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김세연 ‘불출마’…거세지는 중진 용퇴론

입력 2019.11.18 (08:18) 수정 2019.11.1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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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구나 실감하실텐데요.

어제는 여야의 중량급 인사 두 명의 불출마 선언이 있었습니다.

다소 예상 밖의 인사들이었는데, 먼저 어제 국회 상황을 시간 순으로 돌아보겠습니다.

오전 11시30분, 국회 정론관이 술렁였습니다.

단상엔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섰습니다.

김 의원, 올해 나이 마흔 일곱이고요.

부산 금정에서 18 19 20대 총선에 내리 당선된 3선 의원인데요.

내년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당을 향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습니다.

들어보시죠.

[김세연/자유한국당 의원 :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입니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 받습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 40분 뒤 이번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3월 청와대를 나와 민주당에 복당하면서 이렇게 말했었죠.

"(당에서 원하는) 역할이 있다면 뭐든 헌신적으로 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어제는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며 총선 불출마 뜻을 전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번영이란 꿈을 민간 영역에서 펼쳐보려 한다"는 계획도 밝혔는데, 임 전 실장 측은 연말 개각 때 통일부장관 입각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당 지도부에 알리지 않은 깜짝 회견이어서 민주당, 자유한국당은 어제 하루 크게 술렁였습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임 전 실장의 불출마 결정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서 “학생운동을 할 때도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더니…” 라면서 당혹해 했습니다.

게다가 임 전 실장은 여권의 총선 전략 카드로 꼽히던 핵심 인사죠.

내년 총선에선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동작을 투입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습니다.

[임종석/전 대통령 비서실장/3월 : "(출마 지역 이야긴 많이 나누셨습니까?) 그럴 리가 있나요. 대표님 이야기 이야기 듣겠습니다."]

임 전 실장의 결단엔 현역 의원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종로 재출마 의지가 강한 것과 당내에서 제기된 운동권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 퇴진 요구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자유한국당 역시 당혹스러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김세연 의원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맡고 있고, 앞서 말씀드린대로 지역구도 탄탄한 3선 의원입니다.

김 의원은 불출마 선언과 함께 황교안 나경원 투톱을 직접 거명하며 동반 퇴진도 요구했습니다.

들어보시죠.

[김세연/자유한국당 의원 : "황교안 당 대표님, 나경원 원내대표님, 정말 죄송하게도 두 분이 앞장서시고 우리 다 같이 물러나야만 합니다."]

이에 대한 황 대표 반응 어땠을까요.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다양한 의견 잘 들어 당을 살리는 길로 가겠습니다. 당이 이기는 길로 가겠습니다."]

김 의원 여기에 한 마디 더 보탭니다.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도 있다'

앞으로 불출마 행보에 누가, 얼마나 가세하느냐에 따라 한국당내 인적 쇄신론이 더 거세질 거란 관측입니다.

보신 것처럼 정치권의 요즘 화두는 '인적 쇄신'입니다.

사람을 정리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인적 쇄신, 다시 말해 공천 물갈이는 총선 승리의 기본 공식으로 통용돼 왔습니다.

국회를 바꾸고 지역구 의원도 참신한 인물로 교체하기를 원하는 민심이 투표 결과에 반영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역대 총선에서는 주로 야당이 인적 쇄신 이슈를 먼저 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여당인 민주당이 기선을 잡았습니다.

이철희 표창원 의원을 시작으로, 불출마 선언을 민주당이 선점했습니다.

총선에서 텃밭이 아닌 험한 지역을 가겠다며 이른바 험지 출마 발표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정치 신인들로 중량급 있는 인사의 도전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윤호중/민주당 사무총장/총선기획단장 : "전국 어디에서나 승리할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드는데에 아주 핵심적이고 전략적인 지역이다."]

한국당에서도 험지 출마를 놓고 격론이 오가는 중이죠.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의 유행어!

["하와이로 가라. 거기가서 좀 있으면 안되겠나? (니가 가라, 하와이.)"]

그 시절 명대사가 한국당에서 다시 등장했습니다.

당내 초·재선 의원들이 ‘3선 이상 중진 험지 출마론’을 제기하자 영남 지역 출마설이 도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이렇게 맞받았습니다.

[홍준표/전 자유한국당 대표 : "자기는 따뜻한 자기 고향에 앉아가지고 선배들 보고 험지 가라. 장동건이 한 유명한 대사가 있어요. 니가 가라 하와이."]

험난한 땅’을 뜻하는 험지. 용기있는 퇴진을 뜻하는 용퇴, 이를 둘러싼 각 당의 복잡한 속앓이는 총선 후보등록 시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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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종석·김세연 ‘불출마’…거세지는 중진 용퇴론
    • 입력 2019-11-18 08:20:31
    • 수정2019-11-18 09: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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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구나 실감하실텐데요.

어제는 여야의 중량급 인사 두 명의 불출마 선언이 있었습니다.

다소 예상 밖의 인사들이었는데, 먼저 어제 국회 상황을 시간 순으로 돌아보겠습니다.

오전 11시30분, 국회 정론관이 술렁였습니다.

단상엔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섰습니다.

김 의원, 올해 나이 마흔 일곱이고요.

부산 금정에서 18 19 20대 총선에 내리 당선된 3선 의원인데요.

내년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당을 향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습니다.

들어보시죠.

[김세연/자유한국당 의원 :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입니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 받습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 40분 뒤 이번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3월 청와대를 나와 민주당에 복당하면서 이렇게 말했었죠.

"(당에서 원하는) 역할이 있다면 뭐든 헌신적으로 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어제는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며 총선 불출마 뜻을 전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번영이란 꿈을 민간 영역에서 펼쳐보려 한다"는 계획도 밝혔는데, 임 전 실장 측은 연말 개각 때 통일부장관 입각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당 지도부에 알리지 않은 깜짝 회견이어서 민주당, 자유한국당은 어제 하루 크게 술렁였습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임 전 실장의 불출마 결정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서 “학생운동을 할 때도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더니…” 라면서 당혹해 했습니다.

게다가 임 전 실장은 여권의 총선 전략 카드로 꼽히던 핵심 인사죠.

내년 총선에선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동작을 투입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습니다.

[임종석/전 대통령 비서실장/3월 : "(출마 지역 이야긴 많이 나누셨습니까?) 그럴 리가 있나요. 대표님 이야기 이야기 듣겠습니다."]

임 전 실장의 결단엔 현역 의원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종로 재출마 의지가 강한 것과 당내에서 제기된 운동권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 퇴진 요구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자유한국당 역시 당혹스러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김세연 의원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맡고 있고, 앞서 말씀드린대로 지역구도 탄탄한 3선 의원입니다.

김 의원은 불출마 선언과 함께 황교안 나경원 투톱을 직접 거명하며 동반 퇴진도 요구했습니다.

들어보시죠.

[김세연/자유한국당 의원 : "황교안 당 대표님, 나경원 원내대표님, 정말 죄송하게도 두 분이 앞장서시고 우리 다 같이 물러나야만 합니다."]

이에 대한 황 대표 반응 어땠을까요.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다양한 의견 잘 들어 당을 살리는 길로 가겠습니다. 당이 이기는 길로 가겠습니다."]

김 의원 여기에 한 마디 더 보탭니다.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도 있다'

앞으로 불출마 행보에 누가, 얼마나 가세하느냐에 따라 한국당내 인적 쇄신론이 더 거세질 거란 관측입니다.

보신 것처럼 정치권의 요즘 화두는 '인적 쇄신'입니다.

사람을 정리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인적 쇄신, 다시 말해 공천 물갈이는 총선 승리의 기본 공식으로 통용돼 왔습니다.

국회를 바꾸고 지역구 의원도 참신한 인물로 교체하기를 원하는 민심이 투표 결과에 반영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역대 총선에서는 주로 야당이 인적 쇄신 이슈를 먼저 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여당인 민주당이 기선을 잡았습니다.

이철희 표창원 의원을 시작으로, 불출마 선언을 민주당이 선점했습니다.

총선에서 텃밭이 아닌 험한 지역을 가겠다며 이른바 험지 출마 발표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정치 신인들로 중량급 있는 인사의 도전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윤호중/민주당 사무총장/총선기획단장 : "전국 어디에서나 승리할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드는데에 아주 핵심적이고 전략적인 지역이다."]

한국당에서도 험지 출마를 놓고 격론이 오가는 중이죠.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의 유행어!

["하와이로 가라. 거기가서 좀 있으면 안되겠나? (니가 가라, 하와이.)"]

그 시절 명대사가 한국당에서 다시 등장했습니다.

당내 초·재선 의원들이 ‘3선 이상 중진 험지 출마론’을 제기하자 영남 지역 출마설이 도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이렇게 맞받았습니다.

[홍준표/전 자유한국당 대표 : "자기는 따뜻한 자기 고향에 앉아가지고 선배들 보고 험지 가라. 장동건이 한 유명한 대사가 있어요. 니가 가라 하와이."]

험난한 땅’을 뜻하는 험지. 용기있는 퇴진을 뜻하는 용퇴, 이를 둘러싼 각 당의 복잡한 속앓이는 총선 후보등록 시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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