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파생상품의 일종인 선물 거래를 금융당국의 허가 없이 불법으로 중개한 업체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목돈 없이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다는 말에 4만 명 넘게 몰렸고, 거래 규모도 5천억 원이 넘었습니다.
김민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한 사무실,
컴퓨터에서 실시간으로 선물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선물 거래 업소입니다.
<녹취> "여기 뭐하는 업체에요?" "컴퓨터로 주문 들어오면 서버에서 선물 계약 체결해서.."
경찰에 적발된 불법 중개 업소는 모두 39곳.
최근 2년 동안 거래규모는 5천억 원이 넘고, 이들이 챙긴 수수료만 4백억 원에 이릅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업소는 계좌당 보증금 2천만 원을 증권사에 내고 선물 계좌를 만든 뒤, 이를 소액 투자자들에게 대여해 주는 수법으로 거래를 중개했습니다.
<녹취>소액 투자자(음성변조) : "증권사 이용할 때의 10분의1 돈만 있어도 선물옵션 거래를 할 수 있으니까요.."
선물거래보증금 2천만 원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유혹에 소액투자자 4만여 명이 몰렸고, 이 가운데 2백여 명은 1억 원에서 최고 5억 원까지 손실을 입었습니다.
<인터뷰>장찬익(경북경찰청 사이버대장) : "적은 돈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는 스팸 메일 등을 보내 회원을 모집했다"
경찰은 중개 액수가 가장 많은 업소 대표 41살 유 모씨를 구속하고, 나머지 중개업자와 프로그램 제작자 등 모두 92명을 불구속입건했습니다.
경찰은 이같은 불법 선물거래 사이트가 증권가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