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우’ 최진실 악플에 지다

입력 2008.10.0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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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민 여배우 최진실.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스타 최진실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무엇이 최진실씨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만들었는지 사람들은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빚독촉에 시달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탤런트 안재환씨와 연루된 이른바 '사채업 괴담'이 최진실씨를 자살로 몰고 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굴곡 많았던 그녀의 삶과 연예인들을 괴롭혀 죽음까지 내모는 인터넷 악성 댓글의 폐해를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최진실씨의 갑작스런 자살 소식은 연예계는 물론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녀를 잃은 슬픔에 동생 최진영 씨와 어머니 등 가족들은 오열했습니다.

<현장음> 故 최진실 어머니 : "아이고, 엄마 좀 불러가라 엄마 좀..."

빈소에는 동료 연예인들의 조문 행렬이 줄을 이었습니다. 모두 최진실씨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모습입니다. 최진실씨는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 연예인, 그리고 팬들을 뒤로 한 채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습니다.

비극으로 끝난 최진실씨의 40년 인생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았습니다. 지난 88년 연예계에 입문한 최진실은 깜찍한 주부 이미지의 CF 하나로 일약 스타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녹취> "남편 퇴근시간은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

이후 트렌드 드라마의 시초였던 <질투>를 비롯해 <별은 내 가슴에>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각종 영화에서도 주연으로 열연해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고스트 맘마>와 <편지> 등 출연한 영화들이 흥행 가도를 달렸습니다.

최진실씨는 TV와 영화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아 대종상 등 각종 상을 휩쓸며 90년대 최고의 스타로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최진실은 어린 시절 수제비를 많이 먹어 별명마저 <최수제비>로 불릴 정도로 가난을 겪었습니다.

<녹취> 故 최진실 : "단칸방에서 엄마, 동생하고 셋이서 살았는데 갑자기 집이 없어진거예요."

그래서 대중들은 힘든 가정환경을 딛고 정상급 스타로 우뚝 선 최진실을 더 좋아했습니다. 멀게만 느껴지는 스타가 아닌 친근하고 발랄한 신세대 스타 이미지로 최진실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여배우로의 입지를 굳혔습니다.

<인터뷰> 시민 : "연기도 잘하고 처음에 CF로 떳지만 스캔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많은 연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배우였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90년대는 최진실씨에 대한 논문과 책까지 나올 정도로, 최진실 신드롬의 시대였습니다.

<인터뷰> 마정미(교수/최진실 신드롬 저자) : "드라마속 여성들으 대단히 비련의 여주인공이었는데, 역동적이고 발랄한 여성상이 최진실씨를 통해 드러나기 시작했고."

2000년, 다섯살 연하인 야구선수 조성민씨와 결혼한 최진실씨는 연상 연하 커플 신드롬을 일으키며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이렇듯 톱스타로서의 성공과 축복받는 결혼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인생이었지만 삶 자체가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94년 매니저 배병수 씨가 최진실씨의 운전기사이자 로드 매니저인 전 모씨에게 살해되는 사건으로 온갖 억측성 루머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또 두 자녀까지 낳은 야구스타 조성민씨와의 결혼은 4년만에 별거와 소송, 폭력으로 얼룩지며 결국, 파경에 이르고 맙니다.

<녹취> 故 최진실(2004년 8월) : "다시는 이런 모습 보여드리기 싫었는데 이렇게 되네요. 죄송합니다."

최진실씨는 이혼과정에서 적나라하게 사생활이 드러나는 바람에 한 사람의 자연인이자 연예인으로서 큰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녹취> 최진실(파워인터뷰/2005년) : "사생활이 많이 노출돼서 힘든 부분이 많아요."

이혼과 함께 찾아온 슬럼프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2005년 드라마 <장밋빛 인생>으로 재기에 성공합니다. 자신의 인생 일부와도 흡사한 이 드라마에서 그녀는 남편에게 버림받고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 <맹순>역을 맡아 온몸을 던지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녹취> 최진실(파워인터뷰/2005년) :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장밋빛 인생... 죽을때도 못 잊을것 같아요. 또 다시 이런 연기를 할수 있을까..."

이후 죽기 직전까지도 광고와 드라마에서 변함없는 매력을 보여주며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갔습니다. 이런 그녀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선택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현재까지 수사 결과를 보면 시중에 떠도는 이른바 '사채업 루머'로 인한 심한 좌절감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최진실씨는 자살 직전 자신이 사채업을 한다는 악성 괴소문을 인터넷에 유포한 증권사 여직원 백 모씨가 선처를 바란다는 전화를 걸어오자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이제 사과하면 다 되는 것이냐"고 격분하며 울음을 터트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진실은 그런 괴소문을 믿는 세상사람 들에게 섭섭함을 느꼈고 '외톨이' ' 왕따' 같은 심정에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양재호(서초경찰서 형사과장/지난, 2일) : "취한 상태로 귀가해서 안방 침대에 앉아 모친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 사채니 모니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 나를 왜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최진실씨는 이번일 이전에도 특히 이혼과 관련해 자신에게 쏟아진 인터넷 악성 댓글로 많은 상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녹취> 이소라(모델) : "예전에는 밤을 새서 리플 3천개를 봤대요. 밤을 새서 리플 3천개를 보고 그냥 그 자리에서 기절을 한 거예요. 진실 언니가... 병원에 실려간적이 있어요. 3천개 대부분이 안 좋은 내용인데 저 같으면 그걸 안볼텐데 그 언니는 그걸 밤을 새서 다 본거예요."

<녹취> 최진실(파워인터뷰/2005년) : "안보고 싶어요. 연예인이라면 똑같은 마음이겠죠. 근데 그 앞에 가서 보고 있는 나는 뭔지 모르겠어요. 하나하나보다보니까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죠. 나는 정말 잘 못 살았나. 정말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더라구요. 어디서 부터 시작을 해야 하나. 그냥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업이다 내 업이다."

그녀는 평소 자신과 관련된 기사에 붙은 댓글을 꼼꼼하게 읽으며, 인터넷 악성 댓글로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왔습니다.

<녹취> 최진실(파워인터뷰/2005년) : "어느 누가 해명할수 없고 소문들을 말할수 없게 인내해야 될때 그게 너무 힘들었다. 미래에 대한 걱정도 많았고..."

대중들이 보이는 사생활에 관한 과도한 관심을 부담스러워했고 피하고 싶었던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최진실(파워인터뷰/2005년) : "다버리고 두아이를 데리고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않는데 그런데로 떠나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앞으로 나의 무게가 아이들한테도 짐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도 그녀는 생에 대해 누구보다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녹취> 최진실(파워인터뷰/2005년) : "죽기살기로 너무 가끔가다 삶에 대해 애착이 많다."

하지만, 이 당시 그녀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하나에 몰입하는 성향탓에 우발적으로 어떤 극단적인 선택을 할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성격이었던 것으로 전문가는 분석했습니다.

<녹취> 최진실(파워인터뷰/2005년) : "감정이 앞서고 다혈적인 면도 있고... 감성덩어리. 감성을 제외하고 다른 틈이 들어갈때가 없다. 충동적 성향의 감성 덩어리."

결국, 감정이 풍부한 그녀가 정선희씨와의 우정마저도 변질시켜 자신을 사채업자로 몰아세우는 인터넷 악성 댓글에 스스로를 주체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행동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넷 악성 댓글로 인한 연예인들의 피해는 비단 최진실씨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가수 유니와 탤런트 정다빈씨는 연예활동 복귀를 앞두고 성형수술과 관련한 악성 댓글로 심적 괴로움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가수 유니의 경우 최진실씨처럼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약물까지 복용했습니다.

<녹취> 가수 유니 어머니(2007년 1월) :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서 일하다보니 내성적인 성격이에 힘들어 했습니다. 그걸 혼자 꾹 참아왔던것 같습니다."

올해초 여배우와의 염문설과 신체 훼손설에 시달렸던 가수 나훈아씨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근거없는 괴소문과 인터넷 악성 댓글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나훈아(1월 25일) : "쓸데없이 인신공격하는 네티즌 나쁘죠. 이걸 부추기는 사람이 누굽니까?"

지난 2005년 전국을 뒤흔들었던 연예인 X파일 사건. 한 광고기획사에서 유출된 이 파일은 연예인들의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을 가감없이 드러내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최근에는 연예인 X파일 2탄이라는 정체불명의 파일이 인터넷을 타고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사생활을 담은 소설같은 얘기지만 해당 연예인들에게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는 내용들입니다.

연예인들에게 인기는 곧 돈과 명예, 연예인으로서의 수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대중들의 평가에 민감하고 나쁜 소문에 쉽게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보성(영화배우) : "연예인들은 감정 예민하고 마음 여립니다.어쨌거나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감동을주는데 연예인들에게 너무 심하게 하는 것 같아 너무 화가 납니다."

인터넷 악플은 얼굴을 숨긴채 남을 헐뜯고 욕함으로서 자신의 열등감을 만회해 보려는 비뚤어진 표현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조재일(정신과 전문의) : "그런 것들을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풀어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익명성에 숨는 인터넷 공간을 통해 밖으로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시민들도 연예인들을 자살로 내모는 이런 악플의 위험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차둥지(신정동) : "솔직히 악성루머 같은게 많잖아요 인터넷 익명성 때문에 또 안타까운 사람 하나가 상처를 받고 목숨을 버렸구나라는 생각이 드니까 마음이 아팠죠..."

<녹취> 방청객(파워인터뷰/2005년) : "언니가 가족같아요. 그런 가족같은 언니를 보면서 항상 응원하니까 열심히 하시라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녹취> 최진실 : "고마워 그런데 그 3천개의 리플중에 너희들은 어떻게 된거야?"

정작 이말이 그녀가 떠나기 전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었을지 모릅니다.

40년 짧은 생애를 허무하게 끝마친 최진실. 그녀의 죽음은 우리사회에서 인터넷 문화의 폐해를 돌이켜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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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배우’ 최진실 악플에 지다
    • 입력 2008-10-05 19:21:54
    취재파일K
<앵커 멘트> 국민 여배우 최진실.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스타 최진실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무엇이 최진실씨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만들었는지 사람들은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빚독촉에 시달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탤런트 안재환씨와 연루된 이른바 '사채업 괴담'이 최진실씨를 자살로 몰고 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굴곡 많았던 그녀의 삶과 연예인들을 괴롭혀 죽음까지 내모는 인터넷 악성 댓글의 폐해를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최진실씨의 갑작스런 자살 소식은 연예계는 물론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녀를 잃은 슬픔에 동생 최진영 씨와 어머니 등 가족들은 오열했습니다. <현장음> 故 최진실 어머니 : "아이고, 엄마 좀 불러가라 엄마 좀..." 빈소에는 동료 연예인들의 조문 행렬이 줄을 이었습니다. 모두 최진실씨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모습입니다. 최진실씨는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 연예인, 그리고 팬들을 뒤로 한 채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습니다. 비극으로 끝난 최진실씨의 40년 인생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았습니다. 지난 88년 연예계에 입문한 최진실은 깜찍한 주부 이미지의 CF 하나로 일약 스타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녹취> "남편 퇴근시간은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 이후 트렌드 드라마의 시초였던 <질투>를 비롯해 <별은 내 가슴에>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각종 영화에서도 주연으로 열연해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고스트 맘마>와 <편지> 등 출연한 영화들이 흥행 가도를 달렸습니다. 최진실씨는 TV와 영화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아 대종상 등 각종 상을 휩쓸며 90년대 최고의 스타로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최진실은 어린 시절 수제비를 많이 먹어 별명마저 <최수제비>로 불릴 정도로 가난을 겪었습니다. <녹취> 故 최진실 : "단칸방에서 엄마, 동생하고 셋이서 살았는데 갑자기 집이 없어진거예요." 그래서 대중들은 힘든 가정환경을 딛고 정상급 스타로 우뚝 선 최진실을 더 좋아했습니다. 멀게만 느껴지는 스타가 아닌 친근하고 발랄한 신세대 스타 이미지로 최진실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여배우로의 입지를 굳혔습니다. <인터뷰> 시민 : "연기도 잘하고 처음에 CF로 떳지만 스캔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많은 연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배우였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90년대는 최진실씨에 대한 논문과 책까지 나올 정도로, 최진실 신드롬의 시대였습니다. <인터뷰> 마정미(교수/최진실 신드롬 저자) : "드라마속 여성들으 대단히 비련의 여주인공이었는데, 역동적이고 발랄한 여성상이 최진실씨를 통해 드러나기 시작했고." 2000년, 다섯살 연하인 야구선수 조성민씨와 결혼한 최진실씨는 연상 연하 커플 신드롬을 일으키며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이렇듯 톱스타로서의 성공과 축복받는 결혼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인생이었지만 삶 자체가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94년 매니저 배병수 씨가 최진실씨의 운전기사이자 로드 매니저인 전 모씨에게 살해되는 사건으로 온갖 억측성 루머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또 두 자녀까지 낳은 야구스타 조성민씨와의 결혼은 4년만에 별거와 소송, 폭력으로 얼룩지며 결국, 파경에 이르고 맙니다. <녹취> 故 최진실(2004년 8월) : "다시는 이런 모습 보여드리기 싫었는데 이렇게 되네요. 죄송합니다." 최진실씨는 이혼과정에서 적나라하게 사생활이 드러나는 바람에 한 사람의 자연인이자 연예인으로서 큰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녹취> 최진실(파워인터뷰/2005년) : "사생활이 많이 노출돼서 힘든 부분이 많아요." 이혼과 함께 찾아온 슬럼프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2005년 드라마 <장밋빛 인생>으로 재기에 성공합니다. 자신의 인생 일부와도 흡사한 이 드라마에서 그녀는 남편에게 버림받고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 <맹순>역을 맡아 온몸을 던지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녹취> 최진실(파워인터뷰/2005년) :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장밋빛 인생... 죽을때도 못 잊을것 같아요. 또 다시 이런 연기를 할수 있을까..." 이후 죽기 직전까지도 광고와 드라마에서 변함없는 매력을 보여주며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갔습니다. 이런 그녀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선택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현재까지 수사 결과를 보면 시중에 떠도는 이른바 '사채업 루머'로 인한 심한 좌절감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최진실씨는 자살 직전 자신이 사채업을 한다는 악성 괴소문을 인터넷에 유포한 증권사 여직원 백 모씨가 선처를 바란다는 전화를 걸어오자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이제 사과하면 다 되는 것이냐"고 격분하며 울음을 터트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진실은 그런 괴소문을 믿는 세상사람 들에게 섭섭함을 느꼈고 '외톨이' ' 왕따' 같은 심정에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양재호(서초경찰서 형사과장/지난, 2일) : "취한 상태로 귀가해서 안방 침대에 앉아 모친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 사채니 모니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 나를 왜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최진실씨는 이번일 이전에도 특히 이혼과 관련해 자신에게 쏟아진 인터넷 악성 댓글로 많은 상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녹취> 이소라(모델) : "예전에는 밤을 새서 리플 3천개를 봤대요. 밤을 새서 리플 3천개를 보고 그냥 그 자리에서 기절을 한 거예요. 진실 언니가... 병원에 실려간적이 있어요. 3천개 대부분이 안 좋은 내용인데 저 같으면 그걸 안볼텐데 그 언니는 그걸 밤을 새서 다 본거예요." <녹취> 최진실(파워인터뷰/2005년) : "안보고 싶어요. 연예인이라면 똑같은 마음이겠죠. 근데 그 앞에 가서 보고 있는 나는 뭔지 모르겠어요. 하나하나보다보니까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죠. 나는 정말 잘 못 살았나. 정말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더라구요. 어디서 부터 시작을 해야 하나. 그냥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업이다 내 업이다." 그녀는 평소 자신과 관련된 기사에 붙은 댓글을 꼼꼼하게 읽으며, 인터넷 악성 댓글로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왔습니다. <녹취> 최진실(파워인터뷰/2005년) : "어느 누가 해명할수 없고 소문들을 말할수 없게 인내해야 될때 그게 너무 힘들었다. 미래에 대한 걱정도 많았고..." 대중들이 보이는 사생활에 관한 과도한 관심을 부담스러워했고 피하고 싶었던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최진실(파워인터뷰/2005년) : "다버리고 두아이를 데리고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않는데 그런데로 떠나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앞으로 나의 무게가 아이들한테도 짐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도 그녀는 생에 대해 누구보다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녹취> 최진실(파워인터뷰/2005년) : "죽기살기로 너무 가끔가다 삶에 대해 애착이 많다." 하지만, 이 당시 그녀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하나에 몰입하는 성향탓에 우발적으로 어떤 극단적인 선택을 할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성격이었던 것으로 전문가는 분석했습니다. <녹취> 최진실(파워인터뷰/2005년) : "감정이 앞서고 다혈적인 면도 있고... 감성덩어리. 감성을 제외하고 다른 틈이 들어갈때가 없다. 충동적 성향의 감성 덩어리." 결국, 감정이 풍부한 그녀가 정선희씨와의 우정마저도 변질시켜 자신을 사채업자로 몰아세우는 인터넷 악성 댓글에 스스로를 주체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행동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넷 악성 댓글로 인한 연예인들의 피해는 비단 최진실씨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가수 유니와 탤런트 정다빈씨는 연예활동 복귀를 앞두고 성형수술과 관련한 악성 댓글로 심적 괴로움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가수 유니의 경우 최진실씨처럼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약물까지 복용했습니다. <녹취> 가수 유니 어머니(2007년 1월) :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서 일하다보니 내성적인 성격이에 힘들어 했습니다. 그걸 혼자 꾹 참아왔던것 같습니다." 올해초 여배우와의 염문설과 신체 훼손설에 시달렸던 가수 나훈아씨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근거없는 괴소문과 인터넷 악성 댓글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나훈아(1월 25일) : "쓸데없이 인신공격하는 네티즌 나쁘죠. 이걸 부추기는 사람이 누굽니까?" 지난 2005년 전국을 뒤흔들었던 연예인 X파일 사건. 한 광고기획사에서 유출된 이 파일은 연예인들의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을 가감없이 드러내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최근에는 연예인 X파일 2탄이라는 정체불명의 파일이 인터넷을 타고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사생활을 담은 소설같은 얘기지만 해당 연예인들에게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는 내용들입니다. 연예인들에게 인기는 곧 돈과 명예, 연예인으로서의 수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대중들의 평가에 민감하고 나쁜 소문에 쉽게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보성(영화배우) : "연예인들은 감정 예민하고 마음 여립니다.어쨌거나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감동을주는데 연예인들에게 너무 심하게 하는 것 같아 너무 화가 납니다." 인터넷 악플은 얼굴을 숨긴채 남을 헐뜯고 욕함으로서 자신의 열등감을 만회해 보려는 비뚤어진 표현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조재일(정신과 전문의) : "그런 것들을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풀어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익명성에 숨는 인터넷 공간을 통해 밖으로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시민들도 연예인들을 자살로 내모는 이런 악플의 위험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차둥지(신정동) : "솔직히 악성루머 같은게 많잖아요 인터넷 익명성 때문에 또 안타까운 사람 하나가 상처를 받고 목숨을 버렸구나라는 생각이 드니까 마음이 아팠죠..." <녹취> 방청객(파워인터뷰/2005년) : "언니가 가족같아요. 그런 가족같은 언니를 보면서 항상 응원하니까 열심히 하시라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녹취> 최진실 : "고마워 그런데 그 3천개의 리플중에 너희들은 어떻게 된거야?" 정작 이말이 그녀가 떠나기 전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었을지 모릅니다. 40년 짧은 생애를 허무하게 끝마친 최진실. 그녀의 죽음은 우리사회에서 인터넷 문화의 폐해를 돌이켜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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