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핏자국 선명한 뭄바이 테러 현장

입력 2011.07.14 (15:45)

13일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한 인도 경제수도 뭄바이의 테러현장엔 테러 다음날인 14일 곳곳에 핏자국이 남아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 현장 주변 건물들은 유리창 창문들이 깨져 있었고 병원들은 여전히 많은 부상자들로 붐비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비마저 내리기 시작해 현장 증거 확보에 자칫 차질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수사관들 사이에 나오고 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마하라슈트라와 델리의 검시관과 수사요원들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현장의 단서 확보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P. 치담바람 내무장관도 앞서 전날밤 테러현장을 찾아 수사요원들을 격려했다.

테러를 저질렀다고 자처한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목격자들의 생생한 증언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뭄바이의 유명한 보석시장인 '자베리 바자르' 테러현장. 한 건물내 다이아몬드 판매회사에서 일하던 30대 남성 쿤날 메타는 전날 저녁 책상에 앉아 쟁반에 다이아몬드를 올려 무게를 재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일하던 메타는 한순간에 아수라장을 목격하게 됐다. 그는 "오후 6시45분께 다이아몬드를 재던 도중 갑자기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고 쟁반에 있던 다이아몬드들은 모조리 바닥으로 나가떨어졌다"며 "처음엔 건물이 무너질 줄 알고 천장을 쳐다봤으나 그게 아니라 건물 맞은 편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폭발음과 동시에 창문 유리창이 깨졌고 주변의 동료 2명이 날아든 유리파편에 손을 다쳤다.

메타는 "처음 5분간은 폭발음이 너무 강력해 아무 것도 들을 수 없었다"면서 "2층 사무실에서 급히 계단을 따라 내려가보니 맞은편 현장에는 주검 20구 가량이 연기에 휩싸여 있었다"고 전했다.

또 도로 한쪽에 주차돼 있던 흰색 차량이 폭발로 도로 한가운데로 튕겨져 나가 있었다며 자신도 손에 유리 파편이 꽂혀 피가 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메타의 직장 주변에 있는 또 다른 건물 2층의 다이아몬드 회사.

이 곳에서 전날 일하던 치락 보라(36)도 폭발 시점에 창가에 있는 자신의 의자에 앉아 일하고 있었다.

보라는 "갑자기 큰 폭발음이 들려 가스통이 터지는 줄 알았다"며 "폭발과 동시에 사무실 유리창이 박살나고 에어컨이 바닥으로 떨어졌으며 쟁반에 놓여있던 다이아몬드들도 여기저기로 튕겨나갔다"고 말했다.

자신도 유리파편에 오른손을 다쳤다는 그는 황급히 사무실 밖으로 나가보니 여기저기서 많은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고 너무 끔찍해 접근할 수조차 없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인근 병원에 갔으나 부상자들이 이미 너무 많이 도착해있어 다른 병원으로 달려가야 했다고 말했다.

뭄바이 다다르 구역의 S.K. 볼레 거리에 있는 한 건물.

이 건물도 전날 오후 6시55분께 주변의 버스정류소 시설 윗부분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유리창이 박살났다.

건물 3층에서 일하던 바티(26)는 문득 귀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청력을 잃을 위기에 처해있다.

이 곳에서 일어난 폭발은 반경 1km 이내의 건물들에 영향을 미쳤고 이에 따라 8명이 부상했다.

부상자들 가운데 한명인 블로솜 로드리구에스(28)는 폭발당시 일을 마치고 친구와 함께 문제의 버스정류소 앞을 지나고 있었다.

폭발로 왼팔과 다리, 눈에 여러 상처를 갑작스레 입은 로드리구에스는 "귀가 터져나가는 듯한 소리를 들으면서 땅바닥에 넘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이후 비틀거리면서 주변 가게에 가서 물을 얻어 마시고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전했다고 말했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니킬 차우드리(22)는 폭발당시 정류소 인근에 위치한 자택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는 "큰 폭발음이 들려 주변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피와 눈물을 흘리며 허둥지둥 달려가는 것을 봤다"면서 "나도 주변의 전시실로 달려 들어가서 보니 바지가 피로 흠뻑 젖어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살아남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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