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매립 쓰레기를 감춰라”…공무원이 ‘취재 정보’ 유출

입력 2019.06.18 (09:51) 수정 2019.06.1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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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해 청정지역인 제주 추자도에서 행정당국의 묵인 아래 업자들이 수십년 동안 레미콘을 불법 제조하고 폐기물을 버려 환경을 훼손했다는 것, 잇따라 보도해 드렸죠.

이 과정에서 공무원과 건설업체 간 유착 의혹이 제기되는 현장을 취재진이 포착했습니다.

문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둠이 짙게 깔린 추자도 부두.

대형 화물차 두 대가 쉴 새 없이 무언가를 실어 나릅니다.

KBS 취재팀이 추자도 석산 공유지에 폐기물이 매립돼 있다는 제보를 받고 제주시에 굴착 협조를 요청한 날, 업자가 몰래 폐기물을 다른 장소로 빼돌리는 장면입니다.

KBS가 취재할 거란 걸 공무원이 업자에게 알려준 겁니다.

당시 화물차 동선이 담긴 CCTV를 확인해보니 15톤 화물차 두 대가 협조요청 당일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반까지 7시간 넘게 폐기물을 실어 날랐습니다.

4일 오전 7시가 되자 폐기물 운반이 재개됐고 취재진이 추자도에 첫 배로 도착한 오전 10시 40분 직전에야 작업을 멈춥니다.

몰래 실어 나른 양만 50차례, 750톤에 달합니다.

건설업자는 공무원에게 연락받았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OO개발 대표/음성변조 : "좌우지간 누구한테 들었겠죠. 안 듣고 제가 하겠습니까."]

취재정보를 유출한 면사무소 측은 업자 핑계를 댑니다.

[김용덕/추자면사무소 면장 : "(건설)업자가 겁나서 기자분들 온다고 하니까 더 치운 것 같습니다. 치운 건 문제는 없습니다.”]

행정당국의 묵인 속에 30년 넘게 파괴된 추자도 석산.

취재 정보마저 업자에게 유출하면서 잘못 숨기기에 급급한 행정의 부끄러운 얼굴입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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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 매립 쓰레기를 감춰라”…공무원이 ‘취재 정보’ 유출
    • 입력 2019-06-18 09:53:16
    • 수정2019-06-18 09:56:45
    930뉴스
[앵커]

남해 청정지역인 제주 추자도에서 행정당국의 묵인 아래 업자들이 수십년 동안 레미콘을 불법 제조하고 폐기물을 버려 환경을 훼손했다는 것, 잇따라 보도해 드렸죠.

이 과정에서 공무원과 건설업체 간 유착 의혹이 제기되는 현장을 취재진이 포착했습니다.

문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둠이 짙게 깔린 추자도 부두.

대형 화물차 두 대가 쉴 새 없이 무언가를 실어 나릅니다.

KBS 취재팀이 추자도 석산 공유지에 폐기물이 매립돼 있다는 제보를 받고 제주시에 굴착 협조를 요청한 날, 업자가 몰래 폐기물을 다른 장소로 빼돌리는 장면입니다.

KBS가 취재할 거란 걸 공무원이 업자에게 알려준 겁니다.

당시 화물차 동선이 담긴 CCTV를 확인해보니 15톤 화물차 두 대가 협조요청 당일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반까지 7시간 넘게 폐기물을 실어 날랐습니다.

4일 오전 7시가 되자 폐기물 운반이 재개됐고 취재진이 추자도에 첫 배로 도착한 오전 10시 40분 직전에야 작업을 멈춥니다.

몰래 실어 나른 양만 50차례, 750톤에 달합니다.

건설업자는 공무원에게 연락받았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OO개발 대표/음성변조 : "좌우지간 누구한테 들었겠죠. 안 듣고 제가 하겠습니까."]

취재정보를 유출한 면사무소 측은 업자 핑계를 댑니다.

[김용덕/추자면사무소 면장 : "(건설)업자가 겁나서 기자분들 온다고 하니까 더 치운 것 같습니다. 치운 건 문제는 없습니다.”]

행정당국의 묵인 속에 30년 넘게 파괴된 추자도 석산.

취재 정보마저 업자에게 유출하면서 잘못 숨기기에 급급한 행정의 부끄러운 얼굴입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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