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자 조기 교육 열풍…유치원생까지

입력 2009.04.29 (09:03) 수정 2009.04.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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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취업 준비를 하는 한 후배가 한자 자격시험을 보러갔더니, 옆에 초등학생들이 앉아 있어서 참 부끄러웠다고 하더라고요.

최근 어린이들 사이에서 영어 못지 않게 필수로 통하는 게 바로 한자인 것 같습니다. 김지영 기자, 유치원생까지 한자 공부를 하더라고요?

네, 한자를 가르치는 학원에 유치원생도 많은데요, 한자 공부가 국어 이해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도 이유지만 한자시험 자격증이 있으면 입시에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점도 한자 교육이 열풍인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그러다보니 학원이나 일대일 과외 등 한자 사교육도 인기인데요. 한자 조기 교육 열풍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초등학교. 한자 수업이 한창입니다.

<인터뷰> 고준(초등학교 6학년) : "우리나라 말이 대부분 한자니까 필요하고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도 한자 시험을 보잖아요. 그때(를) 미리 대비해서 공부합니다."

최근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한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국제중학교가 올해부터 입학 전형에 한자 자격증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10월부터 강남 지역 모든 초등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은열(초등학교 한자 교사) : "국제중학교 준비하는데 한자 공부가 많이 도움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2차(시험)에는 면접이 있는데 그때 한자를 사용하면 훨씬 더 자신의 생각을 남과 다르게 표현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사교육 시장도 마찬가집니다. 서울 강남 일대에 있는 한자전문학원에는 초등학생들로 북적이는데요.

<현장음> "강할 강의 반대되는 말은 무엇일까요? (약할 약.)"

국어 이해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도 있지만, 한자 급수를 따려는 게 목표입니다.

<인터뷰> 소희원(초등학교 5학년) : "나중에 한자 실력도 취업할 때 반영된다고 하는데 (학교 진학이나 취업할 때) 잘 될지 모르겠지만 나중을 생각해서라도 미리 해놓는 거예요."

현재 한자전문학원에는 한자 시험 대비반이 따로 개설되는 등, 수강생도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습니다.

<인터뷰> 김윤아(한자전문학원 강사) : "(서울) 강남구는 특히 교육 특성화 방안으로 한자를 초등학교 졸업하기 전까지 한자 900자를 익힐 수 있게 했기 때문에 요즘 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근엔 유치원생들까지 한자 열풍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창민(6살) : "(지난) 1월부터 다녔어요. 친구들보다 제가 한자를 더 많이 알아요."

하지만 유아들이 배울 수 있는 한자 학원이 많지 않다보니 미취학 아동들은 대부분 일대일 방문수업을 이용하고 있는데요.

<현장음> "먼저 선, 날 생, 사귈 교, 벗 우..."

<인터뷰> 우지원(6살) : "한자가 재미있어요. (한자) 게임을 하는 것도 재미있고요."

한자 학습지 업체의 회원 수만도 전국적으로 150만 명을 넘습니다.

<인터뷰> 안효빈(학습지 관계자) : "(지난) 2006년부터 한자 회원 비중이 10세 미만의 회원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어요. 2009년 현재 (10세 미만 회원이) 40~50% 정도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지역 교육청들도 너나할 것 없이 한자 열풍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 강남교육청은 한자를 쉽게 배울 수 있는 한자 책까지 개발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온라인 한자 인증제라는 사이트까지 개설했고, 현재 2만8천 명의 초등학생들이 인증 받았습니다.

<인터뷰> 박은경(강남교육청 장학사) : "우리가 한자문화권이기 때문에 한자를 많이 접하고 있거든요. 한자를 배움으로써 낱말 뜻을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어서 학생들 스스로 독해력이 향상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대형서점의 한자 교재 코너에도 어린이들로 연일 북새통입니다.

<인터뷰> 남승윤(초등학교 1학년) : "한자가 글씨가 멋있고 계속 읽어보니까 좋아지게 됐어요."

특히 만화로 만든 한자 책의 경우 매출이 지난해 보다 20% 증가했는데요.

<인터뷰> 김준이(초등학교 4학년) : "만화로 보면 한자를 쉽게 알 수 있고 쉽게 외워지고요."

<인터뷰> 우정은(서점 관계자) : "저희 쪽에서는 영어 교재보다 한자 교재가 만화 품목에서 많이 나가고 있어요. 아무래도 한자 교재가 1권으로 된 게 아니라 시리즈물이기 때문에 매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자 조기 교육 열풍이 초등학생에서 이제는 유치원생에까지 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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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한자 조기 교육 열풍…유치원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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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09-04-29 09: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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