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이번엔 ‘추낙대전’…추미애 장관 사퇴 당시 무슨 일이?

입력 2021.08.2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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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이낙연 전 대표 측의 장외 설전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낙연 후보의 '검찰개혁' 공약 관련 발언을 놓고 추미애 후보가 "두 얼굴의 후보", "면피 쇼", "얌체"라며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자 이낙연 후보 측은 "사실 왜곡", "자기 모순", "자중하라"고 맞받았습니다.

명낙대전이 아니라 '추낙대전'을 방불케 하는 기세입니다. 두 사람 사이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검찰개혁' 하자는데 추미애 후보는 왜 화가 났을까?

단초가 된 건 '검찰개혁'을 주제로 이낙연 후보와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지난 18일 진행한 유튜브 대담이었습니다. 이낙연 후보는 이 방송에서 '연내에 검찰 수사-기소 분리 법안을 추진하자'고 말했습니다.

"후보 모두가 연내에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의 제도적 처리에 합의하고, 그걸 지도부에 건의하는 절차를 밟았으면 좋겠다. 지도부도 같은 생각을 갖고 정기국회 안에 수사·기소 완전 분리 법안을 처리하자는 결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지금 했으면 좋다는 생각으로, 후보들이 마음을 모았으면 좋겠다." -이낙연 민주당 후보, 지난 18일 이낙연TV 방송

얼핏 보기엔 추미애 후보가 환영할 만한 말이었습니다.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밝혔으니까요.

지난 18일 이낙연 X 김종민 검찰개혁 끝장토론 유튜브 대담지난 18일 이낙연 X 김종민 검찰개혁 끝장토론 유튜브 대담

그런데 추 후보는 방송 다음 날, SNS를 통해 이낙연 후보를 향해 격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두 얼굴의 이낙연 후보님! 검찰개혁 진정성은 실천으로 보여주셔야 하는 겁니다. 그때 그때 형편 따라 바뀌면 안됩니다. 어제 두 분의 끝장토론은 검찰개혁에 반하는 태도로 곤경에 빠진 후보와 그걸 모면해 보자는 캠프의 알량한 꼼수가 엿보이는 볼썽사나운 ‘면피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먼저 행동으로 실천으로 보여줘야 진정성을 믿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이낙연 후보에게 속아만 살아온 제가 진언 드립니다." - 추미애 후보, 지난 19일 SNS

추미애 후보는 왜 '이낙연 후보에게 속아만 살아왔다'며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을까요? 이낙연 후보를 향해 쓴 장문의 SNS 글 사이에 그 단서가 있습니다.

"‘당의 요구’라는 이름으로 검찰개혁에 매진하던 장관의 퇴진을 청와대에 압박하지 않으셨습니까?"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측근은 "당시 당 대표였던 이낙연 후보가 청와대에 장관 퇴진을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추 후보가 올해 1월 결국 장관직을 사퇴하면서 이낙연 당시 대표에게 2월 중 검찰 수사-기소 분리 법안 발의를 부탁했고 이 대표가 수용했다"며 "그런데, 이후 감감무소식이었다"고 했습니다.

추 후보는 어제(20일) 기자들과 만나서도 관련 질문을 받고 "어이가 없다"고 했습니다. "갑자기 당신이 주도해서 수사, 기소 분리를 하겠다고 하시니까 공약 가로채기, 약간 얌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라고도 했습니다.

자신도 아이를 키워봤지만 "주사 맞으러 가자고 하면 내일 맞자, 내일 맞자 하는 것과 같다"고 하면서 "그동안 못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돼서 하겠다고 말하는 건 코미디 같은 답변"이라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 법무부 장관 이임식 후 눈물 흘리는 추미애 후보지난 1월 법무부 장관 이임식 후 눈물 흘리는 추미애 후보

■ 침묵한 이낙연·대리전 나선 김종민…캠프는 "자중하라"

이낙연 후보는 전면전을 피하는 모양새입니다. 그제 추미애 후보 SNS 글이 올라온 후, 기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선 "김종민 의원과의 (유튜브) 대담에서 그동안의 것을 충분히 설명했다"면서 "반복할 필요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어제 CBS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관련 질문에 "김종민 의원이 SNS에 올린 글을 참고해 달라"면서 "제가 그거를 옮기면 제 말이 되니까"라며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김종민 의원이 장문의 반박 글을 SNS에 올렸습니다.

"(추-윤 갈등) 당시 당내에서는 추 장관의 발언이 문제가 돼 여론이 악화됐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습니다. 지도부에 대해서도 추 장관 발언을 자제시키라는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지도부는 끝까지 추 장관에게 상처가 가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추미애는 열심히 싸웠는데 당이 제대로 뒷받침 안했다고 당을 공격하는 것은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청와대에 법무부 장관 퇴진을 요구했다는 얘기도 제가 아는 사실과 다릅니다." -김종민 의원, 그제 SNS

김종민 의원은 또, 자신이 올해 1월 검찰개혁 특위를 제안했고 이낙연 당시 대표가 흔쾌히 동의해 꺼져가는 검찰개혁 논의에 다시 불을 지폈다며, 검찰개혁 논의가 중단된 건 4.7 재보궐 선거 이후 당 지도부가 바뀌면서라고 주장했습니다.

침묵하던 이낙연 후보 캠프는 어제(20일) 오후 늦게서야 박래용 대변인 명의로 입장문을 냈습니다.

"추 후보가 연일 거친 말을 하고 있는데 명백한 사실왜곡"이라며, "날이 새나 지나 이낙연 후보만 공격한다"고 했습니다. 또 "검찰개혁 이슈를 경선판에 끌고 들어와 특정 후보를 공격하는데 악용하는 것은 순수하지 못하고 자기모순"이라며 "추 후보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중하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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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이번엔 ‘추낙대전’…추미애 장관 사퇴 당시 무슨 일이?
    • 입력 2021-08-21 07:01:18
    여심야심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이낙연 전 대표 측의 장외 설전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낙연 후보의 '검찰개혁' 공약 관련 발언을 놓고 추미애 후보가 "두 얼굴의 후보", "면피 쇼", "얌체"라며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자 이낙연 후보 측은 "사실 왜곡", "자기 모순", "자중하라"고 맞받았습니다.

명낙대전이 아니라 '추낙대전'을 방불케 하는 기세입니다. 두 사람 사이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검찰개혁' 하자는데 추미애 후보는 왜 화가 났을까?

단초가 된 건 '검찰개혁'을 주제로 이낙연 후보와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지난 18일 진행한 유튜브 대담이었습니다. 이낙연 후보는 이 방송에서 '연내에 검찰 수사-기소 분리 법안을 추진하자'고 말했습니다.

"후보 모두가 연내에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의 제도적 처리에 합의하고, 그걸 지도부에 건의하는 절차를 밟았으면 좋겠다. 지도부도 같은 생각을 갖고 정기국회 안에 수사·기소 완전 분리 법안을 처리하자는 결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지금 했으면 좋다는 생각으로, 후보들이 마음을 모았으면 좋겠다." -이낙연 민주당 후보, 지난 18일 이낙연TV 방송

얼핏 보기엔 추미애 후보가 환영할 만한 말이었습니다.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밝혔으니까요.

지난 18일 이낙연 X 김종민 검찰개혁 끝장토론 유튜브 대담
그런데 추 후보는 방송 다음 날, SNS를 통해 이낙연 후보를 향해 격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두 얼굴의 이낙연 후보님! 검찰개혁 진정성은 실천으로 보여주셔야 하는 겁니다. 그때 그때 형편 따라 바뀌면 안됩니다. 어제 두 분의 끝장토론은 검찰개혁에 반하는 태도로 곤경에 빠진 후보와 그걸 모면해 보자는 캠프의 알량한 꼼수가 엿보이는 볼썽사나운 ‘면피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먼저 행동으로 실천으로 보여줘야 진정성을 믿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이낙연 후보에게 속아만 살아온 제가 진언 드립니다." - 추미애 후보, 지난 19일 SNS

추미애 후보는 왜 '이낙연 후보에게 속아만 살아왔다'며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을까요? 이낙연 후보를 향해 쓴 장문의 SNS 글 사이에 그 단서가 있습니다.

"‘당의 요구’라는 이름으로 검찰개혁에 매진하던 장관의 퇴진을 청와대에 압박하지 않으셨습니까?"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측근은 "당시 당 대표였던 이낙연 후보가 청와대에 장관 퇴진을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추 후보가 올해 1월 결국 장관직을 사퇴하면서 이낙연 당시 대표에게 2월 중 검찰 수사-기소 분리 법안 발의를 부탁했고 이 대표가 수용했다"며 "그런데, 이후 감감무소식이었다"고 했습니다.

추 후보는 어제(20일) 기자들과 만나서도 관련 질문을 받고 "어이가 없다"고 했습니다. "갑자기 당신이 주도해서 수사, 기소 분리를 하겠다고 하시니까 공약 가로채기, 약간 얌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라고도 했습니다.

자신도 아이를 키워봤지만 "주사 맞으러 가자고 하면 내일 맞자, 내일 맞자 하는 것과 같다"고 하면서 "그동안 못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돼서 하겠다고 말하는 건 코미디 같은 답변"이라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 법무부 장관 이임식 후 눈물 흘리는 추미애 후보
■ 침묵한 이낙연·대리전 나선 김종민…캠프는 "자중하라"

이낙연 후보는 전면전을 피하는 모양새입니다. 그제 추미애 후보 SNS 글이 올라온 후, 기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선 "김종민 의원과의 (유튜브) 대담에서 그동안의 것을 충분히 설명했다"면서 "반복할 필요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어제 CBS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관련 질문에 "김종민 의원이 SNS에 올린 글을 참고해 달라"면서 "제가 그거를 옮기면 제 말이 되니까"라며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김종민 의원이 장문의 반박 글을 SNS에 올렸습니다.

"(추-윤 갈등) 당시 당내에서는 추 장관의 발언이 문제가 돼 여론이 악화됐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습니다. 지도부에 대해서도 추 장관 발언을 자제시키라는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지도부는 끝까지 추 장관에게 상처가 가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추미애는 열심히 싸웠는데 당이 제대로 뒷받침 안했다고 당을 공격하는 것은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청와대에 법무부 장관 퇴진을 요구했다는 얘기도 제가 아는 사실과 다릅니다." -김종민 의원, 그제 SNS

김종민 의원은 또, 자신이 올해 1월 검찰개혁 특위를 제안했고 이낙연 당시 대표가 흔쾌히 동의해 꺼져가는 검찰개혁 논의에 다시 불을 지폈다며, 검찰개혁 논의가 중단된 건 4.7 재보궐 선거 이후 당 지도부가 바뀌면서라고 주장했습니다.

침묵하던 이낙연 후보 캠프는 어제(20일) 오후 늦게서야 박래용 대변인 명의로 입장문을 냈습니다.

"추 후보가 연일 거친 말을 하고 있는데 명백한 사실왜곡"이라며, "날이 새나 지나 이낙연 후보만 공격한다"고 했습니다. 또 "검찰개혁 이슈를 경선판에 끌고 들어와 특정 후보를 공격하는데 악용하는 것은 순수하지 못하고 자기모순"이라며 "추 후보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중하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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