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성당 테러범, IS 추종자…‘종교 전쟁’ 조장 의도

입력 2016.07.27 (21:13) 수정 2016.07.2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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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26일) 프랑스 성당에 들어가 미사중이던 신부를 살해한 테러범은 19살의 IS 추종자로 밝혀졌습니다.

불과 이틀전 독일 자폭테러에 이어 또다시 프랑스에서 종교 테러까지 발생하면서 유럽이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정새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평온했던 한 시골 성당의 평일 아침 미사는 난데없이 들이닥친 범인들에 의해 끔찍한 테러 현장으로 변했습니다.

테러범들은 미사를 집전하던 86살의 노신부를 무릎 꿇게 한 뒤 아랍어로 무언가를 말하고 끔찍하게 살해했습니다.

<녹취> 다니엘(수녀/목격자) : "범인들은 자신들의 범행 모습을 찍기도 했습니다. 제단에 올라가서 아랍어로 설교 비슷한 말을 했죠. 끔찍했습니다."

범인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올해 19살의 알제리계 청년으로 IS에 가담하기 위해 지난해 두 차례나 시리아로 밀입국하려다 적발됐습니다.

이후 요주의 인물로 분류돼 전자발찌까지 부착돼 감시를 받아왔지만 하루 4시간 외출이 허용되는 틈을 노려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녹취> 레드왕(이웃 주민) : "(범인은) 우리가 시리아에 가서 형제들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하고 다녔죠. 프랑스는 믿음이 없는 자들의 나라고, 여기에 살면 안 된다고요."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IS는 SNS에 "다음 목표는 미국과 영국"이라는 협박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테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성당에서까지 테러가 일어나면서 프랑스는 물론 전세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기자멘트>

현란한 영상에, 목표물이 보이면 조준경까지 움직입니다.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컴퓨터 게임 같지만, IS가 공개한 선전용 영상입니다.

테러조직들은 최근 극단주의 사상 전파에 이런 식의 동영상과 SNS, 인터넷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인터넷 사용에 능하고 노출 빈도가 잦은 10대를 포함한 젊은층의 동조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최근 테러를 볼까요.

독일 열차 테러범은 17살 파키스탄 출신 난민 소년이었고, 뮌헨 쇼핑몰 총기 난사 범인도 18살, 이란계 독일 소년이었습니다.

이번 성당 테러범도 19살 알제리계 프랑스인이었죠,

IS 같은 테러단체들이 서방에서 소외당하고 차별받는 무슬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개인적 분노와 영웅 심리를 자극하며 '원격 테러'를 선동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테러는 갈수록 과격하고 충동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르고, 잔인하게 대량 살상을 하기도 하죠.

전문가들은 테러단체들이 폭력적 게임에 익숙한 청소년들을 자극해 개인적 분노를 표출하도록 선동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이번 성당 테러는 그동안 금기로 여겨졌던 종교 시설에 대한 공격이란 점에서, IS가 서방국가에 대한 단순 테러가 아니라 이슬람 대 기독교의 종교전쟁으로 프레임을 바꿔 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재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IS 같은 극단 이슬람조직이 다른 종교인을 공격한 적은 있었지만 대부분 중동 같은 분쟁 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성당 테러처럼 서방 세계에 있는 교회를 직접 겨냥한 것은 처음입니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기독교를 명확히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겁니다.

<녹취> 퐁티에(프랑스 마르세유 대주교) : "그들은 우리끼리 서로 싸우기를 노리는 겁니다. 특히 이슬람 사회를 적대하길 바라는 것이죠."

이런 방향은 중동지역에서 수세에 몰린 IS가 택한 새로운 테러 전략입니다.

IS는 지난해 인터넷에서 테러 목표물로 성당을 지목한 바 있고, 실제 지난해 4월에는 프랑스 성당 2곳에서 테러 시도가 있었습니다.

단순히 서방국가와의 대결이 아니라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대결구도를 만들겠다는 IS의 계산된 의도로 풀이됩니다.

<녹취> 서정민(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이슬람 공포증이 확산되면서 무슬림이 소외받게 되면 소외받은 무슬림들이 IS에 가담하거나 또 다른 동조 테러를 벌이게 된다라는 (전략입니다.)"

당장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이 이번 테러 직후 프랑스 내 근본주의 이슬람사원을 폐쇄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벌써부터 종교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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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성당 테러범, IS 추종자…‘종교 전쟁’ 조장 의도
    • 입력 2016-07-27 21:16:21
    • 수정2016-07-27 22: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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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26일) 프랑스 성당에 들어가 미사중이던 신부를 살해한 테러범은 19살의 IS 추종자로 밝혀졌습니다.

불과 이틀전 독일 자폭테러에 이어 또다시 프랑스에서 종교 테러까지 발생하면서 유럽이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정새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평온했던 한 시골 성당의 평일 아침 미사는 난데없이 들이닥친 범인들에 의해 끔찍한 테러 현장으로 변했습니다.

테러범들은 미사를 집전하던 86살의 노신부를 무릎 꿇게 한 뒤 아랍어로 무언가를 말하고 끔찍하게 살해했습니다.

<녹취> 다니엘(수녀/목격자) : "범인들은 자신들의 범행 모습을 찍기도 했습니다. 제단에 올라가서 아랍어로 설교 비슷한 말을 했죠. 끔찍했습니다."

범인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올해 19살의 알제리계 청년으로 IS에 가담하기 위해 지난해 두 차례나 시리아로 밀입국하려다 적발됐습니다.

이후 요주의 인물로 분류돼 전자발찌까지 부착돼 감시를 받아왔지만 하루 4시간 외출이 허용되는 틈을 노려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녹취> 레드왕(이웃 주민) : "(범인은) 우리가 시리아에 가서 형제들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하고 다녔죠. 프랑스는 믿음이 없는 자들의 나라고, 여기에 살면 안 된다고요."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IS는 SNS에 "다음 목표는 미국과 영국"이라는 협박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테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성당에서까지 테러가 일어나면서 프랑스는 물론 전세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기자멘트>

현란한 영상에, 목표물이 보이면 조준경까지 움직입니다.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컴퓨터 게임 같지만, IS가 공개한 선전용 영상입니다.

테러조직들은 최근 극단주의 사상 전파에 이런 식의 동영상과 SNS, 인터넷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인터넷 사용에 능하고 노출 빈도가 잦은 10대를 포함한 젊은층의 동조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최근 테러를 볼까요.

독일 열차 테러범은 17살 파키스탄 출신 난민 소년이었고, 뮌헨 쇼핑몰 총기 난사 범인도 18살, 이란계 독일 소년이었습니다.

이번 성당 테러범도 19살 알제리계 프랑스인이었죠,

IS 같은 테러단체들이 서방에서 소외당하고 차별받는 무슬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개인적 분노와 영웅 심리를 자극하며 '원격 테러'를 선동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테러는 갈수록 과격하고 충동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르고, 잔인하게 대량 살상을 하기도 하죠.

전문가들은 테러단체들이 폭력적 게임에 익숙한 청소년들을 자극해 개인적 분노를 표출하도록 선동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이번 성당 테러는 그동안 금기로 여겨졌던 종교 시설에 대한 공격이란 점에서, IS가 서방국가에 대한 단순 테러가 아니라 이슬람 대 기독교의 종교전쟁으로 프레임을 바꿔 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재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IS 같은 극단 이슬람조직이 다른 종교인을 공격한 적은 있었지만 대부분 중동 같은 분쟁 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성당 테러처럼 서방 세계에 있는 교회를 직접 겨냥한 것은 처음입니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기독교를 명확히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겁니다.

<녹취> 퐁티에(프랑스 마르세유 대주교) : "그들은 우리끼리 서로 싸우기를 노리는 겁니다. 특히 이슬람 사회를 적대하길 바라는 것이죠."

이런 방향은 중동지역에서 수세에 몰린 IS가 택한 새로운 테러 전략입니다.

IS는 지난해 인터넷에서 테러 목표물로 성당을 지목한 바 있고, 실제 지난해 4월에는 프랑스 성당 2곳에서 테러 시도가 있었습니다.

단순히 서방국가와의 대결이 아니라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대결구도를 만들겠다는 IS의 계산된 의도로 풀이됩니다.

<녹취> 서정민(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이슬람 공포증이 확산되면서 무슬림이 소외받게 되면 소외받은 무슬림들이 IS에 가담하거나 또 다른 동조 테러를 벌이게 된다라는 (전략입니다.)"

당장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이 이번 테러 직후 프랑스 내 근본주의 이슬람사원을 폐쇄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벌써부터 종교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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