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배고파 절도”…‘현대판 장발장’에 온정 잇따라

입력 2021.10.22 (06:54) 수정 2021.10.22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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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농작물을 훔친 70대 노인에게 도움이 이어지고 있다는 훈훈한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청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가게에서 먹을 것을 훔친 50대의 딱한 사정을 확인하고 경찰과 자치단체가 도움에 나섰습니다.

송국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무인 편의점에서 한 남성이 물건을 꺼내 봉지에 담습니다.

이 남성이 훔친 건 라면과 과자, 음료수 등 모두 먹을거리였습니다.

이곳을 포함해 인근 무인 점포에서 잇따라 물건을 훔쳐 경찰에 붙잡힌 남성은 하루하루 끼니조차 잇기 힘든 처지의 58살 최 모 씨였습니다.

[최 모 씨/음성변조 : "배 안 고프면 몰라요. 살라고 그러죠. 살라고. 죽으려고 했으면 벌써 죽었죠."]

일용직 노동자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다던 최 씨는 30년 전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14살의 나이로 무작정 돈을 벌겠다며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19살엔 일을 하다 사고로 손가락까지 잘리면서 변변한 일자리조차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때문에 일용직 노동자로 여관과 모텔을 전전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고, 그 사이 주거지가 불분명해 주민등록번호도 말소됐습니다.

이런 딱한 사정을 확인한 경찰이 수소문 끝에 헤어진 가족을 찾아줬습니다.

[최 씨 가족/음성변조 : "(어렸을 때) 혼자 벌어 먹고살겠다고 해서, 그런데 붙잡을 수가 없어서, 연락도 없었고 그렇게 살았죠."]

또 지자체와 함께 주민등록도 되살리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지정과 주거 지원에 나섰습니다.

[오상우/충북 청주 흥덕경찰서 형사팀 : "저희가 이분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드려야 '이분의 범행이 끊어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배고파 먹을 것을 훔친 최 씨는 경찰과 주위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기약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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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배고파 절도”…‘현대판 장발장’에 온정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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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10-22 07: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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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농작물을 훔친 70대 노인에게 도움이 이어지고 있다는 훈훈한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청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가게에서 먹을 것을 훔친 50대의 딱한 사정을 확인하고 경찰과 자치단체가 도움에 나섰습니다.

송국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무인 편의점에서 한 남성이 물건을 꺼내 봉지에 담습니다.

이 남성이 훔친 건 라면과 과자, 음료수 등 모두 먹을거리였습니다.

이곳을 포함해 인근 무인 점포에서 잇따라 물건을 훔쳐 경찰에 붙잡힌 남성은 하루하루 끼니조차 잇기 힘든 처지의 58살 최 모 씨였습니다.

[최 모 씨/음성변조 : "배 안 고프면 몰라요. 살라고 그러죠. 살라고. 죽으려고 했으면 벌써 죽었죠."]

일용직 노동자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다던 최 씨는 30년 전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14살의 나이로 무작정 돈을 벌겠다며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19살엔 일을 하다 사고로 손가락까지 잘리면서 변변한 일자리조차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때문에 일용직 노동자로 여관과 모텔을 전전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고, 그 사이 주거지가 불분명해 주민등록번호도 말소됐습니다.

이런 딱한 사정을 확인한 경찰이 수소문 끝에 헤어진 가족을 찾아줬습니다.

[최 씨 가족/음성변조 : "(어렸을 때) 혼자 벌어 먹고살겠다고 해서, 그런데 붙잡을 수가 없어서, 연락도 없었고 그렇게 살았죠."]

또 지자체와 함께 주민등록도 되살리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지정과 주거 지원에 나섰습니다.

[오상우/충북 청주 흥덕경찰서 형사팀 : "저희가 이분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드려야 '이분의 범행이 끊어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배고파 먹을 것을 훔친 최 씨는 경찰과 주위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기약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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