 3주(21일), 연장 가능한 최대 간격은 16주입니다. 모더나 백신은 최소 21일 이상, 승인된 간격은 4주(28일)이고 역시 최대 16주까지 연장하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보건부 홈페이지캐나다 보건부 홈페이지

캐나다 보건부는 백신 접종 간격 연장과 관련해 일반적으로 백신 접종 간격이 권고되는 기간보다 길어지더라도 여러 차례 접종해야 하는 백신의 최종 항체 농도를 감소시키지 않기 때문에 접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2차 접종까지 간격이 16주까지 길어지더라도 1차 접종을 통해 생긴 항체 농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하 AZ 백신) 접종 비율이 다른 백신보다 월등히 높은 편인데요, 현재 2차례 접종해야 하는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모두 8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백신 접종 안내문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백신 접종 안내문

영국은 애초에 자국 내 유통 중인 모든 백신의 1, 2차 접종 간격을 일괄적으로 12주로 정했지만, 접종률이 지지부진하자 지난 5월 14일, 1차 접종을 받은 사람들부터 접종 간격을 기존 12주에서 8주로 앞당겼습니다.

미국은 화이자 백신은 3주(21일), 모더나 백신은 4주(28일) 간격으로 2차 접종을 하라면서도 필요할 경우 최대 6주(42일) 안에 맞을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차 접종을 가능한 권장 기간(3~4주 간격)에 맞춰서 해야 한다고 명시했지만, 필요한 경우 1차 접종 이후 최대 6주(42일) 안에 2차 접종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만 권장 기간보다 더 일찍 2차 접종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현재 권장 기간보다 더 빨리 2차 접종을 하거나 1, 2차 접종 간격을 6주보다 길게 하는 것의 효과에 대해서는 정보가 불충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전문가들 "백신 효과 차이 없지만 방역 차원에는 문제"

전문가들은 1, 2차 접종 간격을 늘리는 데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전문가들 다수는 접종 간격이 2주 더 늘어난다고 해서 백신 자체의 효과 면에서는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백신 2차 접종은 백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행하는 추가 접종으로, 일반적으로 접종 간격이 길어진다고 해서 백신 자체의 효과나 안전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오히려 1, 2차 접종 사이 너무 간격이 짧으면 백신의 추가 접종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최소 접종 간격을 권장하고 있다"면서 "그 간격을 넘어설 경우에도 2차 접종 이후의 효과에 있어서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와 있다"고 했습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또한 "(화이자 백신 등) mRNA 백신의 백신 접종 간격을 늘렸을 때 효과가 좋아진다라는 자료들도 있지만 충분한 그런 자료량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효과가 떨어진다는 데이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접종 간격을 늘렸을 때 백신 자체의 효과는 크게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1, 2차 접종 사이에 간격을 늘리는데 대해선 방역의 차원에서 우려가 있다는 게 감염병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국내에서 접종 중인 백신 대부분은 1차 접종만으로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완전한 보호 효과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2차 접종이 필요합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1차 접종 후 델타 변이 바이러스 예방률이 36%에 불과하지만 2차 접종을 하면 예방률이 88%로 올라간다는 영국 공중보건국의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정재훈 교수는 "1차 접종만으로 보호받는 시기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중요한데, 접종 간격이 늘어나면 그만큼 낮은 감염예방 효과를 제공받을 수밖에 없다" 면서 "델타 변이의 감염 예방이라는 측면에서는 접종 간격이 길어지게 되면 방역 효과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엄중식 교수는 "결국 1차 접종 상태에서 2주를 더 기다려야 되는 과정에서, 1차 접종을 통해서 충분한 예방 효과가 얻어지지 않은 상태를 좀 더 긴 기간을 유지해야 되기 때문에 유행이 커지는 상황에서 1차 접종자 중에서도 감염이 더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우려했습니다.

1, 2차 백신 접종 간격은 나라별로 시기나 상황에 따라 조절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그렇게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접종 간격을 늘렸을 때 백신 접종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접종 간격이 길어지면 백신 접종의 완료가 늦어지고, 이는 곧 예방률을 높인 사람을 제 때 늘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결국 접종 간격이 길어지는만큼 백신 1차 접종자 중에서도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6주로 늘어난 mRNA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은 현재 1차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50대 연령층의 접종대상자들에게 적용됩니다. 연장 시행되는 기간은 8월 16일 이후부터 9월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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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2 07:00:40
    • 수정2021-08-12 09:22:54
    팩트체크K

국내에서 접종 중인 코로나19 mRNA 백신의 1차와 2차 접종 간격이 6주로 연장됐습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9일 모더나 백신 공급 불확실성으로 인해 mRNA 백신 접종 간격을 한시적으로 6주까지 연장해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다른 바이러스에 넣어 투여하는 기존 백신과는 달리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RNA(리보핵산) 형태로 투여하는 백신으로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이 이 방식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권고한 코로나19 백신 1차와 2차 접종 간격은 화이자는 3주(21일), 모더나는 4주(28일)입니다. 우리나라도 애초에 이 기준에 맞춰 접종 간격을 정했다가 지난 7월 26일부터 화이자 백신 1차, 2차 접종 간격을 4주로 조정했고, 지난 9일에는 둘 모두의 접종 간격을 6주로 연장했습니다.

이 지침이 나오자 네티즌들은 접종 간격이 6주로 늘어나면 백신의 예방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고 백신을 제때 도입하지 못해 차질을 빚었다며 정부에 대해 불만도 드러냈습니다.


일부 화이자 접종 대상자는 1차, 2차 접종 간격이 8주까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4주이던 백신 접종 일정을 한꺼번에 2주씩 늦추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며 6주로 재조정하겠다고 했지만, 혼선을 더욱 가중시키는 꼴이 됐습니다.

정부는 접종 간격을 6주로 늘려도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과연 문제는 없는지 따져봤습니다.

■ WHO "접종 간격 12주까지 권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최근 4차 유행으로 미접종자에서 확진자와 위·중증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델타 변이 대응을 위한 신속한 접종 완료도 중요하지만, 입원이나 중증 예방을 위해서 1차 접종자를 확대하는 것 또한 중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1, 2차 접종 간격을 6주로 연장하는 방안의 당위성을 설명했습니다.

정 청장은 다만 "1,2차 접종 간격에 따른 임상시험 결과가 나와 있는 자료가 있지는 않다"면서 "화이자 백신의 경우도 임상시험을 할 때 3주 간격의 데이터만 활용된 게 아니라 6주 정도의 범위까지의 2차 접종한 데이터들이 반영돼서 효과 평가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6월 15일 업데이트한 화이자 백신 사용 권고 사항을 볼까요?

화이자 백신 사용 권고 사항 (출처: 세계보건기구)
화이자 백신 임상3상 참가자들의 접종 간격은 19~42일로 다양했고, 그 이상의 접종 간격을 두고 백신 효과를 시험한 데이터는 없다고 나와 있습니다.

정 청장은 "WHO에서도 고위험군 접종률이 낮고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12주 정도 범위 안에서 접종 간격을 조정하도록 그렇게 권고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도 했는데 WHO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화이자 백신 사용 권고 사항 (출처: 세계보건기구)
WHO는 몇몇 나라에서는 화이자 백신 1, 2차 접종 간격을 12주로 정했는데, 이들 나라의 백신 도입 후 효과 연구 결과 화이자 백신을 1차 접종할 경우 코로나19 기본 바이러스와 알파형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10주까지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화이자 백신 사용 권고 사항 (출처: 세계보건기구)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백신 공급 차질에 따라 코로나19에 확진되기 쉬운 높은 고위험군의 접종률이 저조한 나라에 대해서는 고위험군에 대한 1차 접종률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 1, 2차 접종 간격을 12주까지 늘릴 것을 권고했습니다.

■ 해외 각국, 화이자·모더나 접종 간격 6주에서 16주까지 허용

외국의 경우를 살펴볼까요? 화이자나 모더나 등 mRNA 백신 1, 2차 접종 간격을 반드시 4주로 하지 않고 있는 나라도 여럿입니다.

독일의 경우 현재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1, 2차 접종 간격은 6주입니다.

독일 보건부 코로나19 예방 접종 홈페이지
독일백신위원회는 1차 접종과 2차 접종 사이 간격을 묻는 질문에 BioNTech와 Moderna에서 승인받은 두 개의 mRNA 백신(화이자·모더나 백신)에 대해 1차와 2차 접종 사이 6주간의 간격을 권장한다고 답했습니다.

독일은 지난 2월까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접종 간격을 4주(28일)로 유지했지만, 지난 3월 4일부터 6주로 지침을 변경했습니다. 당시 메르켈 독일 총리는 더 많은 사람이 더 빨리 1차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독일 백신위원회의 권고를 따랐다고 했습니다.

캐나다는 백신 별로 접종 간격을 세부적으로 나눠 최단 19일에서 최장 16주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보건부 홈페이지
2차 접종을 해야 접종이 완료되는 화이자 백신의 경우 1, 2차 접종 사이 간격은 최소 19일 이상이고, 승인된 간격은 3주(21일), 연장 가능한 최대 간격은 16주입니다. 모더나 백신은 최소 21일 이상, 승인된 간격은 4주(28일)이고 역시 최대 16주까지 연장하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보건부 홈페이지
캐나다 보건부는 백신 접종 간격 연장과 관련해 일반적으로 백신 접종 간격이 권고되는 기간보다 길어지더라도 여러 차례 접종해야 하는 백신의 최종 항체 농도를 감소시키지 않기 때문에 접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2차 접종까지 간격이 16주까지 길어지더라도 1차 접종을 통해 생긴 항체 농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하 AZ 백신) 접종 비율이 다른 백신보다 월등히 높은 편인데요, 현재 2차례 접종해야 하는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모두 8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백신 접종 안내문
영국은 애초에 자국 내 유통 중인 모든 백신의 1, 2차 접종 간격을 일괄적으로 12주로 정했지만, 접종률이 지지부진하자 지난 5월 14일, 1차 접종을 받은 사람들부터 접종 간격을 기존 12주에서 8주로 앞당겼습니다.

미국은 화이자 백신은 3주(21일), 모더나 백신은 4주(28일) 간격으로 2차 접종을 하라면서도 필요할 경우 최대 6주(42일) 안에 맞을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차 접종을 가능한 권장 기간(3~4주 간격)에 맞춰서 해야 한다고 명시했지만, 필요한 경우 1차 접종 이후 최대 6주(42일) 안에 2차 접종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만 권장 기간보다 더 일찍 2차 접종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현재 권장 기간보다 더 빨리 2차 접종을 하거나 1, 2차 접종 간격을 6주보다 길게 하는 것의 효과에 대해서는 정보가 불충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전문가들 "백신 효과 차이 없지만 방역 차원에는 문제"

전문가들은 1, 2차 접종 간격을 늘리는 데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전문가들 다수는 접종 간격이 2주 더 늘어난다고 해서 백신 자체의 효과 면에서는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백신 2차 접종은 백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행하는 추가 접종으로, 일반적으로 접종 간격이 길어진다고 해서 백신 자체의 효과나 안전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오히려 1, 2차 접종 사이 너무 간격이 짧으면 백신의 추가 접종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최소 접종 간격을 권장하고 있다"면서 "그 간격을 넘어설 경우에도 2차 접종 이후의 효과에 있어서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와 있다"고 했습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또한 "(화이자 백신 등) mRNA 백신의 백신 접종 간격을 늘렸을 때 효과가 좋아진다라는 자료들도 있지만 충분한 그런 자료량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효과가 떨어진다는 데이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접종 간격을 늘렸을 때 백신 자체의 효과는 크게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1, 2차 접종 사이에 간격을 늘리는데 대해선 방역의 차원에서 우려가 있다는 게 감염병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국내에서 접종 중인 백신 대부분은 1차 접종만으로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완전한 보호 효과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2차 접종이 필요합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1차 접종 후 델타 변이 바이러스 예방률이 36%에 불과하지만 2차 접종을 하면 예방률이 88%로 올라간다는 영국 공중보건국의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정재훈 교수는 "1차 접종만으로 보호받는 시기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중요한데, 접종 간격이 늘어나면 그만큼 낮은 감염예방 효과를 제공받을 수밖에 없다" 면서 "델타 변이의 감염 예방이라는 측면에서는 접종 간격이 길어지게 되면 방역 효과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엄중식 교수는 "결국 1차 접종 상태에서 2주를 더 기다려야 되는 과정에서, 1차 접종을 통해서 충분한 예방 효과가 얻어지지 않은 상태를 좀 더 긴 기간을 유지해야 되기 때문에 유행이 커지는 상황에서 1차 접종자 중에서도 감염이 더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우려했습니다.

1, 2차 백신 접종 간격은 나라별로 시기나 상황에 따라 조절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그렇게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접종 간격을 늘렸을 때 백신 접종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접종 간격이 길어지면 백신 접종의 완료가 늦어지고, 이는 곧 예방률을 높인 사람을 제 때 늘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결국 접종 간격이 길어지는만큼 백신 1차 접종자 중에서도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6주로 늘어난 mRNA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은 현재 1차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50대 연령층의 접종대상자들에게 적용됩니다. 연장 시행되는 기간은 8월 16일 이후부터 9월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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