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이슈] IS, 동남아에 ‘칼리프 국가’ 노린다

입력 2017.06.24 (21:42) 수정 2017.06.2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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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필리핀 정부가 남부 민다나오섬에서 IS를 추종하는 반군과 한 달째 교전을 이어가면서 사상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IS는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에 필리핀 등에 대한 공격 명령을 내리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중동에서 세력이 위축된 IS가 무슬림이 많은 동남아시아에 새로운 거점을 만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주 핫이슈 보도본부 국제부 연결합니다.

<리포트>

필리핀 남부에 있는 민다나오섬, 해안가 마을에 IS의 검은색 깃발이 펄럭입니다.

'알라는 유일신이다'는 문장과 무함마드의 인장을 의미하는 둥근 원이 그려져 있습니다.

IS의 점령지를 뜻하는 것입니다.

마라위시 일부를 장악한 IS 추종 반군들, 중화기로 무장하고 곳곳에서 정부군과 교전을 벌입니다.

머리에 두건을 쓰고 자신들이 IS 대원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IS는 이 영상이 지난 12일 촬영됐다고 밝히고 마라위시의 약 20%를 장악하고 있다며 기독교인 5명도 처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달 23일, IS를 추종하는 필리핀 반군이 민다나오섬 마리위시를 기습 점거하면서 정부군과 반군 간의 교전이 시작됐습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민다나오섬 전체에 계엄령을 내린 가운데 대규모 반군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정부군이 탈환에 성공한 마을, 군과 경찰이 집안 곳곳을 수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마로우 라타나(필리핀 경찰) : "집집마다 수색을 하는데 집안에 무엇이 있는지, 누가 있는지 알 수 없으니까 굉장히 위험합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애초 필리핀 독립기념일인 12일까지 마라위시 탈환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치열한 교전은 한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민간인 2천여 명이 도심에 남아 있는 데다 반군 100여 명은 민간인을 인질로 잡고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습니다.

시내 곳곳에서 벌어지는 근접 교전, 지금까지 정부군 59명, 반군 225명 등 최소 320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또 30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19명이 질병으로 숨졌습니다.

사태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IS가 필리핀의 대표적인 무슬림 거주지역인 민다나오에 동남아의 '칼리프 국가'를 세우려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호세 칼리다(필리핀 법무차관) : "IS를 추종하는 외국 테러범들이 시리아나 이라크로 가기 어렵게 되자 필리핀을 선택한 것입니다. 마우테 반군들은 이들과 함께 민다나오 섬을 IS 깃발 아래 두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살된 반군 가운데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체첸, 사우디 출신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인도네시아의 IS 연계 조직도 이번 사태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IS가 본거지인 시리아에서 밀리면서 추종 반군들을 동남아지역 거점 확보에 대거 동원한 것으로 필리핀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남부지역에 IS의 20개 세포조직이 활동하고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주변국들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인 2명이 파키스탄에서 IS에 납치 살해된 데 이어 경찰관 3명이 IS 연계 무장대원의 공격을 받고 숨졌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처음으로 여성 추종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싱가포르 내부무는 IS 관련 내용을 온라인에 유포한 20대 유치원 보조교사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3국은 IS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섰습니다.

IS 추종세력의 필리핀 밀입국 차단을 위해 19일부터 합동 순찰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리아미자드 리아쿠두(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 : "조직이 구축됨에 따라 IS가 테러할 목적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해졌습니다. 3국은 IS 추종 조직이 더 커지기 전에 파괴할 것입니다."

그러나 반군과 교전을 벌이는 필리핀이 계엄령을 놓고 반대 여론에 부딪혔고, 미군의 지원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반미 감정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테디 카시노(새 애국 동맹 대변인) : "(필리핀이 시리아가 되길 원치 않습니다.) 미군은 필리핀을 떠나야 합니다. 민다나오에서의 전쟁은 필리핀 사람들끼리 해결해야 합니다. 미군 개입은 사태를 더 악화시킬 뿐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미군에 지원 요청을 한 적이 없다며 수습에 나설 정도입니다.

<인터뷰>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 : "(미군 참여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나는 미군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알지도 못했습니다. 미군에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습니다."

시리아에서는 IS 수괴인 알바그다디가 공습으로 제거됐다는 정보가 러시아에서 흘러나온 가운데 IS의 수도격인 라카 탈환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동에서 세력이 약화된 IS가 무슬림 기반이 있는 동남아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이 지역의 테러 공포도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최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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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 이슈] IS, 동남아에 ‘칼리프 국가’ 노린다
    • 입력 2017-06-24 22:14:26
    • 수정2017-06-24 22:27:11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멘트>

필리핀 정부가 남부 민다나오섬에서 IS를 추종하는 반군과 한 달째 교전을 이어가면서 사상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IS는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에 필리핀 등에 대한 공격 명령을 내리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중동에서 세력이 위축된 IS가 무슬림이 많은 동남아시아에 새로운 거점을 만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주 핫이슈 보도본부 국제부 연결합니다.

<리포트>

필리핀 남부에 있는 민다나오섬, 해안가 마을에 IS의 검은색 깃발이 펄럭입니다.

'알라는 유일신이다'는 문장과 무함마드의 인장을 의미하는 둥근 원이 그려져 있습니다.

IS의 점령지를 뜻하는 것입니다.

마라위시 일부를 장악한 IS 추종 반군들, 중화기로 무장하고 곳곳에서 정부군과 교전을 벌입니다.

머리에 두건을 쓰고 자신들이 IS 대원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IS는 이 영상이 지난 12일 촬영됐다고 밝히고 마라위시의 약 20%를 장악하고 있다며 기독교인 5명도 처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달 23일, IS를 추종하는 필리핀 반군이 민다나오섬 마리위시를 기습 점거하면서 정부군과 반군 간의 교전이 시작됐습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민다나오섬 전체에 계엄령을 내린 가운데 대규모 반군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정부군이 탈환에 성공한 마을, 군과 경찰이 집안 곳곳을 수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마로우 라타나(필리핀 경찰) : "집집마다 수색을 하는데 집안에 무엇이 있는지, 누가 있는지 알 수 없으니까 굉장히 위험합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애초 필리핀 독립기념일인 12일까지 마라위시 탈환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치열한 교전은 한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민간인 2천여 명이 도심에 남아 있는 데다 반군 100여 명은 민간인을 인질로 잡고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습니다.

시내 곳곳에서 벌어지는 근접 교전, 지금까지 정부군 59명, 반군 225명 등 최소 320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또 30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19명이 질병으로 숨졌습니다.

사태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IS가 필리핀의 대표적인 무슬림 거주지역인 민다나오에 동남아의 '칼리프 국가'를 세우려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호세 칼리다(필리핀 법무차관) : "IS를 추종하는 외국 테러범들이 시리아나 이라크로 가기 어렵게 되자 필리핀을 선택한 것입니다. 마우테 반군들은 이들과 함께 민다나오 섬을 IS 깃발 아래 두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살된 반군 가운데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체첸, 사우디 출신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인도네시아의 IS 연계 조직도 이번 사태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IS가 본거지인 시리아에서 밀리면서 추종 반군들을 동남아지역 거점 확보에 대거 동원한 것으로 필리핀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남부지역에 IS의 20개 세포조직이 활동하고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주변국들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인 2명이 파키스탄에서 IS에 납치 살해된 데 이어 경찰관 3명이 IS 연계 무장대원의 공격을 받고 숨졌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처음으로 여성 추종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싱가포르 내부무는 IS 관련 내용을 온라인에 유포한 20대 유치원 보조교사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3국은 IS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섰습니다.

IS 추종세력의 필리핀 밀입국 차단을 위해 19일부터 합동 순찰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리아미자드 리아쿠두(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 : "조직이 구축됨에 따라 IS가 테러할 목적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해졌습니다. 3국은 IS 추종 조직이 더 커지기 전에 파괴할 것입니다."

그러나 반군과 교전을 벌이는 필리핀이 계엄령을 놓고 반대 여론에 부딪혔고, 미군의 지원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반미 감정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테디 카시노(새 애국 동맹 대변인) : "(필리핀이 시리아가 되길 원치 않습니다.) 미군은 필리핀을 떠나야 합니다. 민다나오에서의 전쟁은 필리핀 사람들끼리 해결해야 합니다. 미군 개입은 사태를 더 악화시킬 뿐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미군에 지원 요청을 한 적이 없다며 수습에 나설 정도입니다.

<인터뷰>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 : "(미군 참여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나는 미군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알지도 못했습니다. 미군에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습니다."

시리아에서는 IS 수괴인 알바그다디가 공습으로 제거됐다는 정보가 러시아에서 흘러나온 가운데 IS의 수도격인 라카 탈환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동에서 세력이 약화된 IS가 무슬림 기반이 있는 동남아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이 지역의 테러 공포도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최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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