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여성 변호사’ 이태영…음악극으로 재탄생

입력 2023.05.29 (06:43) 수정 2023.05.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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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 고 이태영 박사의 삶이 음악극으로 재탄생했습니다.

호주제 폐지와 같은 한국 여성 운동의 큰 흐름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지만 요즘 젊은이들에겐 잊혀져 있던 그녀의 삶의 이야기를 이효연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반세기 만에 찍은 마침표였습니다.

1953년 시작돼 2005년에서야 결실을 맺은 호주제 폐지 운동.

그 중심엔 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첩을 둬도 이상할 게 없었던 시대.

여성이 이혼하면 자식도, 재산도 잃고 쫓겨났던 그 시대에 여성의 편에서 목소리를 냈습니다.

[고 이태영 변호사/1991년 : "오랜 여자들의 탄압이 이제부터는 분노를 느끼기 시작하는구나. 굉장한 투쟁이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25년.

그 삶의 이야기가 음악극으로 탄생했습니다.

[백은혜/이태영 역 : "많이들 모르고 있는 이야기가 돼버렸지만 기억해야 할 역사이고 기억해야 할 목소리를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952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했지만 판사에 임용되지 못했고 한국가정법률상담소를 설립해 법을 몰라 고통받는 여성들에게 무료 법률 상담을 제공했습니다.

뿌리 깊은 성차별을 없애기 위해 끈질기게 주장했던 민법 개정까지, 모두 극 안에 담겼습니다.

[이현진/이태영 외 역 : "당연시 누리고 있던 권리 같은 거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시간을 가졌었거든요. 꾸준히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같은 거를 좀 많이 생각해주시면..."]

["참지말고 소리내봐. 내 옆에 손을 잡아."]

당연하다고 믿었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았었다는 것을, 소극장에 올려진 2인극은 작았지만 그 울림만큼은 크고 깊었습니다.

KBS 뉴스 이효연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영상편집:장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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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첫 여성 변호사’ 이태영…음악극으로 재탄생
    • 입력 2023-05-29 06:43:29
    • 수정2023-05-29 10: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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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 고 이태영 박사의 삶이 음악극으로 재탄생했습니다.

호주제 폐지와 같은 한국 여성 운동의 큰 흐름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지만 요즘 젊은이들에겐 잊혀져 있던 그녀의 삶의 이야기를 이효연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반세기 만에 찍은 마침표였습니다.

1953년 시작돼 2005년에서야 결실을 맺은 호주제 폐지 운동.

그 중심엔 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첩을 둬도 이상할 게 없었던 시대.

여성이 이혼하면 자식도, 재산도 잃고 쫓겨났던 그 시대에 여성의 편에서 목소리를 냈습니다.

[고 이태영 변호사/1991년 : "오랜 여자들의 탄압이 이제부터는 분노를 느끼기 시작하는구나. 굉장한 투쟁이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25년.

그 삶의 이야기가 음악극으로 탄생했습니다.

[백은혜/이태영 역 : "많이들 모르고 있는 이야기가 돼버렸지만 기억해야 할 역사이고 기억해야 할 목소리를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952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했지만 판사에 임용되지 못했고 한국가정법률상담소를 설립해 법을 몰라 고통받는 여성들에게 무료 법률 상담을 제공했습니다.

뿌리 깊은 성차별을 없애기 위해 끈질기게 주장했던 민법 개정까지, 모두 극 안에 담겼습니다.

[이현진/이태영 외 역 : "당연시 누리고 있던 권리 같은 거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시간을 가졌었거든요. 꾸준히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같은 거를 좀 많이 생각해주시면..."]

["참지말고 소리내봐. 내 옆에 손을 잡아."]

당연하다고 믿었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았었다는 것을, 소극장에 올려진 2인극은 작았지만 그 울림만큼은 크고 깊었습니다.

KBS 뉴스 이효연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영상편집:장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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