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막을 내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는 한국에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
한국은 남녀부가 모두 단체전 8강 이상에 올라 내년 런던 올림픽 출전권은 석 장씩 확보했기에 1차 목표는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 30년 동안 세계 최강을 유지했던 여자 양궁이 무너진 것은 적지않은 충격이다.
남자팀은 개인전을 석권했고 단체전에서도 대회 6연패를 이뤄 제 몫을 해냈다.
반면 여자부는 단체전 4강에서 탈락하고 개인전에서도 전원 토너먼트 중도에 발목이 잡혀 노메달에 그쳤다.
한국 여자 양궁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이나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것은 무려 26년 전인 1983년 서울 대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최근 양궁 지도자들의 탈법행위가 경찰에 적발돼 언론에 공표되면서 선수들의 분위기가 흐트러진 게 갑작스러운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양궁은 고도의 정신력 싸움으로 마지막 한두 발에 승부가 갈린다.
사건 보도 전에 열린 올해 두 차례 월드컵에서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와 똑같은 상대들을 모두 제치고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그런 사실을 감안하면 여자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겪은 고충의 크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세계 양궁이 급속도로 평준화하고 있다는 추세다.
조금만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곧바로 발목을 잡힐만큼 경쟁국들의 기량이 높아졌다.
세계 양궁이 최근 평준화된 것은 한국 지도자들이 해외로 나가 각국에서 활동중인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출전권 석 장씩을 딴 남녀 8강 팀 가운데 남자부는 5개국, 여자부는 4개국이 한국인이 지도자로 있는 나라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보다 더 큰 대회인 내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남녀부 모두 더 분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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