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습지에선 각종 새들의 번식 활동이 한창입니다.
천적의 모습도 함께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새들에게 천적보다 더 무서운게 있다고 하죠,
바로 개발이라고 합니다.
습지의 여름을 용태영 기자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 겉으론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그 속에는 온갖 새들의 둥지가 숨어 있습니다.
갈대 사이에 뿔논병아리가 알을 품고 있습니다.
먼저 태어난 새끼들은 어미의 등 위로 올라가 날개 속에 숨습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논병아리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위험이 다가오면 재빨리 풀로 덮어 알을 숨기고 몸을 피합니다.
덤불해오라기는 부들을 엮어 둥지를 만들었습니다.
10년 전 시화호의 오염물질을 정화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조성했던 갈대밭이 지금은 온갖 곤충과 물고기 그리고 새들이 서식하는 습지로 살아났습니다.
<인터뷰>최종인(안산시 지구환경과):"쉽게 먹이를 찾을 수 있고, 쉽게 은폐할 수 있고, 사람이 간섭하지 않고 그런 조건 때문에 새들이 찾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또다른 습지에서도 새들의 번식이 한창입니다.
새끼 물닭은 연잎 위를 걸어다니며 먹이를 찾습니다.
덤불해오라기의 재빠른 사냥 실력도 볼 수 있습니다.
한반도를 찾는 450여 종의 새 가운데 2백 종가량이 습지에서 번식합니다.
습지의 포식자, 뱀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들에게 뱀보다 위험한 건 사람입니다.
습지를 매립하는 각종 개발로 번식지가 송두리째 사라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안산 갈대습지 바로 옆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습지도 곧 사라질 상황입니다.
저 뒤에 여의도 두 배 면적의 습지도 오는 9월부터 주택단지 개발이 시작됩니다.
사람의 욕심 앞에 지금도 습지는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용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