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기자 꿀! 정보] 웃음과 해학 가득…마을 벽에 스며든 민화

입력 2017.08.02 (08:40) 수정 2017.08.02 (10: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똑! 기자 꿀! 정보> 걷기 좋은 골목길을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전국의 유명 해수욕장과 산, 계곡은 피서객들로 넘쳐나고 있는데요.

어디로 갈지 아직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충북 제천으로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호수와 명산이 어우러진 청풍호반 뿐만 아니라 유행가 ‘울고 넘는 박달재’로 유명한 박달재 등 이름난 관광명소가 참 많은데요.

제천에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골목이 있다고요. 정지주 기자?

<기자 멘트>

언제부터인가 골목 벽을 벽화로 물들인 곳들이 인깁니다.

부산에 감천문화마을,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이 있다면 제천엔 이곳이 있습니다.

아름답고 익살스러운 우리의 ‘민화’를 주제로 삼은 곳. 전국에서 유일하다는데요.

바로, 충북 제천 교동 민화마을입니다.

민초들의 소박한 희망이 담긴 가장 한국적인 그림 민화가 동네 벽에 스며들었고요.

민화 체험해 볼 수 있는 공방도 다양합니다.

길도 재밌는데요.

장원급제하고 출세한다는 길 등 수험생이라면 꼭 가야 할 것 같은 길들이 다채롭습니다.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도 손색, 없는데요.

제천 교동 민화마을로 지금 떠나보시죠.

<리포트>

겹겹이 이어진 산이 물결처럼 흐르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충북 제천입니다.

이곳의 숨은 명소 교동 민화마을인데요.

그 초입에 제천향교 있습니다.

고려 마지막 왕 공양왕 때 세워진 일종의 교육기관이죠.

향교 맞은편부터 민화마을 골목 시작되는데요.

나지막한 단층집 담벼락에 민화, 내려앉았습니다.

민초들의 소박한 희망이 담긴 한국적인 그림이죠.

<인터뷰> 이재신(교동 민화마을 협동조합 이사) : "2015년에 벽화를 민화로 조성했습니다. 그래서 지붕 없는 민화 박물관 형태로 만들고 민화 속에 담겨있는 주제와 의미가 장생, 평생, 화목, 부귀영화(인데) 이런 것들을 빌고 바라는 분들이 많이 오는 편입니다."

마을 가운데, 육거리를 중심으로 골목 펼쳐졌습니다.

모두 7개의 테마길 있는데요.

규모가 크지 않아 한 시간 정도면 돌아 볼 수 있습니다.

먼저, 향교 앞 골목부터 걸어볼까요.

이곳은 학업성취를 테마로 한 길입니다.

커다란 잉어 한 마리, 바닥을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물고기가 용이 된다는 ‘어변성룡도’입니다.

선비들이 합격을 다짐하며 보던 민화인데요. 뿐만 아닙니다.

불로장생의 존재로 상징되는 달 토끼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재희(교동 민화마을 협동조합원) : "민화는 백성들의 꿈을 담은 그림인데요. ‘어변성룡도’는 잉어가 용으로 변하기 위해 거센 물살을 헤치고 올라가서 자기의 큰 뜻을 이룬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녹취> "소원을 같이 생각하면서 하나, 둘, 셋!"

민화를 보며 행운을 기원하는 거죠~

소원 이뤄질 듯합니다.

이곳, 2년 전만해도 외진 달동네였는데요.

지역 예술인들이 모여 쓰러져가던 집 담벼락에 민화와 벽화를 그려 넣었습니다.

그 수만 해도, 150여 점에 달하는데요.

입소문 나면서 소원성취 바라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게 됐습니다.

<인터뷰> 허인숙(충북 제천시) : "어린 친구들이 지금은 공부와 학업에 많이 지쳐 있지만 이렇게 힘든 과정을 겪다 보면 친구들이 뜻한 바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고요."

<인터뷰> 황지현(충북 제천시) : "아이가 화가의 꿈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여러 가지 색감을 보여주니까 아이들한테도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녹취> "여기가 ‘출셋길’입니다."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이곳 출셋길입니다.

힘들어도 이 계단 다 오르면 출세한다는 곳이죠.

<녹취> "출세했다!"

출셋길 지나 이번엔 장원급제길입니다.

출세해 세상에 이름을 드날린다는 뜻이죠.

입신양명을 바라는 민화, 곳곳에 숨어 있는데요.

과거를 보러 가던 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의 애틋한 전설 깃들어 있습니다.

학업성취, 출세, 장원급제길 걸었다면~

이 가게 꼭 들러야 합니다.

출세를 위한 화룡점정~

용한 기운 담긴 용빵 가게인데요.

<녹취> "저희 용빵 세 개 주세요."

정말 용처럼 생겼죠.

그러나 용은 안 들었습니다.

용 모양 틀에 밀가루 반죽 넣고요.

팥 듬뿍 올립니다.

여기에 달콤한 슈크림도 살포시 얹어주고요.

반죽 덮어 구워줍니다.

10분 후, 뚜껑을 열면 겉모습부터 용맹스럽습니다.

바로 용빵입니다.

<인터뷰> 채금숙(교동 민화마을 협동조합원) : "민화 속에 나오는 용을 빵으로 만들어서 (용빵) 드시고 복 많이 받고 출세하라고 빵을 만들었어요."

<녹취> “여기 있습니다.”

<녹취> “와 진짜 용이랑 똑같이 생겼네요.”

<녹취> “여의주도 있어.”

<녹취> “정말 신기하다. 똑같아.”

민화마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용빵~ 시험에 합격하고 출세한다는 전설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맛, 더 특별합니다.

<인터뷰> 김세희(서울시 강남구) : "용빵이 정말 용이랑 똑같이 생겨서 신기하고 내일 당장 시험을 보면, 잘 볼 것 같아요."

<인터뷰> 이하정(서울시 도봉구) : "머리의 팥과 꼬리의 슈크림이 너무 달콤해서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입니다."

이번엔 마을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추억의 길, 가봅니다.

어깨 높이의 담벼락엔 민화 아닌, 만화 가득합니다.

빨강머리앤, 미래소년 코난 등 벽화 50여 점이 있습니다.

오줌싸개 소년부터 말뚝 박기까지 옛 추억 샘솟습니다.

<녹취> “이건 고무줄놀이다.”

이것하면 해 떨어지는 줄 몰랐죠.

일명, 사방치기로 불리는 돌차기입니다.

땅에 놀이판을 그리고 돌을 이용해 노는 놀이인데요.

<인터뷰> 김건희(충북 괴산군) : "옛날에 골목에서 이런 놀이 많이 하고 놀았는데요. 이렇게 지금 해보니까 새록새록 (옛날) 생각나고 너무 좋아요."

교동 민화 마을의 중심, 육거리 방향으로 계속 걸어볼까요.

걷다 보면 공방들, 옹기종기 모인 공방촌 마주합니다.

이보다 화려할 순 없죠. 한지 부채 시선 끄는데요.

손수건과 미니찻상 속에도 민화 담겼습니다.

작품 다양하죠.

민화의 변신, 어디까지 일까요.

공방 안, 작업실로 들어가 봅니다.

<녹취> "모란도, 연화도, 복숭아 소과도가 있어요."

이 모두, 민화에서 빠질 수 없는데요.

자손번창을 기원하는 소과도와 연화도,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도까지 직접 그려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드는 것, 민화 문팹니다.

붓 끝에 힘을 실어 복숭아 소과도, 그려 보는데요.

정성 다해 색 채워주고, 마지막에 이름까지 새겨주면 문패 완성됩니다.

<녹취> “어때?”

<녹취> “예뻐.”

<녹취> “복이 들어올 것 같지?”

<녹취> “어. 대박!”

<인터뷰> 송명양(경기도 부천시) : "너무 예뻐요. 복이 들어올 것 같아요."

소박한 희망, 담았습니다.

정겨움과 익살스러움이 넘치는 곳, 제천 교동 민화마을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똑! 기자 꿀! 정보] 웃음과 해학 가득…마을 벽에 스며든 민화
    • 입력 2017-08-02 08:41:41
    • 수정2017-08-02 10:22:33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똑! 기자 꿀! 정보> 걷기 좋은 골목길을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전국의 유명 해수욕장과 산, 계곡은 피서객들로 넘쳐나고 있는데요.

어디로 갈지 아직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충북 제천으로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호수와 명산이 어우러진 청풍호반 뿐만 아니라 유행가 ‘울고 넘는 박달재’로 유명한 박달재 등 이름난 관광명소가 참 많은데요.

제천에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골목이 있다고요. 정지주 기자?

<기자 멘트>

언제부터인가 골목 벽을 벽화로 물들인 곳들이 인깁니다.

부산에 감천문화마을,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이 있다면 제천엔 이곳이 있습니다.

아름답고 익살스러운 우리의 ‘민화’를 주제로 삼은 곳. 전국에서 유일하다는데요.

바로, 충북 제천 교동 민화마을입니다.

민초들의 소박한 희망이 담긴 가장 한국적인 그림 민화가 동네 벽에 스며들었고요.

민화 체험해 볼 수 있는 공방도 다양합니다.

길도 재밌는데요.

장원급제하고 출세한다는 길 등 수험생이라면 꼭 가야 할 것 같은 길들이 다채롭습니다.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도 손색, 없는데요.

제천 교동 민화마을로 지금 떠나보시죠.

<리포트>

겹겹이 이어진 산이 물결처럼 흐르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충북 제천입니다.

이곳의 숨은 명소 교동 민화마을인데요.

그 초입에 제천향교 있습니다.

고려 마지막 왕 공양왕 때 세워진 일종의 교육기관이죠.

향교 맞은편부터 민화마을 골목 시작되는데요.

나지막한 단층집 담벼락에 민화, 내려앉았습니다.

민초들의 소박한 희망이 담긴 한국적인 그림이죠.

<인터뷰> 이재신(교동 민화마을 협동조합 이사) : "2015년에 벽화를 민화로 조성했습니다. 그래서 지붕 없는 민화 박물관 형태로 만들고 민화 속에 담겨있는 주제와 의미가 장생, 평생, 화목, 부귀영화(인데) 이런 것들을 빌고 바라는 분들이 많이 오는 편입니다."

마을 가운데, 육거리를 중심으로 골목 펼쳐졌습니다.

모두 7개의 테마길 있는데요.

규모가 크지 않아 한 시간 정도면 돌아 볼 수 있습니다.

먼저, 향교 앞 골목부터 걸어볼까요.

이곳은 학업성취를 테마로 한 길입니다.

커다란 잉어 한 마리, 바닥을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물고기가 용이 된다는 ‘어변성룡도’입니다.

선비들이 합격을 다짐하며 보던 민화인데요. 뿐만 아닙니다.

불로장생의 존재로 상징되는 달 토끼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재희(교동 민화마을 협동조합원) : "민화는 백성들의 꿈을 담은 그림인데요. ‘어변성룡도’는 잉어가 용으로 변하기 위해 거센 물살을 헤치고 올라가서 자기의 큰 뜻을 이룬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녹취> "소원을 같이 생각하면서 하나, 둘, 셋!"

민화를 보며 행운을 기원하는 거죠~

소원 이뤄질 듯합니다.

이곳, 2년 전만해도 외진 달동네였는데요.

지역 예술인들이 모여 쓰러져가던 집 담벼락에 민화와 벽화를 그려 넣었습니다.

그 수만 해도, 150여 점에 달하는데요.

입소문 나면서 소원성취 바라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게 됐습니다.

<인터뷰> 허인숙(충북 제천시) : "어린 친구들이 지금은 공부와 학업에 많이 지쳐 있지만 이렇게 힘든 과정을 겪다 보면 친구들이 뜻한 바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고요."

<인터뷰> 황지현(충북 제천시) : "아이가 화가의 꿈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여러 가지 색감을 보여주니까 아이들한테도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녹취> "여기가 ‘출셋길’입니다."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이곳 출셋길입니다.

힘들어도 이 계단 다 오르면 출세한다는 곳이죠.

<녹취> "출세했다!"

출셋길 지나 이번엔 장원급제길입니다.

출세해 세상에 이름을 드날린다는 뜻이죠.

입신양명을 바라는 민화, 곳곳에 숨어 있는데요.

과거를 보러 가던 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의 애틋한 전설 깃들어 있습니다.

학업성취, 출세, 장원급제길 걸었다면~

이 가게 꼭 들러야 합니다.

출세를 위한 화룡점정~

용한 기운 담긴 용빵 가게인데요.

<녹취> "저희 용빵 세 개 주세요."

정말 용처럼 생겼죠.

그러나 용은 안 들었습니다.

용 모양 틀에 밀가루 반죽 넣고요.

팥 듬뿍 올립니다.

여기에 달콤한 슈크림도 살포시 얹어주고요.

반죽 덮어 구워줍니다.

10분 후, 뚜껑을 열면 겉모습부터 용맹스럽습니다.

바로 용빵입니다.

<인터뷰> 채금숙(교동 민화마을 협동조합원) : "민화 속에 나오는 용을 빵으로 만들어서 (용빵) 드시고 복 많이 받고 출세하라고 빵을 만들었어요."

<녹취> “여기 있습니다.”

<녹취> “와 진짜 용이랑 똑같이 생겼네요.”

<녹취> “여의주도 있어.”

<녹취> “정말 신기하다. 똑같아.”

민화마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용빵~ 시험에 합격하고 출세한다는 전설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맛, 더 특별합니다.

<인터뷰> 김세희(서울시 강남구) : "용빵이 정말 용이랑 똑같이 생겨서 신기하고 내일 당장 시험을 보면, 잘 볼 것 같아요."

<인터뷰> 이하정(서울시 도봉구) : "머리의 팥과 꼬리의 슈크림이 너무 달콤해서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입니다."

이번엔 마을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추억의 길, 가봅니다.

어깨 높이의 담벼락엔 민화 아닌, 만화 가득합니다.

빨강머리앤, 미래소년 코난 등 벽화 50여 점이 있습니다.

오줌싸개 소년부터 말뚝 박기까지 옛 추억 샘솟습니다.

<녹취> “이건 고무줄놀이다.”

이것하면 해 떨어지는 줄 몰랐죠.

일명, 사방치기로 불리는 돌차기입니다.

땅에 놀이판을 그리고 돌을 이용해 노는 놀이인데요.

<인터뷰> 김건희(충북 괴산군) : "옛날에 골목에서 이런 놀이 많이 하고 놀았는데요. 이렇게 지금 해보니까 새록새록 (옛날) 생각나고 너무 좋아요."

교동 민화 마을의 중심, 육거리 방향으로 계속 걸어볼까요.

걷다 보면 공방들, 옹기종기 모인 공방촌 마주합니다.

이보다 화려할 순 없죠. 한지 부채 시선 끄는데요.

손수건과 미니찻상 속에도 민화 담겼습니다.

작품 다양하죠.

민화의 변신, 어디까지 일까요.

공방 안, 작업실로 들어가 봅니다.

<녹취> "모란도, 연화도, 복숭아 소과도가 있어요."

이 모두, 민화에서 빠질 수 없는데요.

자손번창을 기원하는 소과도와 연화도,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도까지 직접 그려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드는 것, 민화 문팹니다.

붓 끝에 힘을 실어 복숭아 소과도, 그려 보는데요.

정성 다해 색 채워주고, 마지막에 이름까지 새겨주면 문패 완성됩니다.

<녹취> “어때?”

<녹취> “예뻐.”

<녹취> “복이 들어올 것 같지?”

<녹취> “어. 대박!”

<인터뷰> 송명양(경기도 부천시) : "너무 예뻐요. 복이 들어올 것 같아요."

소박한 희망, 담았습니다.

정겨움과 익살스러움이 넘치는 곳, 제천 교동 민화마을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