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김정은 시대 아이콘 ‘모란봉악단’

입력 2013.07.27 (08:07) 수정 2013.07.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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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공훈배우는 북한 연예인들이라면 꼭 받고 싶어하는 명예로운 호칭입니다.

보통 2~30년 정도 경력을 쌓아야 하는데, 겨우 경력 1년의 모란봉 악단에서 공훈배우를 배출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 의미를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봤습니다.

화려한 의상에, 짙은 화장. 아이돌 댄스를 연상케 하는 군무까지.

북한판 걸그룹이라고 불리는 모란봉악단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 시대를 상징하는 악단으로 꼽히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모란봉악단에서 공훈배우가 나왔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22일) : "우리 당의 주체적이며 독창적인 미학관, 음악 예술사상으로 우리 군대와 인민의 투쟁을 힘 있게 고무 추동하는데 적극 이바지한 모란봉악단 배우 류진아 동지에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공훈배우 칭호를 수여한다. "

모란봉악단의 가수 류진아가 북한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한다는 공훈배우 칭호를 받은 것이다.

공훈배우란 예술분야에 특출한 공을 세운 배우들에게 수여되는 명예 칭호인데, 훈장과 표창창을 수여받기에 북한 연예인들에겐 큰 영광이다.

<인터뷰> 박성진 (소해금 연주가 / 평양예술학교 출신) : "공훈 배우라고 하면 영화배우들, 드라마 하는 탤런트라든가 이런 사람들한테 주는 명예 칭호예요. 일반적으로 북한에서는 이제 어떠한 수령의 지시를 받았다든가 방침을 받았다든가 하면 다르게 관리를 해주고, 따로 관리를 해주고 그 사람들이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그러한 어떤 정치적이라든가 굉장히 위상이 있는 것 같아요."

20,30년 오랜 기간 배우나 가수 활동을 하던 사람이 받는 칭호를 20대의 가수에게 수여했으니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모란봉악단의 가수가 어떻게 공훈배우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일까?

모란봉악단은 2012년 7월 결성됐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7월) : "주체 조선의 새로운 100년대가 시작되는 올해에 문화예술 부문에서 혁명을 일으키기 위한 원대한 구상을 안으시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친히 조직해주신 모란봉악단."

노래와 연주를 모두 젊은 여성들이 맡은 이 악단은 한국의 걸 그룹을 떠오르게 했다.

하이힐에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모란봉악단의 모습은 북한 연예인이라고 상상 할 수 없는 파격적 모습이었다.

<인터뷰> 박성진 (소해금 연주가 / 평양예술학교 출신) : "예전에도 왕재산경음악단에 그런 무용단이라는 곳이 있었어요. 그때도 그 사람들도 이제 어떠한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고 나와서 했는데 과연 그런 게 이제처럼 김정은이 가서 그 예술단을 보고 그걸 이제 북한 TV로 방영을 했다는 거잖아요. 저는 이게 충격적이라는 거죠. 예전 같으면 정말 예술인들이 나와서 꼭꼭 다 닫아 매고 단추를 다 채우고 맘대로 몸도 흔들지 못했던 시기가 많았었어요. 제가 북한에 있을 때 노래할 때 엉덩이 조금 실룩거렸다고 해서 이놈아 하고 잡아가고 그랬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공연 중에 미국의 만화영화 캐릭터가 등장하는가 하면 영화 록키의 주제곡과 팝송 마이웨이도 연주됐다.

<인터뷰> 임순희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다 놀랐어요. 어떻게 북한에서 저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저런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곤 정말 상상 못했었죠. 이건 어디 내놓아도 서구 자본주의 사회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그러한 몸짓이었습니다."

첫 공연 후 북한 티비에선 공연 개최 기념 좌담회까지 열며 모란봉악단의 데뷔를 기념했다.

<인터뷰> 김호윤 (윤이상 음악 연구소 소장) : "모두가 여성인 것으로 해서 특색이 있습니다. 정말 모두가 젊고 생신(생기있고 새로우며)하며 그 전도가 양양한 멋쟁이 악단입니다."

<인터뷰> 림광호 (평양음악대학 주체음악연구소 부소장) : "그렇습니다. 모란봉악단은 우리 당의 최첨단 돌파 사상을 구현하여 편곡과 악기 편성, 그리고 연주법과 형상에 이르는 모든 측면들을 시대의 미감에 맞게 혁신하여 새로운 양상의 공연, 새로운 형식의 공연, 개성이 뚜렷한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2012년 초, 김정은은 모란봉악단이라는 이름을 직접 짓고, 악단 조직을 지시했는데, 북한 최고의 예술가들을 모란봉악단단원으로 선발 한 후, 공개 직전까지 수십 차례 시연회를 가졌다고 한다.

김정은이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만큼 모란봉악단의 파격적인 행보는 북한의 개방이라는 김정은의 변화의 메시지로 해석됐다.

<인터뷰>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 "그 해석이 상당히 다양했는데요. 이를테면 미국의 공연물을 집중 소개를 했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과 외교 관계를 보이려고 하는 시그널이다, 이런 해석도 있었고요. 좀 더 성급한 해석으로는 이제 북한이 앞으로 문화적으로 개혁 개방을 하는 건 아닌지 개방을 하는 건 아닌지 이런 주장까지 있었는데요."

해외 매체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미국의 폭스뉴스에서는 모란봉악단을 김정은을 위한 팝 밴드라고 소개하며 모란봉악단은 메시지를 통제하면서도 고립된 국가에 팝문화를 도입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의 지원을 힘입은 모란봉악단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한반도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4월에는 11군단의 630 대연합부대를 찾아 위문공연을 했고,

<녹취> 조선중앙TV(지난 4월) :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대연합부대 관하 군부대를 시찰하시면서 하신 사랑의 약속을 잊지 않으시고 이곳 부대에 모란봉악단을 보내주셨습니다."

6월엔 김정은의 자강도 군수공장 현지시찰에 동행하는 등 김정은이 참석하는 주요 행사에 함께하고 있다.

<인터뷰>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에서는 아시다시피 이제 음악을 굉장히 중요한 어떤 통치 수단으로 활용을 하고 있는데요. 음악이라고 하는 게 이제 사람들의 이성보다는 감성에 작용을 하고 음악을 통해서 어떤 군민일치라든가 체제 내적인 결속 이런 데에 굉장히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상당히 전 분야에서 경제 건설이나 정치적인 집회나 여러 군데에서 음악을 특히 활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도 모란봉악단 띄우기에 적극 나섰다.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뮤직비디오처럼 편집해 공개하고 정기적으로 연주회까지 열었다.

김정은은 당 창건일 열린 3개 음악회 중 모란봉악단의 공연에만 참석하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데뷔 1년 만에 모란봉악단은 명실상부 북한의 최고 음악단으로 자리 잡았다.

<인터뷰> 신명성 (평양인쇄공업대학 학생) : "모란봉악단 예술인들은 천만자식을 품에 안아 보살펴 주는 우리 당을 우러러 이 세상 제일 큰 영광과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드리고 싶은 우리 군대와 인민의 철석같은 의지를 높은 예술적 형상으로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모란봉악단의 파격적인 모습은 북한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 영상물을 비롯해 해외 영상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에 어느 정도 부응해야 한다는 북한 지도부의 인식이 반영 됐다는 것이다.

<인터뷰>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 "특히 김정은 같은 경우는 통치 기반이 약하고 이러기 때문에 자기만의 어떤 지도력을 보여줄 만한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어떻게 보면 문화나 예술, 특히 음악을 통해서 뭔가 자기만의 통치 스타일을 보여주는 그런 계기로 사용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전문가들은 모란봉악단을 통해 이른바 김정은 식 통제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밖으로는 파격적인 형식을 선보이면서도 안으로는 통제의 고삐를 놓지 않는 이른바 이중적 전략이 있다는 것이다.

모란봉악단의 공연의 주제에서 김정은의 생각을 읽을 수 있고 체제 유지의 정당성과 우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인터뷰> 임순희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의 지도자들은요. 최고 지도자는요.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야 돼요. 또 최고로 만들어집니다. 우상화 되는 거죠. 그러니까 김정은 역시 자기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모란봉 악단을 만들고 그것을 말하자면 친히 지도해주고 이러는 음악 예술에 있어서의 최고로 군림하도록 만들어 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는 내 아버지 못지않게 모란봉 악단을 만들어가지고 내가 친히 지도를 한다. 그래서 최고로 만든다, 이거죠."

모란봉악단이 등장한 지 1년.

지난 9일 북한은 모란봉악단을 강성국가 건설의 대진군을 선도해 나가는 제일 나팔수라고 표현했다.

김정은 시대 새로운 시대정신을 창조했다는 높은 평가를 내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양면성이 존재하지만 변화의 메시지를 던진 모란봉악단의 등장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터뷰> 임순희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상당히 궁금한 부분이죠. 북한 주민의 의식 변화가 심화되고 가속화되면서 그러한 문화 예술 부문에서의 변화도 같이 따라서 심화되고 가속화됐습니다. 그러면 앞으로도 마찬가지에요. 김정은 시대에도 분명히 북한 주민의 의식은 변화될 겁니다."

과연 새로운 지도자가 제시한 새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충족 될 수 있을지.

모란봉악단의 다음 공연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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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김정은 시대 아이콘 ‘모란봉악단’
    • 입력 2013-07-27 07:52:45
    • 수정2013-07-27 10:13:49
    남북의 창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공훈배우는 북한 연예인들이라면 꼭 받고 싶어하는 명예로운 호칭입니다.

보통 2~30년 정도 경력을 쌓아야 하는데, 겨우 경력 1년의 모란봉 악단에서 공훈배우를 배출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 의미를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봤습니다.

화려한 의상에, 짙은 화장. 아이돌 댄스를 연상케 하는 군무까지.

북한판 걸그룹이라고 불리는 모란봉악단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 시대를 상징하는 악단으로 꼽히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모란봉악단에서 공훈배우가 나왔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22일) : "우리 당의 주체적이며 독창적인 미학관, 음악 예술사상으로 우리 군대와 인민의 투쟁을 힘 있게 고무 추동하는데 적극 이바지한 모란봉악단 배우 류진아 동지에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공훈배우 칭호를 수여한다. "

모란봉악단의 가수 류진아가 북한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한다는 공훈배우 칭호를 받은 것이다.

공훈배우란 예술분야에 특출한 공을 세운 배우들에게 수여되는 명예 칭호인데, 훈장과 표창창을 수여받기에 북한 연예인들에겐 큰 영광이다.

<인터뷰> 박성진 (소해금 연주가 / 평양예술학교 출신) : "공훈 배우라고 하면 영화배우들, 드라마 하는 탤런트라든가 이런 사람들한테 주는 명예 칭호예요. 일반적으로 북한에서는 이제 어떠한 수령의 지시를 받았다든가 방침을 받았다든가 하면 다르게 관리를 해주고, 따로 관리를 해주고 그 사람들이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그러한 어떤 정치적이라든가 굉장히 위상이 있는 것 같아요."

20,30년 오랜 기간 배우나 가수 활동을 하던 사람이 받는 칭호를 20대의 가수에게 수여했으니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모란봉악단의 가수가 어떻게 공훈배우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일까?

모란봉악단은 2012년 7월 결성됐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7월) : "주체 조선의 새로운 100년대가 시작되는 올해에 문화예술 부문에서 혁명을 일으키기 위한 원대한 구상을 안으시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친히 조직해주신 모란봉악단."

노래와 연주를 모두 젊은 여성들이 맡은 이 악단은 한국의 걸 그룹을 떠오르게 했다.

하이힐에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모란봉악단의 모습은 북한 연예인이라고 상상 할 수 없는 파격적 모습이었다.

<인터뷰> 박성진 (소해금 연주가 / 평양예술학교 출신) : "예전에도 왕재산경음악단에 그런 무용단이라는 곳이 있었어요. 그때도 그 사람들도 이제 어떠한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고 나와서 했는데 과연 그런 게 이제처럼 김정은이 가서 그 예술단을 보고 그걸 이제 북한 TV로 방영을 했다는 거잖아요. 저는 이게 충격적이라는 거죠. 예전 같으면 정말 예술인들이 나와서 꼭꼭 다 닫아 매고 단추를 다 채우고 맘대로 몸도 흔들지 못했던 시기가 많았었어요. 제가 북한에 있을 때 노래할 때 엉덩이 조금 실룩거렸다고 해서 이놈아 하고 잡아가고 그랬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공연 중에 미국의 만화영화 캐릭터가 등장하는가 하면 영화 록키의 주제곡과 팝송 마이웨이도 연주됐다.

<인터뷰> 임순희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다 놀랐어요. 어떻게 북한에서 저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저런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곤 정말 상상 못했었죠. 이건 어디 내놓아도 서구 자본주의 사회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그러한 몸짓이었습니다."

첫 공연 후 북한 티비에선 공연 개최 기념 좌담회까지 열며 모란봉악단의 데뷔를 기념했다.

<인터뷰> 김호윤 (윤이상 음악 연구소 소장) : "모두가 여성인 것으로 해서 특색이 있습니다. 정말 모두가 젊고 생신(생기있고 새로우며)하며 그 전도가 양양한 멋쟁이 악단입니다."

<인터뷰> 림광호 (평양음악대학 주체음악연구소 부소장) : "그렇습니다. 모란봉악단은 우리 당의 최첨단 돌파 사상을 구현하여 편곡과 악기 편성, 그리고 연주법과 형상에 이르는 모든 측면들을 시대의 미감에 맞게 혁신하여 새로운 양상의 공연, 새로운 형식의 공연, 개성이 뚜렷한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2012년 초, 김정은은 모란봉악단이라는 이름을 직접 짓고, 악단 조직을 지시했는데, 북한 최고의 예술가들을 모란봉악단단원으로 선발 한 후, 공개 직전까지 수십 차례 시연회를 가졌다고 한다.

김정은이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만큼 모란봉악단의 파격적인 행보는 북한의 개방이라는 김정은의 변화의 메시지로 해석됐다.

<인터뷰>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 "그 해석이 상당히 다양했는데요. 이를테면 미국의 공연물을 집중 소개를 했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과 외교 관계를 보이려고 하는 시그널이다, 이런 해석도 있었고요. 좀 더 성급한 해석으로는 이제 북한이 앞으로 문화적으로 개혁 개방을 하는 건 아닌지 개방을 하는 건 아닌지 이런 주장까지 있었는데요."

해외 매체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미국의 폭스뉴스에서는 모란봉악단을 김정은을 위한 팝 밴드라고 소개하며 모란봉악단은 메시지를 통제하면서도 고립된 국가에 팝문화를 도입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의 지원을 힘입은 모란봉악단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한반도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4월에는 11군단의 630 대연합부대를 찾아 위문공연을 했고,

<녹취> 조선중앙TV(지난 4월) :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대연합부대 관하 군부대를 시찰하시면서 하신 사랑의 약속을 잊지 않으시고 이곳 부대에 모란봉악단을 보내주셨습니다."

6월엔 김정은의 자강도 군수공장 현지시찰에 동행하는 등 김정은이 참석하는 주요 행사에 함께하고 있다.

<인터뷰>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에서는 아시다시피 이제 음악을 굉장히 중요한 어떤 통치 수단으로 활용을 하고 있는데요. 음악이라고 하는 게 이제 사람들의 이성보다는 감성에 작용을 하고 음악을 통해서 어떤 군민일치라든가 체제 내적인 결속 이런 데에 굉장히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상당히 전 분야에서 경제 건설이나 정치적인 집회나 여러 군데에서 음악을 특히 활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도 모란봉악단 띄우기에 적극 나섰다.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뮤직비디오처럼 편집해 공개하고 정기적으로 연주회까지 열었다.

김정은은 당 창건일 열린 3개 음악회 중 모란봉악단의 공연에만 참석하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데뷔 1년 만에 모란봉악단은 명실상부 북한의 최고 음악단으로 자리 잡았다.

<인터뷰> 신명성 (평양인쇄공업대학 학생) : "모란봉악단 예술인들은 천만자식을 품에 안아 보살펴 주는 우리 당을 우러러 이 세상 제일 큰 영광과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드리고 싶은 우리 군대와 인민의 철석같은 의지를 높은 예술적 형상으로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모란봉악단의 파격적인 모습은 북한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 영상물을 비롯해 해외 영상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에 어느 정도 부응해야 한다는 북한 지도부의 인식이 반영 됐다는 것이다.

<인터뷰>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 "특히 김정은 같은 경우는 통치 기반이 약하고 이러기 때문에 자기만의 어떤 지도력을 보여줄 만한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어떻게 보면 문화나 예술, 특히 음악을 통해서 뭔가 자기만의 통치 스타일을 보여주는 그런 계기로 사용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전문가들은 모란봉악단을 통해 이른바 김정은 식 통제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밖으로는 파격적인 형식을 선보이면서도 안으로는 통제의 고삐를 놓지 않는 이른바 이중적 전략이 있다는 것이다.

모란봉악단의 공연의 주제에서 김정은의 생각을 읽을 수 있고 체제 유지의 정당성과 우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인터뷰> 임순희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의 지도자들은요. 최고 지도자는요.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야 돼요. 또 최고로 만들어집니다. 우상화 되는 거죠. 그러니까 김정은 역시 자기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모란봉 악단을 만들고 그것을 말하자면 친히 지도해주고 이러는 음악 예술에 있어서의 최고로 군림하도록 만들어 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는 내 아버지 못지않게 모란봉 악단을 만들어가지고 내가 친히 지도를 한다. 그래서 최고로 만든다, 이거죠."

모란봉악단이 등장한 지 1년.

지난 9일 북한은 모란봉악단을 강성국가 건설의 대진군을 선도해 나가는 제일 나팔수라고 표현했다.

김정은 시대 새로운 시대정신을 창조했다는 높은 평가를 내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양면성이 존재하지만 변화의 메시지를 던진 모란봉악단의 등장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터뷰> 임순희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상당히 궁금한 부분이죠. 북한 주민의 의식 변화가 심화되고 가속화되면서 그러한 문화 예술 부문에서의 변화도 같이 따라서 심화되고 가속화됐습니다. 그러면 앞으로도 마찬가지에요. 김정은 시대에도 분명히 북한 주민의 의식은 변화될 겁니다."

과연 새로운 지도자가 제시한 새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충족 될 수 있을지.

모란봉악단의 다음 공연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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