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에도 환율 오르며 수출·수입물가 동반 상승

국제 유가 하락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며 원화 기준으로 집계한 수출 물가와 수입 물가가 함께 올랐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13일) 발표한 '11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 자료를 보면 수출 물가(원화 기준)는 전달 대비 1.6% 상승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가운데 석탄 및 석유제품 등 공산품이 전달 대비 1.6% 상승한 영향입니다.

지난 10월 평균 1,361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은 11월 들어 1,393원 38전까지 상승했습니다.

이는 전달 대비 2.4%,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3% 오른 수준입니다.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 하면 같은 값으로 물건을 거래하더라도 원화로 계산한 가치가 상승하며 물가 오름세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11월 수입 물가(원화 기준)는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역시 환율 영향으로 1차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달 대비 1.1% 상승했습니다.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10월 월평균 74.94달러에서 지난달 72.61달러로 한 달 새 3.1% 내렸습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3.1% 하락했습니다.

수입 물가는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을 중심으로 원재료가 전달 대비 0.2% 상승했고, 1차 금속제품과 석탄 및 석유 제품 등이 오르며 중간재도 1.5% 상승했습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전달 대비 1.2%, 1.5% 상승했습니다.

지난달 계약 통화 기준 수출 물가는 전달 대비 0.5%, 수입 물가는 0.9% 하락했습니다.

원화 가치 하락을 제거하고 보면 물가가 내림세였다는 의미입니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량을 뜻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 가격(-3.2%)은 하락하고 수출 가격(1.1%)은 오르며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0% 상승했습니다.

이문희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다음 달 수출·수입 물가 전망에 대해 "12월 들어 유가가 전달 대비 소폭 하락한 반면 원·달러 환율은 상승해 상, 하방 요인이 혼재된 상황이어서 당장 전망하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원·달러 환율은 계약 통화 기준 물가지수를 원화 통화 기준 물가지수로 전환할 때 전 품목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유가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