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로드킬 7백 건…생태통로는 11곳뿐

입력 2011.07.21 (22:10)

<앵커 멘트>

'생태통로'가 부족하다보니 차에 치여 죽는 야생동물이 국립공원 안에서만 한해 7백 마리가 넘습니다.

자유롭고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 사람 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있지 않을까요.

정홍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 속리산 국립공원의 한 도로에서 차에 치인 야생동물 한 마리가 발견됐습니다.

국내에 수백 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 산양이었습니다.

<인터뷰>오건흥(속리산 국립공원 사무소) : "(속리산에서) 배설물이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는데 도로에서 로드킬로 발견된 건 처음입니다."

이렇게 로드킬을 당한 야생동물은 지난 한해 국립공원 내에서만 7백 마리가 넘었습니다.

로드킬을 막고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연결한다는 한 생태통로를 찾아가 봤습니다.

족적판에는 멧돼지 두 마리가 지나간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고, 멸종위기 2급인 삵의 배설물까지 남아 있습니다.

실제로 국립공원 내 설치된 생태통로에서는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은 물론 삵과 담비 등 멸종위기 동물들이 여러 차례 포착됐습니다.

<인터뷰>조효원(소백산 국립공원 사무소) : "감시카메라나 동물 발자국을 조사했을 때 오소리 같은 경우는 (한달에) 8번 정도 삵 같은 경우는 한두 번 정도 조사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국의 국립공원 내 44개 도로 가운데 이 같은 야생동물 생태통로가 설치된 곳은 11곳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예산 문제로 생태통로 설치에 소극적인 사이 야생동물들의 애꿎은 희생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홍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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