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복 많이 받아”…이태원 참사 유가족 합동 차례

입력 2023.01.23 (07:37) 수정 2023.01.23 (08:3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모두가 행복해야 할 설 명절, 하지만 "온 가족 함께 즐거이 보내라"는 흔한 덕담이 사무치게 애달픈 이들이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차례상을 차리고, 명절을 함께 쇠지 못하게 된 아들딸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딸과 덕수궁 돌담길을 거닐었던 지난 추석이 아득해집니다.

계절은 흐르고 어김없이 돌아온 명절, 이제 엄마는 딸 영정 앞에 섰습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바르게 커준 딸, 넉넉히 해준 것 없어 엄마는 못내 서글픕니다.

[조은하/故김수진 어머니 : "제 주제에 해외여행은 꿈도 못 꿀줄 알았는데, 딸 덕에 해외여행도 다녀왔어요. 항상 그렇게 엄마를 많이 챙겨주고…."]

올봄 결혼을 앞두고 딸은 참사로 스러졌습니다.

명절 연휴 하루 전, 속도 모르고 날아든 웨딩 앨범에 엄마는 억장이 또 무너집니다.

[조은하/故김수진 어머니 :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뻤어요. 그런데 안 죽고 그거…. 결혼식 진행하고 살았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전라북도에 연고를 둔 이태원 참사 희생자는 8명.

유족들은 아들딸이 좋아했던 음식 하나씩 올려 차례상을 차렸습니다.

유족들이 원하는 건,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벌하는 일입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예고 없이 분향소를 찾은 걸 두고도 '도둑 조문'을 했다며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문성철/故문효균 아버지 : "그렇게 왔다 가면 저희는 상처가 더 커져요. 마음이 더 아파요. 국가 공무원이 나서서 2차 가해를 하는 것밖에 안 돼요, 지금."]

이태원 참사 전북시민대책위는 오는 26일과 다음 달 5일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추모제를 열기로 했습니다.

["수진아, 복 많이 받고 엄마 걱정하지 마. 엄마 열심히 살게."]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그래픽:최희태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하늘에서 복 많이 받아”…이태원 참사 유가족 합동 차례
    • 입력 2023-01-23 07:37:22
    • 수정2023-01-23 08:38:54
    뉴스광장(전주)
[앵커]

모두가 행복해야 할 설 명절, 하지만 "온 가족 함께 즐거이 보내라"는 흔한 덕담이 사무치게 애달픈 이들이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차례상을 차리고, 명절을 함께 쇠지 못하게 된 아들딸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딸과 덕수궁 돌담길을 거닐었던 지난 추석이 아득해집니다.

계절은 흐르고 어김없이 돌아온 명절, 이제 엄마는 딸 영정 앞에 섰습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바르게 커준 딸, 넉넉히 해준 것 없어 엄마는 못내 서글픕니다.

[조은하/故김수진 어머니 : "제 주제에 해외여행은 꿈도 못 꿀줄 알았는데, 딸 덕에 해외여행도 다녀왔어요. 항상 그렇게 엄마를 많이 챙겨주고…."]

올봄 결혼을 앞두고 딸은 참사로 스러졌습니다.

명절 연휴 하루 전, 속도 모르고 날아든 웨딩 앨범에 엄마는 억장이 또 무너집니다.

[조은하/故김수진 어머니 :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뻤어요. 그런데 안 죽고 그거…. 결혼식 진행하고 살았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전라북도에 연고를 둔 이태원 참사 희생자는 8명.

유족들은 아들딸이 좋아했던 음식 하나씩 올려 차례상을 차렸습니다.

유족들이 원하는 건,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벌하는 일입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예고 없이 분향소를 찾은 걸 두고도 '도둑 조문'을 했다며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문성철/故문효균 아버지 : "그렇게 왔다 가면 저희는 상처가 더 커져요. 마음이 더 아파요. 국가 공무원이 나서서 2차 가해를 하는 것밖에 안 돼요, 지금."]

이태원 참사 전북시민대책위는 오는 26일과 다음 달 5일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추모제를 열기로 했습니다.

["수진아, 복 많이 받고 엄마 걱정하지 마. 엄마 열심히 살게."]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그래픽:최희태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전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KBS는 올바른 여론 형성을 위해 자유로운 댓글 작성을 지지합니다.
다만 해당 기사는 댓글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자체 논의를 거쳐 댓글창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