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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북한] 한류 확산 지속…남북 관계 영향은?
입력 2020.05.23 (08:06) 수정 2020.05.23 (08:30)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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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북한] 한류 확산 지속…남북 관계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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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류’로 일컬어지는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는 이미 전 세계적인 현상이죠.

그런데 북한은 한류 침투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를 보거나 K-팝을 듣다가 적발되면, 강력한 처벌과 사상교육을 감수해야 하는데요.

그래도 한류 열풍은 북한 내부로 깊숙이 확산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의 한류 확산은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3일,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이 시각 평양’이란 제목의 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코로나를 극복하고, 주민들이 일상에 복귀했다는 내용의 선전물이다.

그런데 영상에 사용된 배경음악이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멜로디다.

바로 가수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도입부.

원곡과 비교해서 들어보면, 약간의 변주는 있지만 멜로디 자체는 원곡 그대로를 따르고 있다.

현대식으로 들어선 평양의 백화점과 그곳에서 쇼핑을 즐기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거기에 우리 대중가요 멜로디까지 더해져 영상은 공개와 동시에 큰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선 해당 영상을 두고 북한당국의 외국 문화 수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야말로‘대외 선전용’이라는 매체의 특성부터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기본적으로 대내 선전매체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시도를 한 게 아닌가 이렇게 보여지는 거예요/.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좀 더 현대적이고 좀 더 세련되어 있어야 되는 거죠. 그런 맥락에서 이번 그거는 우리 남쪽 주민들 또는 다른 서방세계 주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남쪽 노래를 도입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는 거고..."]

실제 북한 내부 방침을 들여다볼 수 있는 노동신문의 경우 최근까지도 사회주의 이념 단속을 강도 높게 벌이고 있다.

자본주의로 대표되는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비난하며 북한식이 아닌 옷차림과 머리단장, 외래어 사용과 문화생활까지 통제하고 나섰고 한 당국의 주목표인 경제성장도 사회주의 이념 이탈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북한 내부 방송 매체인 조선중앙TV 역시 주민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는 체제 선전가라고 소개한다.

[북한노래 ‘사회주의 오직 한길로’ : "사회주의는 우리의 신념. 당을 믿고 끝까지 가리라. 사회주의 오직 한길로."]

대외 선전을 위해선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더욱 강력한 통제와 이념 결속을 도모하고 있는 북한.

그런데 이와 같은 이중적 태도에서 북한당국이 외부 문화, 특히 한국 대중문화 유입을 몹시 우려하고 있음을 읽어 낼 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 주민들이 이른바 한류라는 그런 흐름을 타서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는 여전히. 강력한 통제와 탄압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남한 문화를 일상 속으로 계속 접하고 있는 겁니다. 북한 당국도 이걸 어느 정도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북한당국은) 남한 문화를 적절하게 통제하지 않으면 북한 문화를 지킬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1990년대, 최악의 자연재해와 함께 극심한 경제난을 겪었던 북한.

배급조차 끊긴 주민들은 장사와 밀수에 뛰어들었고 북중 접경까지 진출했다.

중국을 통한 외부 문화 유입의 시발점이었다.

이후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양한 남북 문화 교류가 시작됐고 제한적이긴 했지만 북한 주민들이 한국 대중문화를 접할 기회도 잦아졌다.

2000년대 중, 후반부터는 디지털 기술의 확산으로 본격적인 외부 문화 유입이 이루어졌다.

중국식 DVD를 재생할 수 있는 영상재생기 노트텔과 저가의 태블릿PC, USB 등이 보급되면서 빠른 속도로 외부 문화가 전파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가 폭발적이었다는 게 탈북민의 증언이다.

[한지연/2016년 탈북 : "10명 중에 8명 정도는 한국 드라마나 노래에 대해서 다 알고 있어요. 전문적으로 보지는 않아도 한두 편 정도는 드라마를 다 봤고 노래도 몇 곡 100곡 넘게는 들어보지 않았나 싶어요."]

주목할 점은 그렇게 유입된 한국 대중문화의 지속성과 확산성이다.

당국의 끊임없는 단속과 사상교육에도 점차 많은 북한 주민들의 눈과 귀가 한류를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지연/2016년 탈북 :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는데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 하나 한 개 회만 보고 끊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다음 그걸 보고도 집에 와서 계속 생각이 나고.. 한국 드라마가 되게 재미있구나. 기회만 있으면 그다음부터 보고싶다..."]

2012년 집권한 김정은 위원장은 기존의 엄격한 통제와 사상에 치우친 문화 강요에서 벗어나 일정 수준으로 북한의 대중문화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하는 듯 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북한의 걸그룹이라 불리는 모란봉 악단의 등장이다.

어깨가 드러난 옷과 화려한 액세서리, 짙은 화장을 하고 레이저 조명 아래 전자악기를 다루는 모란봉악단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심지어 미국의 디즈니 만화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했고. 미국 영화 ‘록키’의 한 장면을 무대 배경 영상으로 보여주며 주제곡까지 연주했다.

그러나 체제선전이라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진 북한 예술단체가 다양한 콘텐츠를 지닌 한국 대중문화를 대체하기엔 그 한계가 극명했다.

[한지연/2016년 탈북 : "모란봉악단을 봤을 때 되게 놀라웠고 우리도 이제 좀 많이 변하려다보다 지금 뭔가 개방적으로 가려나보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에 또 군복만 입고 나오고 많이 제한적으로 확실히 달라지더라고요. 그 이상 변하지가 않더라고요. 나중에는 그냥 한마디로 그거 있잖아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구나. 이렇게 되는 거죠..."]

결국 북한 당국은 엄격한 통제와 단속의 칼을 다시 빼 들었다.

[KBS 뉴스9/2017년 : "북한이 최근 형법을 개정해서, 한국 드라마 등 자본주의 문화를 접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2015년 형법 개정을 통해 남한 드라마나 노래와 같은 이른바 퇴폐적 문화를 보거나 듣기만 해도 최고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 즉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게 했는데, 이는 기존의 1년 이하 노동단련형에서 최고 10배나 강화된 것이었다.

2017년 노동당 세포위원장 대회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비사회주의 현상의 섬멸’을 지시하기도 했다.

[조선중앙TV/2017년 12월 :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전당의 모든 당 조직들과 당 일꾼들이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섬멸전을 강도높이 벌려나가며..."]

비사회주의 현상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공언했다.

[조선중앙TV/2017년 12월 : "법 기관들에서는 비사회주의적 현상의 사소한 요소에 대해서도 강한 행정적, 법적 제재를 가하여야 한다고 하시였습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의 이 같은 단속에도 한류는 꾸준히 확산되어 왔고, 앞으로도 지속 될 것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사례는 독일의 경우에서도 찾을 수가 있다.

1987년, 영국 가수 데이비드 보위가 베를린 장벽을 가까이 둔 서베를린의 광장에서 공연을 펼쳤다.

그리고 그는 공연 도중 베를린 장벽 너머로 인사를 건넸다.

이에 동독의 시민들도 장벽 앞에 모여 함께 노래를 불렀고, 일부는 베를린 장벽 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동독 정부는 이를 진압하기 위해 경찰을 투입했고, 결국 동독 시민들과 경찰이 충돌하면서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그럼에도 문화에 대한 동독 주민들의 갈망은 더욱 커져갔다.

결국 1988년 동독 정부는 미국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동베를린 콘서트를 전격 허용하기에 이른다.

미국 가수의 공연에 환호하는 16만의 동독 주민. 이 두 사건은 한 사회가 변화하는 데 있어 문화가 얼마나 큰 기폭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문화라는 게 어느 순간 통제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하게 되는 거예요. 그리고 그거는 동독 체제에 가진 종합적인 어떤 모순의 집합체. 그러니까 모순이 축적되고 축적되면서 이게 폭발할 지경에서 서독의 어떤 개방된 문화를 접하면서 그걸 통해서 분출이 되는 거예요."]

동독과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도 외부 문화가 폐쇄적인 체제를 변화시킬 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북한의 변화에만 그치지 않고, 남과 북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의 장벽을 낮출, 근본적인 문화의 역할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선 남북 문화 교류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일단 문화 교류가 이뤄지면 우선 상대방에 대한 적대의식이 획기적으로 낮아지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북한 주민들은 남한 문화에 대한 동경심이 굉장히 강하잖아요. 그러면서 적대심이 낮아지는 거고 이런 과정을 거쳐서 결국은 평화공존의 의식이 싹트게 되는 거고 우리가 이제는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기보다는 좀 더 평화롭게 함께 잘 살아야겠구나 이런 생각으로 귀결되기 마련이거든요."]

`같은 언어, 닮아 있는 감성으로 세계 그 어느 국가보다 한류에 익숙해져 있는 북한 주민들.

하루빨리 공식적인 교류가 이어져 남과 북의 문화를 공유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 [클로즈업 북한] 한류 확산 지속…남북 관계 영향은?
    • 입력 2020.05.23 (08:06)
    • 수정 2020.05.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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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북한] 한류 확산 지속…남북 관계 영향은?
[앵커]

‘한류’로 일컬어지는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는 이미 전 세계적인 현상이죠.

그런데 북한은 한류 침투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를 보거나 K-팝을 듣다가 적발되면, 강력한 처벌과 사상교육을 감수해야 하는데요.

그래도 한류 열풍은 북한 내부로 깊숙이 확산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의 한류 확산은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3일,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이 시각 평양’이란 제목의 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코로나를 극복하고, 주민들이 일상에 복귀했다는 내용의 선전물이다.

그런데 영상에 사용된 배경음악이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멜로디다.

바로 가수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도입부.

원곡과 비교해서 들어보면, 약간의 변주는 있지만 멜로디 자체는 원곡 그대로를 따르고 있다.

현대식으로 들어선 평양의 백화점과 그곳에서 쇼핑을 즐기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거기에 우리 대중가요 멜로디까지 더해져 영상은 공개와 동시에 큰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선 해당 영상을 두고 북한당국의 외국 문화 수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야말로‘대외 선전용’이라는 매체의 특성부터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기본적으로 대내 선전매체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시도를 한 게 아닌가 이렇게 보여지는 거예요/.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좀 더 현대적이고 좀 더 세련되어 있어야 되는 거죠. 그런 맥락에서 이번 그거는 우리 남쪽 주민들 또는 다른 서방세계 주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남쪽 노래를 도입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는 거고..."]

실제 북한 내부 방침을 들여다볼 수 있는 노동신문의 경우 최근까지도 사회주의 이념 단속을 강도 높게 벌이고 있다.

자본주의로 대표되는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비난하며 북한식이 아닌 옷차림과 머리단장, 외래어 사용과 문화생활까지 통제하고 나섰고 한 당국의 주목표인 경제성장도 사회주의 이념 이탈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북한 내부 방송 매체인 조선중앙TV 역시 주민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는 체제 선전가라고 소개한다.

[북한노래 ‘사회주의 오직 한길로’ : "사회주의는 우리의 신념. 당을 믿고 끝까지 가리라. 사회주의 오직 한길로."]

대외 선전을 위해선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더욱 강력한 통제와 이념 결속을 도모하고 있는 북한.

그런데 이와 같은 이중적 태도에서 북한당국이 외부 문화, 특히 한국 대중문화 유입을 몹시 우려하고 있음을 읽어 낼 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 주민들이 이른바 한류라는 그런 흐름을 타서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는 여전히. 강력한 통제와 탄압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남한 문화를 일상 속으로 계속 접하고 있는 겁니다. 북한 당국도 이걸 어느 정도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북한당국은) 남한 문화를 적절하게 통제하지 않으면 북한 문화를 지킬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1990년대, 최악의 자연재해와 함께 극심한 경제난을 겪었던 북한.

배급조차 끊긴 주민들은 장사와 밀수에 뛰어들었고 북중 접경까지 진출했다.

중국을 통한 외부 문화 유입의 시발점이었다.

이후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양한 남북 문화 교류가 시작됐고 제한적이긴 했지만 북한 주민들이 한국 대중문화를 접할 기회도 잦아졌다.

2000년대 중, 후반부터는 디지털 기술의 확산으로 본격적인 외부 문화 유입이 이루어졌다.

중국식 DVD를 재생할 수 있는 영상재생기 노트텔과 저가의 태블릿PC, USB 등이 보급되면서 빠른 속도로 외부 문화가 전파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가 폭발적이었다는 게 탈북민의 증언이다.

[한지연/2016년 탈북 : "10명 중에 8명 정도는 한국 드라마나 노래에 대해서 다 알고 있어요. 전문적으로 보지는 않아도 한두 편 정도는 드라마를 다 봤고 노래도 몇 곡 100곡 넘게는 들어보지 않았나 싶어요."]

주목할 점은 그렇게 유입된 한국 대중문화의 지속성과 확산성이다.

당국의 끊임없는 단속과 사상교육에도 점차 많은 북한 주민들의 눈과 귀가 한류를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지연/2016년 탈북 :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는데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 하나 한 개 회만 보고 끊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다음 그걸 보고도 집에 와서 계속 생각이 나고.. 한국 드라마가 되게 재미있구나. 기회만 있으면 그다음부터 보고싶다..."]

2012년 집권한 김정은 위원장은 기존의 엄격한 통제와 사상에 치우친 문화 강요에서 벗어나 일정 수준으로 북한의 대중문화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하는 듯 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북한의 걸그룹이라 불리는 모란봉 악단의 등장이다.

어깨가 드러난 옷과 화려한 액세서리, 짙은 화장을 하고 레이저 조명 아래 전자악기를 다루는 모란봉악단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심지어 미국의 디즈니 만화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했고. 미국 영화 ‘록키’의 한 장면을 무대 배경 영상으로 보여주며 주제곡까지 연주했다.

그러나 체제선전이라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진 북한 예술단체가 다양한 콘텐츠를 지닌 한국 대중문화를 대체하기엔 그 한계가 극명했다.

[한지연/2016년 탈북 : "모란봉악단을 봤을 때 되게 놀라웠고 우리도 이제 좀 많이 변하려다보다 지금 뭔가 개방적으로 가려나보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에 또 군복만 입고 나오고 많이 제한적으로 확실히 달라지더라고요. 그 이상 변하지가 않더라고요. 나중에는 그냥 한마디로 그거 있잖아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구나. 이렇게 되는 거죠..."]

결국 북한 당국은 엄격한 통제와 단속의 칼을 다시 빼 들었다.

[KBS 뉴스9/2017년 : "북한이 최근 형법을 개정해서, 한국 드라마 등 자본주의 문화를 접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2015년 형법 개정을 통해 남한 드라마나 노래와 같은 이른바 퇴폐적 문화를 보거나 듣기만 해도 최고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 즉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게 했는데, 이는 기존의 1년 이하 노동단련형에서 최고 10배나 강화된 것이었다.

2017년 노동당 세포위원장 대회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비사회주의 현상의 섬멸’을 지시하기도 했다.

[조선중앙TV/2017년 12월 :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전당의 모든 당 조직들과 당 일꾼들이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섬멸전을 강도높이 벌려나가며..."]

비사회주의 현상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공언했다.

[조선중앙TV/2017년 12월 : "법 기관들에서는 비사회주의적 현상의 사소한 요소에 대해서도 강한 행정적, 법적 제재를 가하여야 한다고 하시였습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의 이 같은 단속에도 한류는 꾸준히 확산되어 왔고, 앞으로도 지속 될 것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사례는 독일의 경우에서도 찾을 수가 있다.

1987년, 영국 가수 데이비드 보위가 베를린 장벽을 가까이 둔 서베를린의 광장에서 공연을 펼쳤다.

그리고 그는 공연 도중 베를린 장벽 너머로 인사를 건넸다.

이에 동독의 시민들도 장벽 앞에 모여 함께 노래를 불렀고, 일부는 베를린 장벽 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동독 정부는 이를 진압하기 위해 경찰을 투입했고, 결국 동독 시민들과 경찰이 충돌하면서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그럼에도 문화에 대한 동독 주민들의 갈망은 더욱 커져갔다.

결국 1988년 동독 정부는 미국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동베를린 콘서트를 전격 허용하기에 이른다.

미국 가수의 공연에 환호하는 16만의 동독 주민. 이 두 사건은 한 사회가 변화하는 데 있어 문화가 얼마나 큰 기폭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문화라는 게 어느 순간 통제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하게 되는 거예요. 그리고 그거는 동독 체제에 가진 종합적인 어떤 모순의 집합체. 그러니까 모순이 축적되고 축적되면서 이게 폭발할 지경에서 서독의 어떤 개방된 문화를 접하면서 그걸 통해서 분출이 되는 거예요."]

동독과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도 외부 문화가 폐쇄적인 체제를 변화시킬 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북한의 변화에만 그치지 않고, 남과 북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의 장벽을 낮출, 근본적인 문화의 역할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선 남북 문화 교류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일단 문화 교류가 이뤄지면 우선 상대방에 대한 적대의식이 획기적으로 낮아지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북한 주민들은 남한 문화에 대한 동경심이 굉장히 강하잖아요. 그러면서 적대심이 낮아지는 거고 이런 과정을 거쳐서 결국은 평화공존의 의식이 싹트게 되는 거고 우리가 이제는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기보다는 좀 더 평화롭게 함께 잘 살아야겠구나 이런 생각으로 귀결되기 마련이거든요."]

`같은 언어, 닮아 있는 감성으로 세계 그 어느 국가보다 한류에 익숙해져 있는 북한 주민들.

하루빨리 공식적인 교류가 이어져 남과 북의 문화를 공유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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