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태국의 툰베리’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

입력 2019.12.23 (20:40) 수정 2019.12.2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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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스웨덴의 10대 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선정했었죠.

그런데 ‘태국의 툰베리’라고 불리는 소녀가 있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많은 태국에서 릴리라는 10대 환경운동가가 등장해서 플라스틱 사용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방콕 연결합니다.

유석조 특파원, 태국의 10대 환경운동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올해 12살인 릴리 사티타나산 양인데요.

일회용품과 비닐봉지 사용을 반대하는 운동에 앞장서면서 지방 행정 관료들에게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편지를 꾸준히 보내고 있습니다.

릴리는 4년 전 태국 해변 곳곳에 비닐 쓰레기가 널린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곧바로 환경운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패들 보트를 타고 정기적으로 강과 바다 청소에 나섰구요.

유엔 환경기구, 정부기관 행사 등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을 쓰지 말자’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하면서 태국에서 제법 인지도가 있는 청년 환경운동가로 성장했습니다.

[릴리/환경운동가 : "플라스틱처럼 위험한 화학물질 때문에 수많은 바다 생물들이 악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릴리는 플라스틱 재활용은 답이 될 수 없고 사용 자체를 막아야 한다면서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릴리/환경운동가 : "바다를 오염시키고 바다 생물의 목숨을 잃게 하는 일회용 비닐봉지를 전 세계에서 절대 쓰지 못하도록 막고 싶습니다."]

[앵커]

10대 환경운동가의 목소리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태국의 유통 대기업 ‘센트럴’그룹을 비롯해서 주요 소매업체들이 내년부터 플라스틱 비닐 쇼핑백을 소비자들에게 주지 않기로 했는데요.

릴리의 노력도 이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평갑니다.

릴리는 지난 4년 동안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매일 2~30여 곳 기업에 무작정 전화를 걸어서 기업들이 일회용 플라스틱을 쓰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하는데요.

대형 할인점에서 가장 먼저 화답한 겁니다.

실제 태국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는 심각한 사회문젭니다.

한 사람이 일 년에 3천 개 씩 쓰고 버리는데 유럽보다 12배 많은 양이구요.

그린피스 자료를 보면 태국은 해양오염이 심각한 나라, 세계 6위에 올라 있습니다.

지난 8월 경각심을 일깨운 사건이 있었는데요.

태국 국민들 사랑을 한몸에 받던 멸종위기 해양 동물 ‘듀공’의 죽음이었습니다.

생후 8개월 아기 듀공이 숨졌는데 내장에서 20센티미터 길이의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된 겁니다.

지난해 남부 해안에서는 4.5미터 고래 한 마리가 약 8kg에 이르는 비닐봉지를 삼키고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태국 정부도 ‘플라스틱 배출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으려고 대응책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사회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정부 정책도 탄력을 받는 듯하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태국 정부는 2021년부터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월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로드맵’을 승인했는데요.

2022년까지 플라스틱 빨대와 컵, 스티로폼 음식 용기, 경량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고, 2027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만 100% 사용한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또 지난달 태국의 전통축제인 '러이 끄라통’축제 때도 일회용 끄라통 사용이 꽤 줄어들었는데요.

툰베리에게 영감을 받은 10대들이 적극 목소리를 내면서 환경문제의 실천적 대책 마련에도 큰 반향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남아 국가들은 비닐봉지 사용이 워낙 일상화돼 있어서 당장 플라스틱 사용량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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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23 20:45:15
    • 수정2019-12-23 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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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스웨덴의 10대 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선정했었죠.

그런데 ‘태국의 툰베리’라고 불리는 소녀가 있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많은 태국에서 릴리라는 10대 환경운동가가 등장해서 플라스틱 사용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방콕 연결합니다.

유석조 특파원, 태국의 10대 환경운동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올해 12살인 릴리 사티타나산 양인데요.

일회용품과 비닐봉지 사용을 반대하는 운동에 앞장서면서 지방 행정 관료들에게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편지를 꾸준히 보내고 있습니다.

릴리는 4년 전 태국 해변 곳곳에 비닐 쓰레기가 널린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곧바로 환경운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패들 보트를 타고 정기적으로 강과 바다 청소에 나섰구요.

유엔 환경기구, 정부기관 행사 등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을 쓰지 말자’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하면서 태국에서 제법 인지도가 있는 청년 환경운동가로 성장했습니다.

[릴리/환경운동가 : "플라스틱처럼 위험한 화학물질 때문에 수많은 바다 생물들이 악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릴리는 플라스틱 재활용은 답이 될 수 없고 사용 자체를 막아야 한다면서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릴리/환경운동가 : "바다를 오염시키고 바다 생물의 목숨을 잃게 하는 일회용 비닐봉지를 전 세계에서 절대 쓰지 못하도록 막고 싶습니다."]

[앵커]

10대 환경운동가의 목소리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태국의 유통 대기업 ‘센트럴’그룹을 비롯해서 주요 소매업체들이 내년부터 플라스틱 비닐 쇼핑백을 소비자들에게 주지 않기로 했는데요.

릴리의 노력도 이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평갑니다.

릴리는 지난 4년 동안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매일 2~30여 곳 기업에 무작정 전화를 걸어서 기업들이 일회용 플라스틱을 쓰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하는데요.

대형 할인점에서 가장 먼저 화답한 겁니다.

실제 태국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는 심각한 사회문젭니다.

한 사람이 일 년에 3천 개 씩 쓰고 버리는데 유럽보다 12배 많은 양이구요.

그린피스 자료를 보면 태국은 해양오염이 심각한 나라, 세계 6위에 올라 있습니다.

지난 8월 경각심을 일깨운 사건이 있었는데요.

태국 국민들 사랑을 한몸에 받던 멸종위기 해양 동물 ‘듀공’의 죽음이었습니다.

생후 8개월 아기 듀공이 숨졌는데 내장에서 20센티미터 길이의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된 겁니다.

지난해 남부 해안에서는 4.5미터 고래 한 마리가 약 8kg에 이르는 비닐봉지를 삼키고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태국 정부도 ‘플라스틱 배출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으려고 대응책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사회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정부 정책도 탄력을 받는 듯하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태국 정부는 2021년부터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월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로드맵’을 승인했는데요.

2022년까지 플라스틱 빨대와 컵, 스티로폼 음식 용기, 경량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고, 2027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만 100% 사용한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또 지난달 태국의 전통축제인 '러이 끄라통’축제 때도 일회용 끄라통 사용이 꽤 줄어들었는데요.

툰베리에게 영감을 받은 10대들이 적극 목소리를 내면서 환경문제의 실천적 대책 마련에도 큰 반향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남아 국가들은 비닐봉지 사용이 워낙 일상화돼 있어서 당장 플라스틱 사용량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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