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함·잠수함 설계도, 北 해커에 털렸다

<앵커 멘트>

북한이 지난해 4월, 우리 해군의 군함을 건조하는 <대우 조선 해양>을 해킹해, 내부 자료 4만 건을 빼내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료 가운데는 우리 군의 핵심전력인 이지스함과 잠수함 설계도 등 중요 군사기밀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남승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한 율곡이이함입니다.

수백 개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20여 개 목표물을 한 번에 공격할 수 있습니다.

율곡이이함 등 우리 군함을 제작한 대우조선해양 내부 자료 4만여 건이 지난해 4월 해킹 공격을 받아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군 기무사령부는 해킹 기법과 접속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북한 소행이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문제는 해당 자료들 속에 율곡이이함과 장보고-III 잠수함, 통영함, 울산급 배치-II 차기 호위함의 설계도와 건조기술·무기체계 자료 등 60여 건의 기밀까지 포함됐다는 겁니다.

우리 군 시스템의 취약점이 북한에 노출되거나, 장점이 북한 무기 개발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녹취> 경대수(의원/국회 국방위원회) : "(우리 체계의) 허점을 파고드는 적의 기만과 회피 전술, 이런 거를 우리가 어떻게 극복하느냐,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

<녹취> 송영무(국방부 장관) : "맞습니다. 장비에 대한 능력 같은 것은 다시 버전업시키고 이렇게 해야 하겠습니다."

나머지 일반 자료 4만여 건 역시, 북한이 빅 데이터로 종합 분석해 유의미한 정보를 도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 해킹 사태를 계기로, 안보에 직결되는 방위사업 기밀 보안을 민간기업에 맡기는 현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