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홍콩 시위 6개월…“80만 명 또 거리로”

입력 2019.12.09 (20:34) 수정 2019.12.09 (21: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홍콩 시위가 시작된 지 오늘로 6개월을 맞았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범민주 진영의 압승으로 끝난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집회가 열렸고 80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특파원 연결해서 자세히 듣겠습니다. 최영은 특파원! 어제 시위, 평화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았는데 어땠습니까?

[기자]

네, 어제 열린 집회, 이전 시위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경찰도 넉 달 만에 집회를 허가하고, 시위대도 약속된 규정을 잘 지키면서 큰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어제 오후 홍콩의 모습입니다.

도심 전체가 거대한 집회장으로 변했습니다.

주최 측 추산 8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딱 6개월 전이죠.

백만 시민이 참여하면서 송환법 반대 시위의 시작을 알렸던 그때 그 빅토리아 공원에서 행진이 시작돼서 금융 중심지인 센트럴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번 시위는 '세계 인권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진행된 건데요.

어제는 마침 시위 현장에서 추락한 대학생이 숨진 지 딱 한 달이 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잭/홍콩 시민 : "오늘 국제인권을 위해 행진하는 겁니다. 홍콩 시민으로서 인권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해 싸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시위대가 요구하는 건 확고합니다.

행정장관 직선제 등 '5대 사항'을 받아들이라는 겁니다.

[홍콩 시민 : "지난 투표결과는 여론이 정부 생각과 다르다는 걸 보여줬어요. 홍콩 정부는 시민들 목소리도, 5대 요구사항도 듣지 않았어요."]

[에릭 라이/민간인권전선 부의장 : "정치적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우리가 좌절하지 않고 '5대 사항'을 끊임없이 요구한다는 것을 캐리람 장관은 알아야 합니다."]

[앵커]

그동안 시위대 폭력을 이유로 경찰이 대규모 집회를 불허했던 건데, 그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면 앞으로 시위도 전환점을 맞게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시위는 잠시 소강상태일 뿐 언제든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 시위는 그간 백만, 2백만 시위를 이끌었던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이 주도한 겁니다.

경찰이 어제 집회를 허가해 주면서 시간과 진행 경로 등 각종 조건을 내걸었는데 민간인권전선은 2백 명의 진행요원을 동원해서 이를 최대한 지키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현재 홍콩에선 일부 과격 시위대를 통제하거나 시위를 전략적으로 진행할 리더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어제도 홍콩 경찰은 시위에 앞서 시내 십여 곳을 급습해 과격 시위대 11명을 체포하고 권총과 실탄 등을 압수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리고 무엇보다 시위대만큼이나 홍콩 당국도 강경한 입장 아닙니까?

[기자]

네, 지난 주말에 홍콩의 경찰 총수 크리스 탕 경찰청장이 베이징에 다녀왔습니다.

공안부장 등을 차례로 만났는데, 미국이 홍콩 인권법을 제정한 뒤 더욱 심기가 불편해진 중국으로부터 폭력 시위에 단호히 대처하라는 주문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탕 처장은 시위대에게 강경책과 온건책을 동시에 쓰겠다 이렇게 밝혔는데, 선거 결과를 반영한 유화적 제스처라고 볼 수도 있지만 불법 행위에 엄단하겠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고도 볼 수 있겠죠.

[크리스 탕/홍콩 경무처장 : "강경책과 온건책을 동시에 쓸 겁니다. 불법 폭력 행위에는 단호히 대응할 겁니다."]

시위가 어느덧 6개월이나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80만 명이 거리로 나올 정도로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는 여전히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징의 변화가 없다면 홍콩의 평화 시위 또한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앵커]

최영은 특파원,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현장] 홍콩 시위 6개월…“80만 명 또 거리로”
    • 입력 2019-12-09 20:36:39
    • 수정2019-12-09 21:01:15
    글로벌24
[앵커]

홍콩 시위가 시작된 지 오늘로 6개월을 맞았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범민주 진영의 압승으로 끝난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집회가 열렸고 80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특파원 연결해서 자세히 듣겠습니다. 최영은 특파원! 어제 시위, 평화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았는데 어땠습니까?

[기자]

네, 어제 열린 집회, 이전 시위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경찰도 넉 달 만에 집회를 허가하고, 시위대도 약속된 규정을 잘 지키면서 큰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어제 오후 홍콩의 모습입니다.

도심 전체가 거대한 집회장으로 변했습니다.

주최 측 추산 8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딱 6개월 전이죠.

백만 시민이 참여하면서 송환법 반대 시위의 시작을 알렸던 그때 그 빅토리아 공원에서 행진이 시작돼서 금융 중심지인 센트럴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번 시위는 '세계 인권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진행된 건데요.

어제는 마침 시위 현장에서 추락한 대학생이 숨진 지 딱 한 달이 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잭/홍콩 시민 : "오늘 국제인권을 위해 행진하는 겁니다. 홍콩 시민으로서 인권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해 싸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시위대가 요구하는 건 확고합니다.

행정장관 직선제 등 '5대 사항'을 받아들이라는 겁니다.

[홍콩 시민 : "지난 투표결과는 여론이 정부 생각과 다르다는 걸 보여줬어요. 홍콩 정부는 시민들 목소리도, 5대 요구사항도 듣지 않았어요."]

[에릭 라이/민간인권전선 부의장 : "정치적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우리가 좌절하지 않고 '5대 사항'을 끊임없이 요구한다는 것을 캐리람 장관은 알아야 합니다."]

[앵커]

그동안 시위대 폭력을 이유로 경찰이 대규모 집회를 불허했던 건데, 그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면 앞으로 시위도 전환점을 맞게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시위는 잠시 소강상태일 뿐 언제든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 시위는 그간 백만, 2백만 시위를 이끌었던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이 주도한 겁니다.

경찰이 어제 집회를 허가해 주면서 시간과 진행 경로 등 각종 조건을 내걸었는데 민간인권전선은 2백 명의 진행요원을 동원해서 이를 최대한 지키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현재 홍콩에선 일부 과격 시위대를 통제하거나 시위를 전략적으로 진행할 리더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어제도 홍콩 경찰은 시위에 앞서 시내 십여 곳을 급습해 과격 시위대 11명을 체포하고 권총과 실탄 등을 압수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리고 무엇보다 시위대만큼이나 홍콩 당국도 강경한 입장 아닙니까?

[기자]

네, 지난 주말에 홍콩의 경찰 총수 크리스 탕 경찰청장이 베이징에 다녀왔습니다.

공안부장 등을 차례로 만났는데, 미국이 홍콩 인권법을 제정한 뒤 더욱 심기가 불편해진 중국으로부터 폭력 시위에 단호히 대처하라는 주문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탕 처장은 시위대에게 강경책과 온건책을 동시에 쓰겠다 이렇게 밝혔는데, 선거 결과를 반영한 유화적 제스처라고 볼 수도 있지만 불법 행위에 엄단하겠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고도 볼 수 있겠죠.

[크리스 탕/홍콩 경무처장 : "강경책과 온건책을 동시에 쓸 겁니다. 불법 폭력 행위에는 단호히 대응할 겁니다."]

시위가 어느덧 6개월이나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80만 명이 거리로 나올 정도로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는 여전히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징의 변화가 없다면 홍콩의 평화 시위 또한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앵커]

최영은 특파원,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