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뉴스] ‘된장녀’ 논란의 실체

입력 2006.08.14 (09:39) 수정 2006.08.1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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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언제부턴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새롭게 이슈가 되고 있는 화제어가 있습니다. 이른바 '된장녀'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요즘에는 오프라인 매체에서도 심심찮게 화두가 되고 있던데요,

네, 혹시 잘 모르는 분들 위해서,'된장녀'란 허영심 많고, 사치가 심한 여성을 빗댄 말입니다.

그런데 이 된장녀라는 게 주로 남성들이 여성을 비꼬아 부를 때 사용되다 보니까 일종이 성차별이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얘기 최영철 기자와 알아봅니다.

요즘 말이 많은데 남자들 입장에선 이런 여성이 부담스럽겠지만, 또 이렇게 비하 하는 건 너무 심하다는 의견도 있어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대부분이 외국 문화와 음식에 맹목적으로 열광하며 허영에 물들어 있다는 것이 남성 네티즌들의 의견이고요. 단지 남성과 소비 취향이 다를 뿐,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것이 여성 네티즌들의 의견인 데요.

화제가 되고 있는 된장녀, 과연 왜 무엇 때 문에 논란이 되고있는지 취재했습니다.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된장녀 키우기 게임 입니다.

고급 샴푸로 머릿결을 가꾸고, 외출복으로는 미니스커트를 선택하며, 비싼 외식 업체와 커피 전문점을 밥먹듯이 드나들면 된장의 순도가 점점 높아져 100% 된장녀로의 변신을 끝내게 되는 게임입니다.된장녀의 하루를 그린 만화도 인기입니다.

백화점 명품관을 배회하는 것은 빼놓을수 없는 일과 중 하나, 커피와 도넛을 먹으며 자신이 마치 세련된 서양여성이 된 듯 착각에 빠진 여성을 된장녀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욱재(서울시 염리동) : “자기 내적인 부분보다는 남에게 보여지는 어떤 부분에 대해서 비중있게 생각하고 그것에 목숨걸면서 사는 사람? 폼 나는 것들 하나씩, 명품이라든가 그런 것들 구입하지 않나요?”

이처럼 된장녀가 화제로 떠오르면서 네티즌 사이에서는 된장녀 구분 방법까지 등장했습니다. 최신 유행 선글라스를 얼굴에 살짝 걸쳐주는 센스, 명품백 혹은 명품을 흉내낸 짝퉁백은 기본입니다.

게다가 한손에는 유명 커피전문점의 로고가 박힌 커피잔! 또 한손에는 그런 모습을 셀카로 찍을 핸드폰이 쥐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된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일까? 된장녀의 어원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합니다.

원래 욕설이었던 말이 인터넷에서 된장으로 변용되었다는 설도있고요. 또는 서양문화에 맹목적으로 열광하지만 근본은 결국 토종에 지나지 않는 여자를 일컫는 말이라는 설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된장녀에 대한 냉소와 비난이 남녀간 성대결로 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김진섭(서울시 문래동) : “제가 봤을 때는 그다지 좋게 보이진 않거든요? 그런 여자들이 있으니까 (된장녀에 대한 악플이) 나오는 거겠죠.”

<인터뷰> 조문숙(서울시 신수동) : “솔직히 그런 것에 댓글 달고 그런 것 보면 저희 친구들끼리는 되게 웃거든요. 할 일 없구나. (좋지 않게) 느끼는 분들은 안 가시면 되는 거고...”

사실 된장녀 논란이 촉발된 것은 한 커피 전문점의 커피값 때문이었습니다. 한잔에 4-5천원, 한끼 식사값에 호가하는 높은 가격이 문제로 제기됐는데 논란의 방향은 커피 전문점 이용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성들에게로 옮겨 갔습니다.

<인터뷰> 김용현(서울시 창신동) : “학교에서 1500원짜리 밥 먹고 'S' 커피를 한 달에 15만원씩 마실 정도로 그것이 중독이거나 생활이라면 그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죠.”

<인터뷰> 김진섭(서울시 문래동) : “자판기 커피 먹을 수도 있는데 비싼 것을 먹고 우리나라 커피도 아니잖아요. 외국에 로열티까지 주면서 비싼 커피를 마셔야 하나... ”

뜻하게 않게 냉소의 대상이 된 여성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김아영(경기도 부천시) : “일반 커피숍들도 한잔에 7-8천원 하잖아요. 인터넷도 되고 여름이니까 시원하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쉽게 찾을 수 있고...”

<인터뷰> 한주희(서울시 대치동) : “솔직히 여자들은 밥 먹는 것보다 다이어트나 그런 것 때문에 한끼를 커피로 때우는 경우도많거든요. 반대로 남자의 하루하면서 룸싸롱에서 몇 백만원씩 쓰고 그런 사람들도 많은데...”

그렇다면 된장녀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다양한 삶의 방식이 생겨나면서 그로 인한 사호 구성원들 사이의 문화적 충돌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인터뷰> 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된장녀라고 하는 것은 사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자기 자신이 멋있게 보이기 위해서 상당한 비용과 에너지를 사용하려고 하는 집단, 소비 집단 이렇게 정의내리는 것이 맞는데 그것은 낭비 아니냐 라는 가치를 가지고 판단하면 말이 안돼요.”

결국 5천원을 갖고 삼계탕 한그릇을 사먹든, 천원짜리 빵과 4천원짜리 커피를 사먹든 그것은 개인의 취향에 따른 선택일 뿐이라는 것! 여성들은, 남성과 다른 여성들의 소비 패턴이 있을 수 있다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한주희(서울시 대치동) : “그것은 나쁜 것이다 라고 가치 판단을 하고 매도하는 것 자체가 저는 이해할 수가 없고 스트레스 푸는 방식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 서로 조금씩만 더 이해해주고...”

문제는 이러한 논란이 자칫 여성에 대한 비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어떤 집단을 구분하고 나눠서 공격할 때 가장 좋은 일차적으로 써먹는 것이 남과 여에요. 사람들에게 가장 만만한 집단으로 다가오는 것이 젊은 여자, 그러면 아주 뚜렷한 소수 집단으로서 공격할 수 있는 타겟이 되거든요.”

국내에 급속도로 유입되고 있는 외식업체와 커피 전문점의 등장으로 촉발된 된장녀 논란! 소모적인 성차별적 논란보다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가 먼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전에 있었던 개똥녀...사건도 그렇고, 우리국민 들 보면 이름붙이 기 참 좋아하는데, 부정적인 이름일 경우에는 조금 더 사용하는데 신중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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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8-14 08:39:36
    • 수정2006-08-14 09: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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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언제부턴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새롭게 이슈가 되고 있는 화제어가 있습니다. 이른바 '된장녀'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요즘에는 오프라인 매체에서도 심심찮게 화두가 되고 있던데요, 네, 혹시 잘 모르는 분들 위해서,'된장녀'란 허영심 많고, 사치가 심한 여성을 빗댄 말입니다. 그런데 이 된장녀라는 게 주로 남성들이 여성을 비꼬아 부를 때 사용되다 보니까 일종이 성차별이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얘기 최영철 기자와 알아봅니다. 요즘 말이 많은데 남자들 입장에선 이런 여성이 부담스럽겠지만, 또 이렇게 비하 하는 건 너무 심하다는 의견도 있어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대부분이 외국 문화와 음식에 맹목적으로 열광하며 허영에 물들어 있다는 것이 남성 네티즌들의 의견이고요. 단지 남성과 소비 취향이 다를 뿐,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것이 여성 네티즌들의 의견인 데요. 화제가 되고 있는 된장녀, 과연 왜 무엇 때 문에 논란이 되고있는지 취재했습니다.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된장녀 키우기 게임 입니다. 고급 샴푸로 머릿결을 가꾸고, 외출복으로는 미니스커트를 선택하며, 비싼 외식 업체와 커피 전문점을 밥먹듯이 드나들면 된장의 순도가 점점 높아져 100% 된장녀로의 변신을 끝내게 되는 게임입니다.된장녀의 하루를 그린 만화도 인기입니다. 백화점 명품관을 배회하는 것은 빼놓을수 없는 일과 중 하나, 커피와 도넛을 먹으며 자신이 마치 세련된 서양여성이 된 듯 착각에 빠진 여성을 된장녀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욱재(서울시 염리동) : “자기 내적인 부분보다는 남에게 보여지는 어떤 부분에 대해서 비중있게 생각하고 그것에 목숨걸면서 사는 사람? 폼 나는 것들 하나씩, 명품이라든가 그런 것들 구입하지 않나요?” 이처럼 된장녀가 화제로 떠오르면서 네티즌 사이에서는 된장녀 구분 방법까지 등장했습니다. 최신 유행 선글라스를 얼굴에 살짝 걸쳐주는 센스, 명품백 혹은 명품을 흉내낸 짝퉁백은 기본입니다. 게다가 한손에는 유명 커피전문점의 로고가 박힌 커피잔! 또 한손에는 그런 모습을 셀카로 찍을 핸드폰이 쥐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된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일까? 된장녀의 어원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합니다. 원래 욕설이었던 말이 인터넷에서 된장으로 변용되었다는 설도있고요. 또는 서양문화에 맹목적으로 열광하지만 근본은 결국 토종에 지나지 않는 여자를 일컫는 말이라는 설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된장녀에 대한 냉소와 비난이 남녀간 성대결로 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김진섭(서울시 문래동) : “제가 봤을 때는 그다지 좋게 보이진 않거든요? 그런 여자들이 있으니까 (된장녀에 대한 악플이) 나오는 거겠죠.” <인터뷰> 조문숙(서울시 신수동) : “솔직히 그런 것에 댓글 달고 그런 것 보면 저희 친구들끼리는 되게 웃거든요. 할 일 없구나. (좋지 않게) 느끼는 분들은 안 가시면 되는 거고...” 사실 된장녀 논란이 촉발된 것은 한 커피 전문점의 커피값 때문이었습니다. 한잔에 4-5천원, 한끼 식사값에 호가하는 높은 가격이 문제로 제기됐는데 논란의 방향은 커피 전문점 이용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성들에게로 옮겨 갔습니다. <인터뷰> 김용현(서울시 창신동) : “학교에서 1500원짜리 밥 먹고 'S' 커피를 한 달에 15만원씩 마실 정도로 그것이 중독이거나 생활이라면 그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죠.” <인터뷰> 김진섭(서울시 문래동) : “자판기 커피 먹을 수도 있는데 비싼 것을 먹고 우리나라 커피도 아니잖아요. 외국에 로열티까지 주면서 비싼 커피를 마셔야 하나... ” 뜻하게 않게 냉소의 대상이 된 여성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김아영(경기도 부천시) : “일반 커피숍들도 한잔에 7-8천원 하잖아요. 인터넷도 되고 여름이니까 시원하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쉽게 찾을 수 있고...” <인터뷰> 한주희(서울시 대치동) : “솔직히 여자들은 밥 먹는 것보다 다이어트나 그런 것 때문에 한끼를 커피로 때우는 경우도많거든요. 반대로 남자의 하루하면서 룸싸롱에서 몇 백만원씩 쓰고 그런 사람들도 많은데...” 그렇다면 된장녀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다양한 삶의 방식이 생겨나면서 그로 인한 사호 구성원들 사이의 문화적 충돌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인터뷰> 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된장녀라고 하는 것은 사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자기 자신이 멋있게 보이기 위해서 상당한 비용과 에너지를 사용하려고 하는 집단, 소비 집단 이렇게 정의내리는 것이 맞는데 그것은 낭비 아니냐 라는 가치를 가지고 판단하면 말이 안돼요.” 결국 5천원을 갖고 삼계탕 한그릇을 사먹든, 천원짜리 빵과 4천원짜리 커피를 사먹든 그것은 개인의 취향에 따른 선택일 뿐이라는 것! 여성들은, 남성과 다른 여성들의 소비 패턴이 있을 수 있다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한주희(서울시 대치동) : “그것은 나쁜 것이다 라고 가치 판단을 하고 매도하는 것 자체가 저는 이해할 수가 없고 스트레스 푸는 방식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 서로 조금씩만 더 이해해주고...” 문제는 이러한 논란이 자칫 여성에 대한 비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어떤 집단을 구분하고 나눠서 공격할 때 가장 좋은 일차적으로 써먹는 것이 남과 여에요. 사람들에게 가장 만만한 집단으로 다가오는 것이 젊은 여자, 그러면 아주 뚜렷한 소수 집단으로서 공격할 수 있는 타겟이 되거든요.” 국내에 급속도로 유입되고 있는 외식업체와 커피 전문점의 등장으로 촉발된 된장녀 논란! 소모적인 성차별적 논란보다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가 먼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전에 있었던 개똥녀...사건도 그렇고, 우리국민 들 보면 이름붙이 기 참 좋아하는데, 부정적인 이름일 경우에는 조금 더 사용하는데 신중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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