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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24 이슈] 가난하면 뇌도 ‘가난’하다?
입력 2015.08.18 (18:08) 수정 2015.08.18 (19:38) 글로벌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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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24 이슈] 가난하면 뇌도 ‘가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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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빈부 차이에 따라 두뇌 구조까지 달라질 수 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가난과 뇌 발달 사이에 실제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요?

최근 미국에서는 '가난'이 아동의 뇌 발달을 저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손서영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가난이 뇌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는 처음 밝혀진 거죠?

<답변>
네 그동안 사회적, 경제적 배경에 따라 개인의 뇌가 발휘할 수 있는 역량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는 여럿 나와 있었는데요.

가난이 아동의 뇌 성장과 발달 자체를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는 처음 나왔습니다.

미국 듀크대와 위스콘신 매디슨대 연구진은 4~22세 398명을 대상으로 가정의 소득수준과 두뇌 상태를 조사했는데요.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아동의 뇌 회백질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뇌의 회백질은 학습 기능과 사고력을 상징하는데,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할수록 신경세포와 정보 교류가 활발해집니다.

미 연방정부가 설정한 '빈곤선'을 기준으로 살펴볼까요.

올해 빈곤선은 4인 가족 기준 연 소득 2만 4천250달러, 우리 돈 약 2천8백만 원입니다.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미국에서 빈곤층인데요.

MRI 검사 결과 빈곤층 자녀들은 뇌 회백질이 또래 평균보다 8~10%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회백질의 양이 적은 곳은 , 특히 행동과 학습을 관장하는 '전두엽'과 '측두엽'이었습니다.

빈곤선 바로 상위에 있는 가정의 자녀들,

그러니까 빈곤층보다 조금 사정이 나은 아이들도 회백질이 평균보다 3~4% 적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질문>
부모가 얼마나 버는지가 출생 직후 아이의 두뇌에도 영향을 미치는 건가요?

<답변>
태어난 직후에는 빈곤층과 고소득층 자녀의 두뇌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소득수준에 따라 두뇌에 차이가 생긴다고 보고 있는데요.

유전적 요인보다 오히려 가난이란 성장 환경이 뇌 발달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녹취> 마사 파라(펜실베이니아 의대 교수) :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뇌의 크기와 형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부모의 소득수준이 빈곤선의 200% 미만인 가정의 자녀는 고소득층 자녀보다 성장 과정에서 회백질 양이 줄어들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일단 소득 수준이 중산층 정도에 이르면 소득이 아무리 많은 층의 자녀와도 두뇌 구조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사회, 경제적 가치를 넘어서 두터운 중산층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의학적으로도 확인된 셈입니다.

<질문>
결국, 성장기 아동의 두뇌 발전이 더뎌지면 학업성취도에 차이가 생길 텐데요.

성인이 된 뒤 소득수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겠죠?

<답변>
실제로 소득에 따른 '학업성취격차'는 확대되고 있습니다.

교육이 사회적 진로를 결정짓고, 더 나아가 성인이 된 뒤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빈곤의 악순환은 심각한 사회문젠데요.

연구 결과 빈곤층 어린이들의 학업성취도는 실제로 다른 어린이들보다 20% 정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업 등 지적 능력과 직접 연관이 있는 뇌의 표면적 넓이도 차이를 보인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콜롬비아 메디컬 센터 연구진이 미국 9개 도시에 거주하는 천여 명의 아동 두뇌를 살펴본 결과 빈곤층 자녀의 대뇌 표면적은 중산층 수준의 자녀보다 약 6% 작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빈곤층 아동들은 언어와 독해를 담당하는 뇌 영역의 표면적이 좁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아동의 성장 환경이 바뀌면 뇌의 발달과 인지능력도 향상되나요?

<답변>
미 하버드대 찰스 넬슨 교수는 아이의 뇌가 적절한 자극을 통해 변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넬슨 교수는 루마니아의 보육원에 있는 생후 18~24개월 아기들을 추적한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는데요.

보육원에서 성장한 아기들은 일반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보다 두뇌의 회백질과 백질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위탁가정에서 보살핌을 받기 시작하자 두뇌 발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곧 성장 환경이 개선된 아이들의 두뇌는 평균 아동의 수준을 따라 잡았습니다.

연구진은 "초기에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뇌는 회복할 수 있다"면서도, "뇌가 회복할 수 있는 민감한 시기는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질문>
가난이 성인이 된 후에도 판단력을 저하시키면서 부익부 빈익빈을 공고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군요?

<답변>
"게으르고 비합리적으로 결정하는 습관이 가난을 자초했다"

즉 "가난은 당신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논린데요.

가난이 두뇌 발달에 악영향을 끼치는 연구결과들을 보면 오히려 반대로 생각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결핍의 경제학'을 쓴 미 하버드대 멀레이너선 교수는 정책 수립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동기 부족과 개인 능력만을 탓한다고 비판했는데요.

오히려 교육과 자기계발 등

장기계획을 세울 여력이 없는 환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결국, 가난의 대물림, 빈곤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에 취약계층 아동의 두뇌 발달 저해를 막기 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심리학자 세스 폴락은 "가난을 납이 든 페인트와 같은 유해물질로 봐야 한다"고 했었죠.

'가난'을 '보건'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제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 [글로벌24 이슈] 가난하면 뇌도 ‘가난’하다?
    • 입력 2015.08.18 (18:08)
    • 수정 2015.08.18 (19:38)
    글로벌24
[글로벌24 이슈] 가난하면 뇌도 ‘가난’하다?
<앵커 멘트>

"빈부 차이에 따라 두뇌 구조까지 달라질 수 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가난과 뇌 발달 사이에 실제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요?

최근 미국에서는 '가난'이 아동의 뇌 발달을 저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손서영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가난이 뇌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는 처음 밝혀진 거죠?

<답변>
네 그동안 사회적, 경제적 배경에 따라 개인의 뇌가 발휘할 수 있는 역량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는 여럿 나와 있었는데요.

가난이 아동의 뇌 성장과 발달 자체를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는 처음 나왔습니다.

미국 듀크대와 위스콘신 매디슨대 연구진은 4~22세 398명을 대상으로 가정의 소득수준과 두뇌 상태를 조사했는데요.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아동의 뇌 회백질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뇌의 회백질은 학습 기능과 사고력을 상징하는데,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할수록 신경세포와 정보 교류가 활발해집니다.

미 연방정부가 설정한 '빈곤선'을 기준으로 살펴볼까요.

올해 빈곤선은 4인 가족 기준 연 소득 2만 4천250달러, 우리 돈 약 2천8백만 원입니다.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미국에서 빈곤층인데요.

MRI 검사 결과 빈곤층 자녀들은 뇌 회백질이 또래 평균보다 8~10%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회백질의 양이 적은 곳은 , 특히 행동과 학습을 관장하는 '전두엽'과 '측두엽'이었습니다.

빈곤선 바로 상위에 있는 가정의 자녀들,

그러니까 빈곤층보다 조금 사정이 나은 아이들도 회백질이 평균보다 3~4% 적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질문>
부모가 얼마나 버는지가 출생 직후 아이의 두뇌에도 영향을 미치는 건가요?

<답변>
태어난 직후에는 빈곤층과 고소득층 자녀의 두뇌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소득수준에 따라 두뇌에 차이가 생긴다고 보고 있는데요.

유전적 요인보다 오히려 가난이란 성장 환경이 뇌 발달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녹취> 마사 파라(펜실베이니아 의대 교수) :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뇌의 크기와 형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부모의 소득수준이 빈곤선의 200% 미만인 가정의 자녀는 고소득층 자녀보다 성장 과정에서 회백질 양이 줄어들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일단 소득 수준이 중산층 정도에 이르면 소득이 아무리 많은 층의 자녀와도 두뇌 구조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사회, 경제적 가치를 넘어서 두터운 중산층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의학적으로도 확인된 셈입니다.

<질문>
결국, 성장기 아동의 두뇌 발전이 더뎌지면 학업성취도에 차이가 생길 텐데요.

성인이 된 뒤 소득수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겠죠?

<답변>
실제로 소득에 따른 '학업성취격차'는 확대되고 있습니다.

교육이 사회적 진로를 결정짓고, 더 나아가 성인이 된 뒤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빈곤의 악순환은 심각한 사회문젠데요.

연구 결과 빈곤층 어린이들의 학업성취도는 실제로 다른 어린이들보다 20% 정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업 등 지적 능력과 직접 연관이 있는 뇌의 표면적 넓이도 차이를 보인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콜롬비아 메디컬 센터 연구진이 미국 9개 도시에 거주하는 천여 명의 아동 두뇌를 살펴본 결과 빈곤층 자녀의 대뇌 표면적은 중산층 수준의 자녀보다 약 6% 작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빈곤층 아동들은 언어와 독해를 담당하는 뇌 영역의 표면적이 좁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아동의 성장 환경이 바뀌면 뇌의 발달과 인지능력도 향상되나요?

<답변>
미 하버드대 찰스 넬슨 교수는 아이의 뇌가 적절한 자극을 통해 변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넬슨 교수는 루마니아의 보육원에 있는 생후 18~24개월 아기들을 추적한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는데요.

보육원에서 성장한 아기들은 일반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보다 두뇌의 회백질과 백질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위탁가정에서 보살핌을 받기 시작하자 두뇌 발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곧 성장 환경이 개선된 아이들의 두뇌는 평균 아동의 수준을 따라 잡았습니다.

연구진은 "초기에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뇌는 회복할 수 있다"면서도, "뇌가 회복할 수 있는 민감한 시기는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질문>
가난이 성인이 된 후에도 판단력을 저하시키면서 부익부 빈익빈을 공고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군요?

<답변>
"게으르고 비합리적으로 결정하는 습관이 가난을 자초했다"

즉 "가난은 당신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논린데요.

가난이 두뇌 발달에 악영향을 끼치는 연구결과들을 보면 오히려 반대로 생각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결핍의 경제학'을 쓴 미 하버드대 멀레이너선 교수는 정책 수립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동기 부족과 개인 능력만을 탓한다고 비판했는데요.

오히려 교육과 자기계발 등

장기계획을 세울 여력이 없는 환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결국, 가난의 대물림, 빈곤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에 취약계층 아동의 두뇌 발달 저해를 막기 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심리학자 세스 폴락은 "가난을 납이 든 페인트와 같은 유해물질로 봐야 한다"고 했었죠.

'가난'을 '보건'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제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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