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윤미향에 ‘위안부 협의 동향’ 알려…뒤늦게 문건 공개

입력 2022.05.26 (21:34) 수정 2022.05.2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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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외교부 당국자와 당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였던 윤미향 의원 사이 면담 기록이 공개됐습니다.

아베 총리의 사과, 10억 엔 출연 같은 내용들이 오간 걸로 나오는데, 정작 피해 할머니들은 이런 내용을 전혀 못 들었다고 합니다.

홍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외교부가 공개한 문건 4건은 당시 동북아국장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였던 윤미향 의원과 면담한 기록입니다.

3월 25일 책임 인정, 피해자 보상과 함께 소녀상 철거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10월 면담에선 동북아국장이 위안부 협상 진행 상황을 설명했고, 윤 대표는 수용 가능한 수준을 언급한 걸로 나옵니다.

특히, 합의문 발표 하루 전인 12월 27일 면담에선, 합의 내용에 일본 정부 책임 통감, 아베 총리 직접 사죄·반성 표명, 일본 정부 예산 10억 엔 출연 등이 포함된다고 전달됐습니다.

제목 외엔 대부분 먹칠이 돼 있어, 구체적 대화 내용은 파악할 수 없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문건의 의미에 대해 "주요 협의 내용 흐름이 가장 대표적인 피해자 단체와 계속 소통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의원은 최종 합의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윤미향/무소속 의원 : "이것으로 '불가역적인 해결이다','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 '소녀상을 철거하겠다'고 발표했던 그 점, 피해자들에게 협의도 하지 않았고…."]

이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들은 윤 의원이 당시 정부 측과 언제 만나 무슨 얘길 나눴는지 누구에게도 전달받은 게 없다고 말합니다.

[이용수/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 "못 들었어요. 몰라요. 전혀 몰라요. (합의 내용을 알았다면) '못해' 그랬지 못해. 이건 안된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지."]

그동안 외교부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공개 거부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하지만 한 변호사단체가 제기한 정보공개청구 소송에 패소한 뒤 상고의 실익이 없다며 문건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 권순두/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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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부, 윤미향에 ‘위안부 협의 동향’ 알려…뒤늦게 문건 공개
    • 입력 2022-05-26 21:34:42
    • 수정2022-05-26 21:51:23
    뉴스 9
[앵커]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외교부 당국자와 당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였던 윤미향 의원 사이 면담 기록이 공개됐습니다.

아베 총리의 사과, 10억 엔 출연 같은 내용들이 오간 걸로 나오는데, 정작 피해 할머니들은 이런 내용을 전혀 못 들었다고 합니다.

홍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외교부가 공개한 문건 4건은 당시 동북아국장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였던 윤미향 의원과 면담한 기록입니다.

3월 25일 책임 인정, 피해자 보상과 함께 소녀상 철거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10월 면담에선 동북아국장이 위안부 협상 진행 상황을 설명했고, 윤 대표는 수용 가능한 수준을 언급한 걸로 나옵니다.

특히, 합의문 발표 하루 전인 12월 27일 면담에선, 합의 내용에 일본 정부 책임 통감, 아베 총리 직접 사죄·반성 표명, 일본 정부 예산 10억 엔 출연 등이 포함된다고 전달됐습니다.

제목 외엔 대부분 먹칠이 돼 있어, 구체적 대화 내용은 파악할 수 없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문건의 의미에 대해 "주요 협의 내용 흐름이 가장 대표적인 피해자 단체와 계속 소통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의원은 최종 합의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윤미향/무소속 의원 : "이것으로 '불가역적인 해결이다','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 '소녀상을 철거하겠다'고 발표했던 그 점, 피해자들에게 협의도 하지 않았고…."]

이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들은 윤 의원이 당시 정부 측과 언제 만나 무슨 얘길 나눴는지 누구에게도 전달받은 게 없다고 말합니다.

[이용수/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 "못 들었어요. 몰라요. 전혀 몰라요. (합의 내용을 알았다면) '못해' 그랬지 못해. 이건 안된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지."]

그동안 외교부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공개 거부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하지만 한 변호사단체가 제기한 정보공개청구 소송에 패소한 뒤 상고의 실익이 없다며 문건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 권순두/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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