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9 생기부 셀프 기재·성적 봐주기…지역 명문고의 슬픈 자화상

입력 2019.09.03 (21:35)

수정 2019.09.03 (21:45)

[앵커]

대학 수시 제도가 빚어낸 부작용, 오늘(3일)은 지방의 고등학교들의 행태를 짚어봅니다.

상위권 학생들을 이른바 명문대에 진학시키기위해 각종 편법을 동원해 특혜를 주고 있다는데요.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상북도 경산시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밤 10시에도 불이 꺼지지 않습니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만 모아놓은 특수반입니다.

[A 고등학교 재학생/음성변조 : "목련반(성적우수반)이라고 공부 잘하는 애들 모아서 따로 자습하고..."]

[A 고등학교 재학생/음성변조 : "특강도 듣고, 자습실도 있는 걸로 알아요."]

이 반 학생들은 생활기록부도 스스로 작성했다고 합니다.

[김○○/가명/A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음성변조 : "목련반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너희 것 적어 와라'라고 시켜서 학교 교실에 있는 컴퓨터를 통해 본인의 자유 활동을 적는 거죠."]

[이○○/가명/A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음성변조 : "(교실에서) '내 생기부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자리를) 비켜달라'라고 해요. (전교 1등은) 선생님 컴퓨터에 앉아서 (생기부) 작성을 하고, 전교 1등이 그렇게 하는 걸 저는 봤고요."]

대대로 이어진 관행이었습니다.

[김○○/A 고등학교 졸업생/음성변조 : "(일반 학생의 생활기록부) 내용을 보면 '너랑 나랑 똑같네!'라고 말해요. (항의해도) '공부를 잘하니까 이렇게 해 주지' 이런 식으로 이야기한 적도 많았고..."]

학교생활기록부는 교사가 직접 써야 하고 이를 어기면 불법입니다.

성적 봐주기 의혹도 있습니다.

지난해 중간고사, 전교 1등을 하던 학생이 답안지를 바꿔 쓴 뒤 다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자 찢어버렸던 첫 답안지를 인정해줬습니다.

[김○○/가명/A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음성변조 : "울고불고해서 찢은 종이를 다시 테이프로 붙여서 성적으로 인정해 줬다고 들었어요."]

성적이 좋은 학생들만을 위한 배려가 다반사였던 셈입니다.

학교도 답안지 교체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른바 '생기부 셀프 기재'에 대해서는, 기초 자료를 쓰게 했을 뿐 생기부를 직접 적게 하진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A 고등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학생들에게 활동보고서를 쓰게 해요. 그 활동 보고서를 쓴 걸 가지고 서로 얘기해 가면서 생기부를 쓰는 거지."]

상위권 학생을 위한 이런 배려는 이 학교만의 관행이 아닙니다.

광주의 한 고등학교는 성적우수반 학생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한 의혹으로 지난달 교육청 특별 감사를 받았습니다.

[정다은/참교육학부모회 경북지부 정책상담실장 : "일부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기 때문에 나머지 대부분 학생들은 들러리가 되는 거죠."]

수시 전형을 통한 명문대 진학을 위해, 일부 학생들에게만 집중된 특혜와 차별로 얼룩진 교육 현실입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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