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탄핵심판도 본격 시작…다음 달 5일 2차 준비기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을 하루 앞두고,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절차도 본격 시작됐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오늘(13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정도 소심판정에서 한 총리 탄핵 심판 사건의 첫 변론준비기일을 열었습니다.

변론준비기일은 본격적인 변론에 앞서 사건의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고, 입증 계획을 밝히는 자리입니다.

수명 재판관인 김형두, 김복형 재판관 주도로 열린 오늘 변론준비기일에서, 한 총리 측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절차에서도 논란이 됐던 비상계엄 수사 기록 송부를 두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피청구인인 한덕수 국무총리 측 대리인단은 “재판부는 재판·소추 또는 범죄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의 기록에 대해서는 송부를 요구할 수 없다”고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32조를 들어 헌법재판소가 수사 서류를 요청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최우선으로 심리하겠다는 헌재 입장에도 이의를 제기하고, 한 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을 최우선으로 심리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반면 청구인인 국회 측 대리인단은 "현 정국을 안정시키려면 이 모든 불확실성의 원인이 됐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관한 탄핵소추 사건이 조기 종결돼야 한다는 게 명백하다"며 "본 사건이 대통령 탄핵보다 우선해 진행돼야 할 이유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형두 재판관은 "수사 기록을 받을 수 없다면 증인 신문이 필요하게 된다"며, "그러면 변론 절차를 몇 번 반복해야 하는데, (청구인과 피청구인) 양측이 협의해서 어떤 증거로 입증해야 이 사건이 신속히 진행될 것인지 고민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또 한 총리 측이 언급한 헌법재판소법 32조 규정이 금지하는 것은 사건 기록의 '원본'을 요청하는 경우라며, 헌법재판소 심판 규칙에 따라 원본이 아닌 인증 등본을 제출받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한 총리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따라 12·3 비상계엄 선포 전후 상황에 대해 비공개 대면 조사를 받은 바 있습니다.

헌재는 오늘 첫 변론준비기일에서 다뤄진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달 5일 2차 준비 기일을 열 예정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