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마스크 벗고 4만 명 빼곡…베이징 올림픽 향한 中 자신감 이면에는?

입력 2021.09.19 (08:02) 수정 2021.09.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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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일 밤 8시, 중국 의장대원들이 5성기를 들고 시안 올림픽 센터 스다디움에 들어섰습니다. 제14회 중국 전국체육대회, 우리로 치면 전국체전이 막을 올린 순간입니다.

도쿄 하계올림픽이 한해 연기돼 올해 열리면서 4년에 한 번 열리는 중국 전국체전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과 같은 해 열리게 됐는데요. 오는 27일까지 13일 동안 중국 37개 대표단 선수들이 실력을 겨루게 됩니다.

개막식에 등장한 14살 다이빙 선수 취안훙찬. 그녀는 첫 국제대회인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중국의 스타가 됐다. (출처: 중국CCTV)개막식에 등장한 14살 다이빙 선수 취안훙찬. 그녀는 첫 국제대회인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중국의 스타가 됐다. (출처: 중국CCTV)

특히 이번 전국체전에는 52명의 도쿄 하계 올림픽 챔피언이 전원 출전해 화제입니다. 다이빙, 배드민턴, 사격 등 8개 종목에서 7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들이 전국체전에 모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 도쿄 하계올림픽은 무관중이었지만…….

화려한 개막 공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의 출전보다 더 큰 관심을 끈 것이 있습니다. 바로 '관중 입장 여부'입니다.

지난 8월 8일 막을 내린 2020 도쿄 하계올림픽. 뒤로 보이는 관중석이 텅 비어있다. (출처: 연합)지난 8월 8일 막을 내린 2020 도쿄 하계올림픽. 뒤로 보이는 관중석이 텅 비어있다. (출처: 연합)

지난달 막을 내린 도쿄 올림픽은 사실 개회 직전까지 관중 입장이 가능할지를 두고 계속 논란이 있었습니다.

최대 1만 명까지 관중을 수용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가 개막식을 2주 앞두고 무관중으로 결정됐습니다.

도쿄 올림픽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올림픽이 1년 미뤄진 상태에서 관중까지 없다면 개최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관중 입장이 절실했었는데요.

결국,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늘면서 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은 모두 도쿄 신 국립경기장 6만 8000명 관중석이 텅 빈채 치러졌습니다. 올림픽 개최 125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년 초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무관중으로 열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의 크리스토프 두비 올림픽 수석국장이 도쿄 올림픽이 끝나기도 전인 8월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무관중으로 치러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슬며시 꺼낸 건데요.

국제올림픽위원회 크리스토프 두비 올림픽 수석국장은 지난 8월 초 “중국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어떻게 전개될지 등을 지켜본 뒤 관중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PA=연합)국제올림픽위원회 크리스토프 두비 올림픽 수석국장은 지난 8월 초 “중국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어떻게 전개될지 등을 지켜본 뒤 관중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PA=연합)

그도 그럴 것이 도쿄 올림픽 폐막 뒤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몇 개월 남지 않은 데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증 대유행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전 세계, 특히 중국에서 대유행이 어떻게 전개될지, 또 관중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본 뒤 관중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바꿔 말하면 베이징 동계올림픽 관중 수용 여부는 전 세계와 특히 중국의 바이러스 통제 여부에 달려있다는 뜻이겠죠.

중국 전국체전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예행연습?

14회 중국 전국체전 개막식 한 장면. (출처: 중국CCTV)14회 중국 전국체전 개막식 한 장면. (출처: 중국CCTV)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꼭 143일 앞둔 날, 중국은 IOC 보란 듯 관중 입장 하에 전국체전 개회식을 진행했습니다.

참석 인원은 4만 6200명. 공연 참가자들, 기술 인력, 관중 등을 모두 합한 수입니다. 대략 절반 정도가 참가자들과 선수, 기술 인력이라고 해도 일반 관중이 2만 명이 넘습니다. 개회식이 열린 중국 시안 올림픽 센터 스디디움은 대략 6만 명 규모입니다. 3분의 1 정도는 관중이 입장한 것이죠.

실제로 개막식 영상을 보면 일부 시야 제한 석과 성화 주변 좌석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관중석이 가득 찼습니다.

마스크를 끼지 않은 학생들이 개막식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출처: 중국CCTV)마스크를 끼지 않은 학생들이 개막식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출처: 중국CCTV)

놀라운 것은 마스크 착용 여부입니다. 방역을 위해 좌석을 한 칸씩 벌려 앉지도 않았습니다. 특정 구역에는 학생들만 앉았는데요. 모두 마스크를 벗은 채 소리도 지르고 응원도 펼쳤습니다. 나머지 관중석에서는 대부분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일부는 자유롭게 마스크를 내린 모습이었습니다.

개막식에 참석한 시진핑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 (출처: 중국CCTV)개막식에 참석한 시진핑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 (출처: 중국CCTV)

시진핑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 역시 시종일관 마스크 없이 100분 개막식을 관람했습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대회는 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이전에 코로나19 조치의 시험 운행"으로 비춰지고 있다며 도쿄 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열린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전했습니다.

■ '노 마스크' 개막식 참석한 관중의 '비밀'

대표적인 관영 매체 인민망과 환구시보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환구망'은 대놓고 중국을 칭찬했습니다.

원래는 전원 마스크를 벗을 계획도 있었지만, 중국의 '감염 제로 원칙'에 따라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며 이는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는 중국의 능력과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공연단 수천 명이 중국 전국체전 개막식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중국CCTV)공연단 수천 명이 중국 전국체전 개막식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중국CCTV)

하지만 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관중들이 단순히 관람을 원했기 때문에 개막식을 볼 수 있었을까요?

환구망에 따르면 개막식 관중은 14일 동안 지정된 호텔에서 격리를 해야 했습니다. 전체 관중이 격리됐는지, 시안 이외 지역에서 온 관중들만 격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3일마다 핵산 검사도 받았습니다. 격리 기간 동안 4번, 여기에 개회 48시간 이내에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출해야 했기 때문에 1번 더 추가로 검사를 받아 모두 5번 검사를 받았습니다.

SCMP에 따르면 청소년을 포함해 성인들은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여야 관람이 가능했습니다.

중국 전국체전 개막식에 4만 6천여 명이 모였다. (출처: 중국CCTV)중국 전국체전 개막식에 4만 6천여 명이 모였다. (출처: 중국CCTV)

결국, 일부 또는 모든 관중은 백신 접종 끝내고, 14일 격리하고, 5번의 핵산 검사를 거쳐 개회 48시간 이내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까지 갖고 있어야 개막식 입장이 가능했던 셈입니다.

■ 수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관중 여부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코로나19 가이드라인'이 10월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쿄 올림픽에서 취해진 조치들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도 설명했습니다.

중국은 '관중 수용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특유의 격리·대규모 핵산 검사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이 방법을 국제 경기인 올림픽 대회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적용한다면 외국인들이 이 방침을 감내하고 올림픽을 보러올지는 미지수입니다.

과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해외 관중을 볼 수 있을까요?

개막식은 이제 139(9월 19일 기준)일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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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9 08:02:38
    • 수정2021-09-19 15:18:57
    특파원 리포트

9월 15일 밤 8시, 중국 의장대원들이 5성기를 들고 시안 올림픽 센터 스다디움에 들어섰습니다. 제14회 중국 전국체육대회, 우리로 치면 전국체전이 막을 올린 순간입니다.

도쿄 하계올림픽이 한해 연기돼 올해 열리면서 4년에 한 번 열리는 중국 전국체전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과 같은 해 열리게 됐는데요. 오는 27일까지 13일 동안 중국 37개 대표단 선수들이 실력을 겨루게 됩니다.

개막식에 등장한 14살 다이빙 선수 취안훙찬. 그녀는 첫 국제대회인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중국의 스타가 됐다. (출처: 중국CCTV)
특히 이번 전국체전에는 52명의 도쿄 하계 올림픽 챔피언이 전원 출전해 화제입니다. 다이빙, 배드민턴, 사격 등 8개 종목에서 7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들이 전국체전에 모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 도쿄 하계올림픽은 무관중이었지만…….

화려한 개막 공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의 출전보다 더 큰 관심을 끈 것이 있습니다. 바로 '관중 입장 여부'입니다.

지난 8월 8일 막을 내린 2020 도쿄 하계올림픽. 뒤로 보이는 관중석이 텅 비어있다. (출처: 연합)
지난달 막을 내린 도쿄 올림픽은 사실 개회 직전까지 관중 입장이 가능할지를 두고 계속 논란이 있었습니다.

최대 1만 명까지 관중을 수용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가 개막식을 2주 앞두고 무관중으로 결정됐습니다.

도쿄 올림픽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올림픽이 1년 미뤄진 상태에서 관중까지 없다면 개최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관중 입장이 절실했었는데요.

결국,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늘면서 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은 모두 도쿄 신 국립경기장 6만 8000명 관중석이 텅 빈채 치러졌습니다. 올림픽 개최 125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년 초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무관중으로 열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의 크리스토프 두비 올림픽 수석국장이 도쿄 올림픽이 끝나기도 전인 8월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무관중으로 치러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슬며시 꺼낸 건데요.

국제올림픽위원회 크리스토프 두비 올림픽 수석국장은 지난 8월 초 “중국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어떻게 전개될지 등을 지켜본 뒤 관중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PA=연합)
그도 그럴 것이 도쿄 올림픽 폐막 뒤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몇 개월 남지 않은 데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증 대유행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전 세계, 특히 중국에서 대유행이 어떻게 전개될지, 또 관중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본 뒤 관중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바꿔 말하면 베이징 동계올림픽 관중 수용 여부는 전 세계와 특히 중국의 바이러스 통제 여부에 달려있다는 뜻이겠죠.

중국 전국체전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예행연습?

14회 중국 전국체전 개막식 한 장면. (출처: 중국CCTV)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꼭 143일 앞둔 날, 중국은 IOC 보란 듯 관중 입장 하에 전국체전 개회식을 진행했습니다.

참석 인원은 4만 6200명. 공연 참가자들, 기술 인력, 관중 등을 모두 합한 수입니다. 대략 절반 정도가 참가자들과 선수, 기술 인력이라고 해도 일반 관중이 2만 명이 넘습니다. 개회식이 열린 중국 시안 올림픽 센터 스디디움은 대략 6만 명 규모입니다. 3분의 1 정도는 관중이 입장한 것이죠.

실제로 개막식 영상을 보면 일부 시야 제한 석과 성화 주변 좌석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관중석이 가득 찼습니다.

마스크를 끼지 않은 학생들이 개막식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출처: 중국CCTV)
놀라운 것은 마스크 착용 여부입니다. 방역을 위해 좌석을 한 칸씩 벌려 앉지도 않았습니다. 특정 구역에는 학생들만 앉았는데요. 모두 마스크를 벗은 채 소리도 지르고 응원도 펼쳤습니다. 나머지 관중석에서는 대부분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일부는 자유롭게 마스크를 내린 모습이었습니다.

개막식에 참석한 시진핑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 (출처: 중국CCTV)
시진핑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 역시 시종일관 마스크 없이 100분 개막식을 관람했습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대회는 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이전에 코로나19 조치의 시험 운행"으로 비춰지고 있다며 도쿄 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열린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전했습니다.

■ '노 마스크' 개막식 참석한 관중의 '비밀'

대표적인 관영 매체 인민망과 환구시보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환구망'은 대놓고 중국을 칭찬했습니다.

원래는 전원 마스크를 벗을 계획도 있었지만, 중국의 '감염 제로 원칙'에 따라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며 이는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는 중국의 능력과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공연단 수천 명이 중국 전국체전 개막식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중국CCTV)
하지만 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관중들이 단순히 관람을 원했기 때문에 개막식을 볼 수 있었을까요?

환구망에 따르면 개막식 관중은 14일 동안 지정된 호텔에서 격리를 해야 했습니다. 전체 관중이 격리됐는지, 시안 이외 지역에서 온 관중들만 격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3일마다 핵산 검사도 받았습니다. 격리 기간 동안 4번, 여기에 개회 48시간 이내에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출해야 했기 때문에 1번 더 추가로 검사를 받아 모두 5번 검사를 받았습니다.

SCMP에 따르면 청소년을 포함해 성인들은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여야 관람이 가능했습니다.

중국 전국체전 개막식에 4만 6천여 명이 모였다. (출처: 중국CCTV)
결국, 일부 또는 모든 관중은 백신 접종 끝내고, 14일 격리하고, 5번의 핵산 검사를 거쳐 개회 48시간 이내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까지 갖고 있어야 개막식 입장이 가능했던 셈입니다.

■ 수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관중 여부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코로나19 가이드라인'이 10월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쿄 올림픽에서 취해진 조치들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도 설명했습니다.

중국은 '관중 수용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특유의 격리·대규모 핵산 검사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이 방법을 국제 경기인 올림픽 대회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적용한다면 외국인들이 이 방침을 감내하고 올림픽을 보러올지는 미지수입니다.

과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해외 관중을 볼 수 있을까요?

개막식은 이제 139(9월 19일 기준)일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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