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통학차량 안전 무방비

입력 2002.04.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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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등하교길에 유치원이나 학원의 차를 이용하는 어린이들의 숫자가 전국적으로 하루에 1000만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앵커: 문제는 이 차들이 대부분 불법지입차량들이고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앵커: 뉴스 7초점, 오늘은 위험천만하게 운영 되고 있는 어린이 등하교 수송차량의 문제점을 김철우 기자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기자: 태권도 학원 승합차에서 내리던 10살 어린이, 옷이 문에 낀 채 승합차가 출발하는 바람에 차에 끌려가다 숨졌습니다.
이 같은 사고는 한해 10여 건 이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내렸는지 운전기사가 확인하지 않은 채 차량을 출발시켜 발생한 참사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운행하는 승합차입니다.
골목을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는 차 안에서 어린이들이 운전기사 좌석 등받이에 매달려 있습니다.
한 어린이는 운전기사석과 조수석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터앉아 있기까지 합니다.
안전띠를 한 어린이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린이집 관계자: 애들이 답답해 하니까 (안전띠를) 그냥 빼 버려요.
⊙기자: 좌석에 어린이 5명이 마치 짐짝처럼 끼어앉아 있습니다.
숨쉬기조차 버겁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유치원생: 친구들이 많이 차에 꽉 차면 불편하고 싫어요.
⊙유치원생: 막 머리가 아프고 답답해요.
⊙기자: 의자 끝부분에 걸터앉아 있거나 차 유리창을 붙잡고 서 있는 어린이도 있습니다.
이처럼 대부분 어린이 수송차량의 좌석들이 어른의 신체 사이즈에 맞춰 설계되어 있어 어린이가 앉아 있기에 불편한 실정입니다.
⊙어린이 수송차량 운전기사: 애들 (몸 사이즈)에 맞춰서 조절하면 다른 사람도 못 태우고 힘들죠.
⊙기자: 많은 유치원과 사설학원 차량 속에서 어린이들이 쏟아져 내립니다.
정원은 15명이거나 20명인 차량이지만 차량을 탄 어린이의 숫자는 무한정입니다.
안전 운행이 될 리 없습니다.
⊙어린이 수송차량 운전기사: 저희도 인원 채워서 다니면 좋죠.
그러나, 학원이나 유치원에서 아무래도 부담이 되겠죠.
⊙기자: 어린이들이 차를 타고 내릴 때 인솔교사도 거의 없습니다.
어린이가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는 높이의 발판도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현행 법규상 어린이 운송용 차량의 경우 색상이 노란색이어야 하고 차량 앞뒤쪽에 어린이 보호표지 부착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발판 높이는 30cm 높이 이하로 설치돼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유치원이나 사설학원들이 영세해 매달 일정액을 지불하는 지입차량을 어린이 수송버스로 대신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안전장치는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지입차량의 운전기사가 받은 액수가 낮아 유치원이나 학원, 두세 곳을 함께 운행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어린이 수송차량 운전기사: 월급이 현실에 맞게 어느 정도 올라가야 우리도 편안하게 운전하는데 그게 안되니까 왔다갔다 하다 보니 시간에 쫓기고 사고가 나죠.
⊙허 억(실장/안전생활실천 시민연합): 아이를 안전하게 수송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빨리 날러주고 빨리 한 건을 더 뛰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과속, 난폭운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기자: 현재 어린이 특별보호차량으로 등록된 차량은 3000여 대, 이보다 수백 배 많은 일반 차량들이 어떤 한 제재도 없이 어린이들을 태우고 거리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교동(반장/경찰청 교통안전과): 일반적으로 차량을 어린이 수송이라는 목적으로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도 통학버스로 신고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신고하도록 경찰서에서 강제를 못한다.
그게 근본적인 한계점입니다.
⊙기자: 아무런 대책없이 안전 사각지대에 머무르고 있는 어린이 수송버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린이들의 몫입니다.
KBS뉴스 김철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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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 무방비
    • 입력 2002-04-12 19:00:00
    뉴스 7
⊙앵커: 등하교길에 유치원이나 학원의 차를 이용하는 어린이들의 숫자가 전국적으로 하루에 1000만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앵커: 문제는 이 차들이 대부분 불법지입차량들이고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앵커: 뉴스 7초점, 오늘은 위험천만하게 운영 되고 있는 어린이 등하교 수송차량의 문제점을 김철우 기자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기자: 태권도 학원 승합차에서 내리던 10살 어린이, 옷이 문에 낀 채 승합차가 출발하는 바람에 차에 끌려가다 숨졌습니다. 이 같은 사고는 한해 10여 건 이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내렸는지 운전기사가 확인하지 않은 채 차량을 출발시켜 발생한 참사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운행하는 승합차입니다. 골목을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는 차 안에서 어린이들이 운전기사 좌석 등받이에 매달려 있습니다. 한 어린이는 운전기사석과 조수석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터앉아 있기까지 합니다. 안전띠를 한 어린이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린이집 관계자: 애들이 답답해 하니까 (안전띠를) 그냥 빼 버려요. ⊙기자: 좌석에 어린이 5명이 마치 짐짝처럼 끼어앉아 있습니다. 숨쉬기조차 버겁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유치원생: 친구들이 많이 차에 꽉 차면 불편하고 싫어요. ⊙유치원생: 막 머리가 아프고 답답해요. ⊙기자: 의자 끝부분에 걸터앉아 있거나 차 유리창을 붙잡고 서 있는 어린이도 있습니다. 이처럼 대부분 어린이 수송차량의 좌석들이 어른의 신체 사이즈에 맞춰 설계되어 있어 어린이가 앉아 있기에 불편한 실정입니다. ⊙어린이 수송차량 운전기사: 애들 (몸 사이즈)에 맞춰서 조절하면 다른 사람도 못 태우고 힘들죠. ⊙기자: 많은 유치원과 사설학원 차량 속에서 어린이들이 쏟아져 내립니다. 정원은 15명이거나 20명인 차량이지만 차량을 탄 어린이의 숫자는 무한정입니다. 안전 운행이 될 리 없습니다. ⊙어린이 수송차량 운전기사: 저희도 인원 채워서 다니면 좋죠. 그러나, 학원이나 유치원에서 아무래도 부담이 되겠죠. ⊙기자: 어린이들이 차를 타고 내릴 때 인솔교사도 거의 없습니다. 어린이가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는 높이의 발판도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현행 법규상 어린이 운송용 차량의 경우 색상이 노란색이어야 하고 차량 앞뒤쪽에 어린이 보호표지 부착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발판 높이는 30cm 높이 이하로 설치돼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유치원이나 사설학원들이 영세해 매달 일정액을 지불하는 지입차량을 어린이 수송버스로 대신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안전장치는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지입차량의 운전기사가 받은 액수가 낮아 유치원이나 학원, 두세 곳을 함께 운행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어린이 수송차량 운전기사: 월급이 현실에 맞게 어느 정도 올라가야 우리도 편안하게 운전하는데 그게 안되니까 왔다갔다 하다 보니 시간에 쫓기고 사고가 나죠. ⊙허 억(실장/안전생활실천 시민연합): 아이를 안전하게 수송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빨리 날러주고 빨리 한 건을 더 뛰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과속, 난폭운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기자: 현재 어린이 특별보호차량으로 등록된 차량은 3000여 대, 이보다 수백 배 많은 일반 차량들이 어떤 한 제재도 없이 어린이들을 태우고 거리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교동(반장/경찰청 교통안전과): 일반적으로 차량을 어린이 수송이라는 목적으로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도 통학버스로 신고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신고하도록 경찰서에서 강제를 못한다. 그게 근본적인 한계점입니다. ⊙기자: 아무런 대책없이 안전 사각지대에 머무르고 있는 어린이 수송버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린이들의 몫입니다. KBS뉴스 김철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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