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시신과 9년 동거

입력 1998.05.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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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종섭 앵커 :

죽은 남편의 시체와 함께 9년동안이나 살아온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이런 사실도 최근 이 여인이 숨진 뒤에 밝혀졌습니다. 이 여인의 목적은 무엇이었고 자그마치 9년동안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이승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이승기 기자 :

화장대 옆에 이부자리가 깔려 있는 가정집의 안방, 이불을 걷어 내자 놀랍게도 미라처럼 보이는 시체가 누워 있습니다. 바싹 마른 시체는 누렇게 변한 삼베옷이 입혀진 채 비닐로 싸여져 있습니다. 사망 일시 89년 7월 30일 오전 6시 40분이라고 쓰여진 종이가 옆에 있습니다. 죽은지 9년이 지난 것입니다.


⊙ 현장조사 경찰관 :

보통 시체를 보면 인간(시체)으로 보이는데 이 시체는 미라처럼 보인다.


⊙ 이승기 기자 :

이 시체는 평소 지병이 많았던 집주인 서석현 씨, 사망 당시 56살이었습니다. 9년동안이나 남편의 시체를 안방에 보관한 사람은 다름 아닌 부인 59살 이원봉 씨입니다. 이씨는 남편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외출은 거의 하지 않았고 이웃주민들과의 대화조차도 꺼렸습니다.


⊙ 이웃주민 :

왜 안 사냐고 사람이 없냐고 그랬더니 아저씨가 많이 아파 가지고 기도원에 가서 계신다고.


⊙ 이승기 기자 :

종교에 심취해 있던 이씨는 죽은 사람의 부활을 믿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머니께서 아버지가 부활하시리라 믿고 그렇게 놔두신 거에요?"


⊙ 서씨 큰아들 :

그렇다고 봐야죠.


⊙ 이승기 기자 :

그러나 이씨는 남편의 부활을 보지 못한 채 지난 4일 뇌출혈로 숨지면서 이 끔찍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KBS 뉴스, 이승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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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 시신과 9년 동거
    • 입력 1998-05-08 21:00:00
    뉴스 9

⊙ 길종섭 앵커 :

죽은 남편의 시체와 함께 9년동안이나 살아온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이런 사실도 최근 이 여인이 숨진 뒤에 밝혀졌습니다. 이 여인의 목적은 무엇이었고 자그마치 9년동안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이승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이승기 기자 :

화장대 옆에 이부자리가 깔려 있는 가정집의 안방, 이불을 걷어 내자 놀랍게도 미라처럼 보이는 시체가 누워 있습니다. 바싹 마른 시체는 누렇게 변한 삼베옷이 입혀진 채 비닐로 싸여져 있습니다. 사망 일시 89년 7월 30일 오전 6시 40분이라고 쓰여진 종이가 옆에 있습니다. 죽은지 9년이 지난 것입니다.


⊙ 현장조사 경찰관 :

보통 시체를 보면 인간(시체)으로 보이는데 이 시체는 미라처럼 보인다.


⊙ 이승기 기자 :

이 시체는 평소 지병이 많았던 집주인 서석현 씨, 사망 당시 56살이었습니다. 9년동안이나 남편의 시체를 안방에 보관한 사람은 다름 아닌 부인 59살 이원봉 씨입니다. 이씨는 남편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외출은 거의 하지 않았고 이웃주민들과의 대화조차도 꺼렸습니다.


⊙ 이웃주민 :

왜 안 사냐고 사람이 없냐고 그랬더니 아저씨가 많이 아파 가지고 기도원에 가서 계신다고.


⊙ 이승기 기자 :

종교에 심취해 있던 이씨는 죽은 사람의 부활을 믿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머니께서 아버지가 부활하시리라 믿고 그렇게 놔두신 거에요?"


⊙ 서씨 큰아들 :

그렇다고 봐야죠.


⊙ 이승기 기자 :

그러나 이씨는 남편의 부활을 보지 못한 채 지난 4일 뇌출혈로 숨지면서 이 끔찍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KBS 뉴스, 이승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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