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여심야심] 정진상 ‘총력 엄호’·노웅래 ‘방치·잠잠’…당내에서도 ‘갸웃’

입력 2022.11.18 (14:04)


■ 장면 하나

지난 15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가 소집됐습니다. 정기국회에서 당이 우선 추진해야 할 중점 처리 법안들을 공유하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추진 등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찬대 최고위원이 이재명 대표 측근들이 연루된 대장동 사건 관련 브리핑을 했습니다. '대장동 사건 Q&A' 문건을 배포한 뒤 검찰 수사 문제점 등을 팩트체크하는 방식으로 약 20분간 설명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박 최고위원에 이어 정청래 최고위원, 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의겸 의원도 마이크를 넘겨받아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김 의원의 설명을 듣던 수도권 초선 A 의원이 '왜 우리가 이렇게 긴 시간, 대장동 사건 교육을 받아야 하느냐'고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습니다.

이를 지켜본 중진 B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대장동 수사 관련 문제점을 의총장에서 그렇게 장황하게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면서 "(이 대표 측근들에 대한 수사 문제를) 의원들에게 미주알고주알 설명하고 반박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7일 국회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민주당 노웅래 의원지난 17일 국회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민주당 노웅래 의원

■ 장면 둘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어제(18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 섰습니다.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검찰 압수수색이 있던지 하루 만이었습니다.

노 의원은 "야당 의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뤄진 정치 보복수사·기획수사·공작수사"라며 "검찰은 저를 시작으로 수많은 야당 의원들을 태양광과 탈원전 등으로 엮을 것이고, 결국 그 칼날의 끝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당 대표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통상 이런 회견에는 동료 의원들이 함께 참석해 '병풍 역할'을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당 의원의 결백을 믿고 지지한다는 뜻을 보여주자는 차원입니다.

하지만 어제 노 의원의 기자회견에 동참한 민주당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 '야당 탄압'이라는데 '당내 이견' 없지만…

민주당을 향한 검찰 수사가 전방위적입니다.

검찰 특수수사의 핵심 전력이라 할 수 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1,2,3부가 모두 민주당 관련 수사에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성남FC 후원 의혹을 담당하는 성남지청까지, 그야말로 '파상 공세'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민주당은 이런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제1야당을 와해시켜 총선 전 정치 구도를 재편하려는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검찰의 칼을 빌린 야당 탄압에 당이 일치 단결해 맞서야 한다는 데에는 당내 이견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각각의 수사에 대응하는 태도를 두고선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정진상 실장의 국회 본청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검찰 수사팀지난 9일, 정진상 실장의 국회 본청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검찰 수사팀

정진상·김용 등 이 대표의 측근을 겨냥한 수사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총력 방어에 나서면서, 4선 중진인 노웅래 의원에 대해선 사실상 버려두다시피 하고 있다는 겁니다. 단적인 예로 민주당은 정진상 대표 정무조정실장 입장을 대변하는 논평을 열 차례 넘게 냈지만, 노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에는 한 차례 짧은 논평에 그쳤습니다.

이에 대해 당 비주류 격인 박용진 의원은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의 혐의는 시기도 내용도 당과 무관한 사안이며, 대장동 사건도 민주당 정책 노선과 관계가 없다"면서 "당 대변인이 일개 당직자의 개인 비리에 과민하게 대응하는 데에 이견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KBS와의 통화에서 "얼굴도 모르는 정진상 실장에 대해서는 귀에 못이 박이도록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당이 정진상 변호인도 아닌데…"라면서 "반면 4선 중진으로 당에 20년 가까이 몸담아온 노 의원의 경우 압수수색을 당하든 말든 아무도 관심을 안 갖는다. 이러니 '이재명 사당화'라는 말이 안 나오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반면 당 지도부에 속한 초선 의원은 "노 의원 수사와 이재명 대표 측근들 관련 수사는 결이 다르다"며 "정진상·김용 관련 수사는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회유해 정치적 목적으로 접근하는게 분명하게 드러났지만, 노 의원 건은 정확한 사실관계에 대해 따져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 정진상 구속 여부가 분수령?…'당내 잡음' 커질까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정진상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수면 아래 잠복한 당내 갈등의 방아쇠를 당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정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돼 검찰의 칼끝이 이재명 대표를 정면으로 겨누게 되면 친 이재명계는 '장외 투쟁을 비롯한 전면전을 펼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비 이재명계에선 '눈덩이처럼 커지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를 왜 당이 나서서 감당해야 하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올 수도 있습니다.

비 이재명계 중진 의원은 이와 관련해 "정 실장이 구속되면 상당히 뒤숭숭해질 것"이라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당이 이렇게 떠안고 가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지적이 공개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박찬대 최고위원과 김의겸 대변인은 오늘(18일) 정진상 실장의 변호인과 함께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정 실장의 영장심사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의원도 아닌 당 대표 참모의 영장심사에 최고위원과 당 대변인이, 그것도 국회가 아닌 법조 출입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인데, 이 역시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란 말이 나옵니다.

정진상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오늘 밤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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