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이 먼저 대피” 되풀이…‘대응 매뉴얼’ 적절한가?

입력 2017.01.23 (07:36) 수정 2017.01.2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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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기관사의 대피 방송에 앞서 승객들이 알아서 먼저 탈출하는 상황,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대응에 문제는 없는 걸까요?

어제 사고의 시간대별 상황과 함께 대응 매뉴얼에 문제는 없는지, 계속해서 김기화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승무원들이 전동차에 이상이 생긴걸 처음 안 시각은 오전 6시 28분입니다.

1분 뒤 기관사는 승객들에게 차량 고장으로 조치 중에 있다며 열차 안에서 기다려달라는 안내방송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열차 아래에서는 이미 연기가 피어올랐고, 화재 사실을 안 상당수 승객은 대피에 나섰습니다.

<녹취> 당시 전동차 탑승객 : "연기가 나올 때는 우리가 우왕좌왕하고 빨리 탈출해야 하는 게 아니냐 냄새가 난다. 내가 제일 먼저 얘기를 했죠. 탄 냄새가 난다."

정작 대피 방송은 사고 발생 3분 뒤인 6시 31분, 승객들 상당수가 이미 대피한 뒤 이뤄졌습니다.

기관사가 대기 안내방송을 한 채 관제소의 지시를 기다리는 사이 승객들이 먼저 대피하는 상황이 또 되풀이된 겁니다.

서울메트로의 매뉴얼에는 기관사가 5분 안에 승객 대피를 유도하라는 내용만 있고, 철도안전법상, 대피 명령 등 철도 관제 업무는 관제사만 하게 돼 있습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관계자(음성변조) : "기관사분이 혼자서 판단하면 안 되고요. 본사 관제 통제실하고 연락을 해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에 통제실의 지시하에(조치해야 합니다.)"

관제소가 전체 상황을 통제하라는 취지지만, 지하철 화재의 특성상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는 위험성이 상존하는 겁니다.

<녹취> 권영국(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 "(기관사에게) 권한을 줘야죠. 그런데 그런 권한이 없기 때문에 바보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보고를 하고 기다리고 있다는 거죠."

신속한 안내방송으로 시민 안전을 유도할 수 있는 보다 촘촘한 매뉴얼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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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객이 먼저 대피” 되풀이…‘대응 매뉴얼’ 적절한가?
    • 입력 2017-01-23 07:48:10
    • 수정2017-01-23 0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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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사의 대피 방송에 앞서 승객들이 알아서 먼저 탈출하는 상황,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대응에 문제는 없는 걸까요?

어제 사고의 시간대별 상황과 함께 대응 매뉴얼에 문제는 없는지, 계속해서 김기화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승무원들이 전동차에 이상이 생긴걸 처음 안 시각은 오전 6시 28분입니다.

1분 뒤 기관사는 승객들에게 차량 고장으로 조치 중에 있다며 열차 안에서 기다려달라는 안내방송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열차 아래에서는 이미 연기가 피어올랐고, 화재 사실을 안 상당수 승객은 대피에 나섰습니다.

<녹취> 당시 전동차 탑승객 : "연기가 나올 때는 우리가 우왕좌왕하고 빨리 탈출해야 하는 게 아니냐 냄새가 난다. 내가 제일 먼저 얘기를 했죠. 탄 냄새가 난다."

정작 대피 방송은 사고 발생 3분 뒤인 6시 31분, 승객들 상당수가 이미 대피한 뒤 이뤄졌습니다.

기관사가 대기 안내방송을 한 채 관제소의 지시를 기다리는 사이 승객들이 먼저 대피하는 상황이 또 되풀이된 겁니다.

서울메트로의 매뉴얼에는 기관사가 5분 안에 승객 대피를 유도하라는 내용만 있고, 철도안전법상, 대피 명령 등 철도 관제 업무는 관제사만 하게 돼 있습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관계자(음성변조) : "기관사분이 혼자서 판단하면 안 되고요. 본사 관제 통제실하고 연락을 해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에 통제실의 지시하에(조치해야 합니다.)"

관제소가 전체 상황을 통제하라는 취지지만, 지하철 화재의 특성상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는 위험성이 상존하는 겁니다.

<녹취> 권영국(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 "(기관사에게) 권한을 줘야죠. 그런데 그런 권한이 없기 때문에 바보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보고를 하고 기다리고 있다는 거죠."

신속한 안내방송으로 시민 안전을 유도할 수 있는 보다 촘촘한 매뉴얼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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