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아이스크림의 진실…도대체 얼마나 남길래

입력 2017.06.02 (11:11) 수정 2017.06.0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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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아이스크림의 진실…도대체 얼마나 남길래

반값 아이스크림의 진실…도대체 얼마나 남길래

'반값'에 아이스크림을 판매한다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인기다. 이들은 아이스크림을 권장소비자가격에서 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대체 얼마에 아이스크림을 공급받길래 이렇게 싸게 팔 수 있을까?

복수의 아이스크림 할인점 프랜차이즈 관계자들은 할인점 판매가는 공급가(할인점이 아이스크림을 들여오는 가격)에서 30% 정도 마진을 붙여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반값 아이스크림 어떻게 싸게 팔까

800원으로 표시된 '메가톤바'를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는 300~400원에 판다. 편의점에서 1,300원에 판매하는 '설레임'의 아이스크림 할인점 가격은 650원이다. 그야말로 권장소비자가격대비 '반값'이다.

어떻게 이렇게 싸게 팔까?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스크림을 반값에 팔아도 이윤이 남을 만큼 공급받는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한 아이스크림 할인점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우리가 특별히 싸게 아이스크림을 공급받는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할인점 판매가격은 공급가 대비 30% 정도 마진을 붙여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아이스크림 할인점 프랜차이즈 관계자도 "공급가 대비 33% 정도 마진이 붙어 판매가격이 정해진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돼지바 같은 800원짜리 바 형태 아이스크림의 경우 할인점이 제조사(빙과업체)나 유통업체에서 300원에 공급받아 100원의 이윤을 붙여 400원에 판매하는 식이다. 할인점의 이윤에는 할인점 운영비, 인건비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만약 300원에 공급받아 권장소비자가격인 800원에 판매한다면 500원이 남는다. 그러니까 편의점처럼 아이스크림을 권장소비자가격에 판매하는 소매점은 상대적으로 아이스크림 할인점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남긴다는 얘기다.

다만 동네슈퍼 등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모든 소매상이 8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300원에 공급받는 것은 아니다. 제조사의 공급가는 소매상이나 유통업체의 구매수량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대규모로 아이스크림을 구매하는 쪽은 목소리가 큰 만큼 공급가를 낮출 수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작은 영세 상인에게는 제조사가 더 비싼값에 아이스크림을 공급하기도 한다.

권장소비자가격 제조사 마음대로 못 내려

'반값 아이스크림'이라는 말이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드는 빙과업체 입장에서 달가울 리 없다. 소비자들이 아이스크림 가격을 못 믿게 되고, 아이스크림 가격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빙과업체는 권장소비자가격을 낮춰서라도 '반값 아이스크림'이라는 말을 없애고 싶은 입장이다. 하지만 권장소비자가격을 빙과업체 마음대로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문제다.

한 빙과업체 관계자는 "반값 아이스크림 문제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도 최근 몇 년간 권장소비자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마트 주인 같은 유통점주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아이스크림 제조사보다 훨씬 큰 상황에서 권장소비자가격을 제조사 마음대로 낮추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슈퍼마켓 등 마트에서는 '아이스크림 반값 할인' 등으로 아이스크림을 미끼 상품으로 쓰다 보니 아이스크림 가격이 높게 표시된 것이 유리하다. 때문에 유통점주들은 표시가격 자체를 낮추려는 제조사의 움직임에 반발할 수밖에 없다. 결국, 구조적으로 반값 아이스크림이 사라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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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값 아이스크림의 진실…도대체 얼마나 남길래
    • 입력 2017-06-02 11:11:30
    • 수정2017-06-02 17:12:40
    취재K
'반값'에 아이스크림을 판매한다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인기다. 이들은 아이스크림을 권장소비자가격에서 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대체 얼마에 아이스크림을 공급받길래 이렇게 싸게 팔 수 있을까?

복수의 아이스크림 할인점 프랜차이즈 관계자들은 할인점 판매가는 공급가(할인점이 아이스크림을 들여오는 가격)에서 30% 정도 마진을 붙여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반값 아이스크림 어떻게 싸게 팔까

800원으로 표시된 '메가톤바'를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는 300~400원에 판다. 편의점에서 1,300원에 판매하는 '설레임'의 아이스크림 할인점 가격은 650원이다. 그야말로 권장소비자가격대비 '반값'이다.

어떻게 이렇게 싸게 팔까?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스크림을 반값에 팔아도 이윤이 남을 만큼 공급받는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한 아이스크림 할인점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우리가 특별히 싸게 아이스크림을 공급받는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할인점 판매가격은 공급가 대비 30% 정도 마진을 붙여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아이스크림 할인점 프랜차이즈 관계자도 "공급가 대비 33% 정도 마진이 붙어 판매가격이 정해진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돼지바 같은 800원짜리 바 형태 아이스크림의 경우 할인점이 제조사(빙과업체)나 유통업체에서 300원에 공급받아 100원의 이윤을 붙여 400원에 판매하는 식이다. 할인점의 이윤에는 할인점 운영비, 인건비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만약 300원에 공급받아 권장소비자가격인 800원에 판매한다면 500원이 남는다. 그러니까 편의점처럼 아이스크림을 권장소비자가격에 판매하는 소매점은 상대적으로 아이스크림 할인점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남긴다는 얘기다.

다만 동네슈퍼 등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모든 소매상이 8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300원에 공급받는 것은 아니다. 제조사의 공급가는 소매상이나 유통업체의 구매수량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대규모로 아이스크림을 구매하는 쪽은 목소리가 큰 만큼 공급가를 낮출 수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작은 영세 상인에게는 제조사가 더 비싼값에 아이스크림을 공급하기도 한다.

권장소비자가격 제조사 마음대로 못 내려

'반값 아이스크림'이라는 말이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드는 빙과업체 입장에서 달가울 리 없다. 소비자들이 아이스크림 가격을 못 믿게 되고, 아이스크림 가격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빙과업체는 권장소비자가격을 낮춰서라도 '반값 아이스크림'이라는 말을 없애고 싶은 입장이다. 하지만 권장소비자가격을 빙과업체 마음대로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문제다.

한 빙과업체 관계자는 "반값 아이스크림 문제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도 최근 몇 년간 권장소비자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마트 주인 같은 유통점주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아이스크림 제조사보다 훨씬 큰 상황에서 권장소비자가격을 제조사 마음대로 낮추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슈퍼마켓 등 마트에서는 '아이스크림 반값 할인' 등으로 아이스크림을 미끼 상품으로 쓰다 보니 아이스크림 가격이 높게 표시된 것이 유리하다. 때문에 유통점주들은 표시가격 자체를 낮추려는 제조사의 움직임에 반발할 수밖에 없다. 결국, 구조적으로 반값 아이스크림이 사라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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