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찬스’로 66억→1,036억 뻥튀기…‘탈세 혐의’ 사주일가 37명 세무조사

자녀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회삿돈으로 호화생활을 하는 등 탈세 혐의가 있는 기업과 사주 일가들이 세무조사를 받습니다.

국세청은 세금을 회피한 혐의가 있는 37개 기업과 사주 일가들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오늘(27일) 밝혔습니다.

조사 대상 기업을 유형별로 보면, ① 회삿돈을 유용해 호화생활을 한 기업 14개, ② 자녀 회사 등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부당 경영한 16개, ③ 미공개 기업 정보로 부당 이득을 챙긴 7개입니다.

■ 회삿돈으로 개인 요트 유지비 수억 부담…자녀는 '엄카'로 40여 개국 해외여행

한 제조·수출업체의 사주는 해외 휴양지에 있는 개인 요트 유지비 수억 원을 비롯해 호화생활에 필요한 돈을 회사가 부담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자녀 명의 회사를 세운 뒤 이 회사를 통해 수출거래를 하는 것처럼 속여 자녀 명의 회사에 부당 이익 수십억 원을 챙겨줬습니다.

자녀에게 시가 40억 원 상당의 대형 아파트를 무상으로 임대하는가 하면, 40여 개국에 이르는 자녀의 해외 여행비를 부모 명의 카드로 결제하고 증여세는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한 플랫폼 운영업체 대표는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대금 정산을 하지 않으면서, 법인 명의로 이른바 '슈퍼카' 여러 대를 구매해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사주 일가는 피부 관리 비용, 반려동물 돌봄 비용 수억 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하기도 했습니다.

국세청은 이렇게 회삿돈을 사적으로 쓴 혐의가 있는 14개 기업의 자금 유용 규모가 모두 1,384억 원에 이른다고 설명했습니다.

■ '알짜 일감'은 자녀 회사로…종잣돈 66억이 5년 만에 1,036억으로

사주 자녀 회사에 알짜 일감을 몰아주는 등 부당하게 지원하고 세금을 내지 않은 16개 기업도 조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한 서비스업 업체 대표는 자녀가 대주주인 회사에 주요 거래처를 연결해 주고, 자녀가 부당 이익 수십억 원을 얻게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 제조업 업체 대표는 자회사 지분 모두를 자녀에게 양도한 뒤, 해당 자회사에 제품을 싸게 공급해 자회사 영업이익을 3년 만에 수십 배 부풀리기도 했습니다.

국세청은 조사 대상 16개 기업의 자녀가 평균적으로 한 사람당 66억 원을 증여받은 뒤 5년 만에 1,036억 원까지 자산을 불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최대 6,020억 원까지 자산을 증식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 회장님은 투자의 신?…미공개 정보 이용해 시세차익 챙겨

기업의 미공개 정보 등을 이용해 부당하게 시세차익을 챙기고 관련 세금은 내지 않은 기업과 사주 일가도 적발됐습니다.

한 제조업체 대표는 자녀에게 돈을 주고 계열사 주식을 취득하게 한 뒤, 해당 계열사를 상장시켜 자녀가 취득가액 수십 배에 달하는 주가 상승 이익을 얻도록 했습니다.

또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시세차익을 노리기 위해, 제 3자의 명의를 빌려 회사 주식을 취득한 뒤 주가가 오르면 양도 시세차익을 되돌려 받았습니다.

국세청은 이런 수법을 쓴 조사 대상 7곳의 경우 기업주식 취득가액 대비 평균 20배의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설명했습니다.

■ "세금 포탈 확인되면 예외 없이 검찰 고발"

민주원 국세청 조사국장은 "조사 대상 기업들의 매출 규모는 수백억 원에서 수조 원까지 다양하다"며, "기업 규모보다는 탈세 혐의 행태에 중점을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모두 국내기업이며,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우 일반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분야, 식·음료 관련 분야 기업을 선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지금까지 수집된 대내외 정보자료뿐 아니라 금융 추적, 디지털 포렌식 등 모든 수단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세금 포탈 혐의가 확인되면 예외 없이 검찰 고발 조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