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구조된 생존자들 가족 생각이 살렸다

입력 1995.07.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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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아 앵커 :

어젯밤 사고발생 5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24명의 생환자들이 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의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은 남겨진 가족들의 모습이 눈앞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홍철 기자가 이들 생존자들을 만나 봤습니다.


이홍철 기자 :

어제 기적적으로 구출된 24명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임춘화씨. 임춘화씨가 한계의 상황에서도 51시간이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41살이란 늦은 나이에 얻은 아들 때문이었습니다.


임춘화 (생환자) :

막내 그거 하나 있는데, 남은……. 지키고 내가 죽더라도 죽어야 할 텐데. 그것 못하고 죽는구나. 아니다 살아야지 내가 왜죽어…….


이홍철 기자 :

임춘화씨는 모레면 65번째 맞이하는 생일입니다.


이임숙 (임춘화씨의 딸) :

완전히 인제 새로 태어나신 어머님의 돌상을 차려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이홍철 기자 :

같은 병실 맞은편에 누워있는 한춘자씨. 한춘자씨도 사고 다음날이 친정어머니와 한날 같이 맞이하는 46번째 생일이었습니다.


한춘자 (생환자) :

오늘 내가 조금 늦게 갈 거 같다고. 엄마하고 통화를 했었거든요. 그래서 조금 늦게 오려니 하고 저녁도 조금 늦게 준비를 하셨대요. 저녁이나 해서 가족끼리 모여 밥이나 먹자고…….


이홍철 기자 :

아들이 단둘이 사는 어려운 살림을 도우려 백화점에 일을 나갔던 김봉숙씨는 오히려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김봉숙 (생환자) :

내가 인제 괜히 다니지 말라고 하는 걸 내가 부질없이 일을 저질러 가지고 다니다가 이 참사를…….


이홍철 기자 :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끝없는 사랑. 이들이 무덤 같은 콘크리트더미 속에서 죽음의 공포를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이었습니다.

KBS 뉴스, 이홍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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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젯밤 구조된 생존자들 가족 생각이 살렸다
    • 입력 1995-07-02 21:00:00
    뉴스 9

유정아 앵커 :

어젯밤 사고발생 5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24명의 생환자들이 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의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은 남겨진 가족들의 모습이 눈앞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홍철 기자가 이들 생존자들을 만나 봤습니다.


이홍철 기자 :

어제 기적적으로 구출된 24명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임춘화씨. 임춘화씨가 한계의 상황에서도 51시간이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41살이란 늦은 나이에 얻은 아들 때문이었습니다.


임춘화 (생환자) :

막내 그거 하나 있는데, 남은……. 지키고 내가 죽더라도 죽어야 할 텐데. 그것 못하고 죽는구나. 아니다 살아야지 내가 왜죽어…….


이홍철 기자 :

임춘화씨는 모레면 65번째 맞이하는 생일입니다.


이임숙 (임춘화씨의 딸) :

완전히 인제 새로 태어나신 어머님의 돌상을 차려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이홍철 기자 :

같은 병실 맞은편에 누워있는 한춘자씨. 한춘자씨도 사고 다음날이 친정어머니와 한날 같이 맞이하는 46번째 생일이었습니다.


한춘자 (생환자) :

오늘 내가 조금 늦게 갈 거 같다고. 엄마하고 통화를 했었거든요. 그래서 조금 늦게 오려니 하고 저녁도 조금 늦게 준비를 하셨대요. 저녁이나 해서 가족끼리 모여 밥이나 먹자고…….


이홍철 기자 :

아들이 단둘이 사는 어려운 살림을 도우려 백화점에 일을 나갔던 김봉숙씨는 오히려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김봉숙 (생환자) :

내가 인제 괜히 다니지 말라고 하는 걸 내가 부질없이 일을 저질러 가지고 다니다가 이 참사를…….


이홍철 기자 :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끝없는 사랑. 이들이 무덤 같은 콘크리트더미 속에서 죽음의 공포를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이었습니다.

KBS 뉴스, 이홍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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