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학 명예박사’ 된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 “먼저 간 동료들이 생각난다”

입력 2023.02.0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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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정(가운데)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이인정(가운데)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

한국 산악계의 대부,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이 오늘(1일) 국립 한국체육대학교(총장 안용규)에서 체육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산 등반과 스포츠클라이밍이 주를 이루는 전문 체육, 동호인 등산 등 생활 체육 분야에서 모두 한국 산악의 발전을 이끈 오랜 경험과 헌신을 인정받았다. 이 회장은 오랜 기간 대한체육회에서 이사와 남북체육교류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1980년 마나슬루 원정 당시의 이인정 회장(아시아산악연맹 제공)1980년 마나슬루 원정 당시의 이인정 회장(아시아산악연맹 제공)

올해 78살인 이 회장은 전문 산악인 출신이다. 동국대학교 산악부에서 고산 등반 기술을 배웠고, 1980년 한국 히말라야 마나슬루(8,163m, 세계 8위 봉) 원정대장을 맡았다. 당시 원정대는 마나슬루 한국 초등을 기록했다. 귀국 후 김포공항부터 서울시청까지 카퍼레이드도 펼쳐졌다.

현역을 은퇴한 후부터는 세계 산악계에 위상을 떨친 엄홍길, 박영석, 김창호 등 후배 산악인들의 원정과 탐험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2005년 3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대한산악연맹 회장직을 수행했다.

2010년부터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은 2011년부터 시작된 청송 국제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도 유치했다.

이 회장은 국립산악박물관과 국립등산학교 설립에도 크게 기여했고, 지난해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이 회장은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후 주마등처럼 지나간 삶을 회고했다. "1969년 설악산 동계 훈련 중 눈사태로 10명의 동료가 사망했다. 살아남은 나는 덤으로 사는 삶으로 그들의 삶까지 살아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월남전 참전 때 현지서 얻은 등산 장비를 귀국해 동료들한테 나눠준 기억이 난다. 태인장학회를 설립해 34년째 여러 종목에 걸쳐 체육 유망주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체육대학교 안용규 총장은 "이 회장은 산악 외교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공헌했고, 2024년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평화올림픽 홍보단 고문도 맡으면서 한국 체육발전에 꾸준히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위 수여식에 초대받은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장은 "한국 산악이 아시아의 맹주가 되기까지 이 회장의 역할이 매우 컸다. 그가 이룩한 여러 공적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하며 축하를 보냈다.

이 회장의 차남이기도 한 이상현 대한하키협회장은 "스포츠와 후배 산악인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가족으로 옆에서 봐왔다. 아버지가 존경스럽고, 이렇게 인정해 주셔서 감사하다. 저도 하키협회장으로서, 대한체육회 이사로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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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육학 명예박사’ 된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 “먼저 간 동료들이 생각난다”
    • 입력 2023-02-01 14:59:24
    스포츠K
이인정(가운데)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
한국 산악계의 대부,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이 오늘(1일) 국립 한국체육대학교(총장 안용규)에서 체육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산 등반과 스포츠클라이밍이 주를 이루는 전문 체육, 동호인 등산 등 생활 체육 분야에서 모두 한국 산악의 발전을 이끈 오랜 경험과 헌신을 인정받았다. 이 회장은 오랜 기간 대한체육회에서 이사와 남북체육교류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1980년 마나슬루 원정 당시의 이인정 회장(아시아산악연맹 제공)
올해 78살인 이 회장은 전문 산악인 출신이다. 동국대학교 산악부에서 고산 등반 기술을 배웠고, 1980년 한국 히말라야 마나슬루(8,163m, 세계 8위 봉) 원정대장을 맡았다. 당시 원정대는 마나슬루 한국 초등을 기록했다. 귀국 후 김포공항부터 서울시청까지 카퍼레이드도 펼쳐졌다.

현역을 은퇴한 후부터는 세계 산악계에 위상을 떨친 엄홍길, 박영석, 김창호 등 후배 산악인들의 원정과 탐험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2005년 3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대한산악연맹 회장직을 수행했다.

2010년부터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은 2011년부터 시작된 청송 국제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도 유치했다.

이 회장은 국립산악박물관과 국립등산학교 설립에도 크게 기여했고, 지난해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이 회장은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후 주마등처럼 지나간 삶을 회고했다. "1969년 설악산 동계 훈련 중 눈사태로 10명의 동료가 사망했다. 살아남은 나는 덤으로 사는 삶으로 그들의 삶까지 살아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월남전 참전 때 현지서 얻은 등산 장비를 귀국해 동료들한테 나눠준 기억이 난다. 태인장학회를 설립해 34년째 여러 종목에 걸쳐 체육 유망주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체육대학교 안용규 총장은 "이 회장은 산악 외교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공헌했고, 2024년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평화올림픽 홍보단 고문도 맡으면서 한국 체육발전에 꾸준히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위 수여식에 초대받은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장은 "한국 산악이 아시아의 맹주가 되기까지 이 회장의 역할이 매우 컸다. 그가 이룩한 여러 공적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하며 축하를 보냈다.

이 회장의 차남이기도 한 이상현 대한하키협회장은 "스포츠와 후배 산악인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가족으로 옆에서 봐왔다. 아버지가 존경스럽고, 이렇게 인정해 주셔서 감사하다. 저도 하키협회장으로서, 대한체육회 이사로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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