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서 밀려난 취약 계층…빚 부담 ‘눈덩이’

입력 2022.05.26 (21:15) 수정 2022.05.26 (22: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올린 건 14년여 만인데, 금융통화위원 전원이 인상에 찬성했습니다.

경기둔화 우려도 있었지만, 치솟는 물가가 더 큰 문제였습니다.

정부도 한국은행도 당장 이달 물가상승률이 5%를 넘을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올해 전체 물가상승률도 4% 중반에 이를 걸로 예상되면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당분간 성장보다는 물가 중심으로 금리정책을 펼치겠다고 했습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건데 문제는 빚이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자를 어떻게 감당하느냐 입니다.

이들의 걱정을 김화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20년 동안 음식점을 운영해 온 60대 남성, 코로나19로 매출이 70% 가까이 줄자, 월세와 직원 월급 같은 가게 운영비로 은행 돈 2천만 원을 빌렸습니다.

[이규엽/식당 주인 : "수익을 된 걸 가지고 이자도 갚고 또 거기에서 내가 또 원금도 갚아나가야 하는데. 어디선가 내가 돈을 빌릴 데가 없는가 그런 것을 많이 자꾸 찾게 되고..."]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고금리인 카드사 대출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이렇게 쌓인 빚이 7,000만 원, 한 달에 갚아야 하는 원리금만 200만 원 정도인데 매출 회복세는 더디기만 합니다.

[이규엽/식당 주인 : "어쩔 수 없이 카드론에 손을 대게 됐는데 사실 카드론 손 댄다는 게 무척 괴로운 거예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등한 자산시장에서 큰 돈을 벌어보려던 20대들도 빚을 지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이들에게도 은행 문턱이 높기는 마찬가지입니다.

[20대 취업준비생/음성변조 : "제가 원래는 (은행) 대출이 나오지 않는 등급의 상황이니까. (카드론 금리가) 14% 정도? 아니면 그냥 18% 똑같거나 때에 따라 다르더라고요."]

실제로 20대의 경우 은행권 대출은 줄었지만,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이 늘었습니다.

또 60세 이상 고령층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의 절반 정도가 제2금융권 대출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이들이 빚 갚는 게 힘들어진다는 뜻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마다 가계의 이자 부담이 3조 원 이상 늘어난다고 추산했습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김선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은행서 밀려난 취약 계층…빚 부담 ‘눈덩이’
    • 입력 2022-05-26 21:15:02
    • 수정2022-05-26 22:02:38
    뉴스 9
[앵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올린 건 14년여 만인데, 금융통화위원 전원이 인상에 찬성했습니다.

경기둔화 우려도 있었지만, 치솟는 물가가 더 큰 문제였습니다.

정부도 한국은행도 당장 이달 물가상승률이 5%를 넘을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올해 전체 물가상승률도 4% 중반에 이를 걸로 예상되면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당분간 성장보다는 물가 중심으로 금리정책을 펼치겠다고 했습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건데 문제는 빚이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자를 어떻게 감당하느냐 입니다.

이들의 걱정을 김화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20년 동안 음식점을 운영해 온 60대 남성, 코로나19로 매출이 70% 가까이 줄자, 월세와 직원 월급 같은 가게 운영비로 은행 돈 2천만 원을 빌렸습니다.

[이규엽/식당 주인 : "수익을 된 걸 가지고 이자도 갚고 또 거기에서 내가 또 원금도 갚아나가야 하는데. 어디선가 내가 돈을 빌릴 데가 없는가 그런 것을 많이 자꾸 찾게 되고..."]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고금리인 카드사 대출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이렇게 쌓인 빚이 7,000만 원, 한 달에 갚아야 하는 원리금만 200만 원 정도인데 매출 회복세는 더디기만 합니다.

[이규엽/식당 주인 : "어쩔 수 없이 카드론에 손을 대게 됐는데 사실 카드론 손 댄다는 게 무척 괴로운 거예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등한 자산시장에서 큰 돈을 벌어보려던 20대들도 빚을 지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이들에게도 은행 문턱이 높기는 마찬가지입니다.

[20대 취업준비생/음성변조 : "제가 원래는 (은행) 대출이 나오지 않는 등급의 상황이니까. (카드론 금리가) 14% 정도? 아니면 그냥 18% 똑같거나 때에 따라 다르더라고요."]

실제로 20대의 경우 은행권 대출은 줄었지만,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이 늘었습니다.

또 60세 이상 고령층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의 절반 정도가 제2금융권 대출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이들이 빚 갚는 게 힘들어진다는 뜻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마다 가계의 이자 부담이 3조 원 이상 늘어난다고 추산했습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김선영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