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저가항공 급성장…하늘길 장악 나선다

입력 2011.07.14 (22:09)

<앵커 멘트>



긴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휴가철인데요.



외국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 항공료 부담에 망설이기 마련입니다.



이렇다 보니 요즘 거품을 뺀 저가 항공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저가 항공이 중소 도시까지 들어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고, 일찍 예약하면 더 싼 값에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박장범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유럽의 각 공항에 여행객들이 몰려듭니다.



최근의 재정위기를 반영하듯 경비를 아끼려는 사람들로 저가항공사들의 창구는 더 붐빕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볼웬 : "스코틀랜드 왕복 비행기를 22유로에 예약했는데 정말 멋지죠."



<인터뷰> 피오나 매로우 : "저가항공으로 일년에 천 2백에서 천 5백유로를 절약합니다. 노선마다 2,3만 원짜리 표도 많지만 추가 서비스마다 따로 요금이 붙습니다. 기내로 들고 타는 짐도 조금이라도 크면 돈을 내야합니다."



이렇게 비행기에 타기 전에 기다리는 장소에 따라서도 요금이 달라집니다. 돈을 더 내면 오래기다리지 않고 비행기안에 먼저 들어가 맘에 드는 좌석을 고를수 있습니다.



비행이 시작되면 승무원들은 물건 파느라 정신없습니다.



물 한 잔도 공짜는 없고, 흡연이 금지된 기내에서 담배까지 파는 철저한 상술이 바로 싼 항공료의 비밀입니다.



<인터뷰> 스티븐 맥나마라(라이언항공 임원) : "우리는 여행이나 출장과 관련된 모든 상품을 판매합니다. 렌트카와 호텔 예약도 우리를 통해 가능합니다."



유럽에서만 1억 명 이상을 실어나르며 하늘 길의 문턱을 낮춘 저가 항공을 유럽사람들은 버스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렇듯 저가항공은 유럽은 물론 전 세계로 하늘 길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국현호 기자!



<질문>



저가항공사 여객기 보면 크기도 작고 그렇던데, 역시 기동성이 무기라고 볼 수 있겠죠?



<답변>



네, 우리나라 항로를 이용하는 국내 항공기는 하루 평균 890대 정도인데요.



그 중 국내 저가항공사 여객기가 12% 정도로 추정됩니다.



상당히 높은 비중이죠.



보통 150명 안팎의 승객을 태우고 6시간이 안 되는 짧은 거리를 하루에도 여러 차례 오고 갑니다.



저가항공의 본고장은 역시 유럽과 북미 대륙인데요.



특히 유럽에는 전 세계 저가항공사의 절반 이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가항공의 점유율 역시 유럽과 북미의 경우 2001년 각각 18%와 31%이던 것이 2008년에는 43%와 42%로 늘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6%에서 23%로 4배 가까이 늘었지만 두 대륙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런 만큼 국내 저가항공사들도 국내선에 이어 국제선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병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저가항공사의 인천-오사카 노선입니다.



평일 이른 아침이지만 180여 석 모두가 만석입니다.



일반 항공권보다 20% 정도 싼 가격이 역시 최대 장점입니다.



<인터뷰> 장영호(저가항공 승객) : "저렴하게 외국을 여행할 수 있고, 남들 한 번 갈 거를 두 번 정도 여행할 수 있으니까 많이 이용하죠."



탑승객 3분의 1은 일본 승객, 외국인에게도 인깁니다.



<인터뷰> 오세라 아사미(일본인 승객) : "싸서 좋죠. 이동 시간이 짧아서 기내식은 안 먹어도 충분해요."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지난해 8개에 불과했던 저가 항공사의 국제선 노선은 올해 21개로 늘었고, 여객 분담률은 지난해보다 2배나 증가하면서 해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저가항공사들의 국제선 공략은 새로운 수익 창출은 물론 원가 절감으로도 이어집니다.



<인터뷰> 양성진(제주항공 상무) : "야간시간대를 활용한 동남아 노선 운항 횟수를 늘리면서 항공기 리스료, 직원 인건비 등의 고정비를 대폭 줄일 수 있었습니다."



취항 초기 적자에 허덕이던 저가항공사들이 뛰어난 실적을 바탕으로 속속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상황.



화려한 부활의 날개짓이 시작됐습니다.



<앵커 멘트>



그런데 싸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무턱대고 저가항공 이용하면 낭패를 보기도 쉽죠?



<답변>



네, 값이 싼 만큼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특히 동남아 같은 경우는 결항이나 지연이 될 때 속수무책이고 항공권을 변경하기나 취소하기도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방콕 한재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일, 싱가포르의 저가항공인 타이거항공 여객기들이 호주에서 한꺼번에 발이 묶였습니다.



비행기 안전운항능력이 부족하다며 호주민간항공청이 일주일 간 운항을 전면 중단시켰기 때문입니다.



타이거 항공을 예약했던 승객 3만 5천여명은 여행을 취소하거나 대체편을 찾느라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인터뷰> 호주인 여행객 : "어떤 문제가 생겼다면 전화나 이메일로 알려줘야 하는데 아무 연락도 없었어요."



저가항공사는 비행기 보유대수가 적어 기체에 이상이라도 생기면 속수무책입니다.



승객들은 대체 항공편이 마련될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합니다.



<인터뷰> 시리완카(태국 저가항공 이용객) : "공항에서 3시간을 기다린 적이 있는 데 물이나 음식 서비스가 일절 없었어요."



출발 시간을 바꾸거나 표를 취소하려해도 수수료가 너무 비싸 항공권을 새로 사는 편이 낫습니다.



<인터뷰> 항공권 판매 직원 : "싼 표는 취소가 안돼요. 항공권 값도 안돌려줘요. 공항세만 되돌려 줍니다."



항공편에 따라서는 주기장이 아닌 비행장에서 여객기에 타고 내려야 하는 불편도 큽니다.



민원이 끊이지 않자,태국 교통부가 최근 저가항공사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등 각국이 승객의 권리보호를 위해 새 규제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한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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