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꼭 1년 전 오늘 배추 한 포기가 만 5천원이나 했습니다.
깜짝 놀란 분도 많았는데요.
지금은 그 반의 반값보다 더 싼 2천 5백원입니다.
당장은 지난해 같은 배추 대란은 없을 것 같지만 아직 상황을 장담하기엔 이릅니다.
이윤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백두대간 자락의 고랭지 배추단지.
배추를 실어나르느라 산지 길목마다 북적입니다.
늦더위를 만난 배추는 속이 꽉 찼습니다.
<인터뷰> 유장범(김치 공장장) : "지난해에는 이렇게 속이 찬 배추가 없었어요. 빛깔도 노랗고 맛도 고소하고"
정부는 올해 배추값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단기적인 예측일 뿐입니다.
흔히 배추 농사는 하늘과 동업한다고 할만큼 기후 변화에 취약합니다.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상 기후는 1년 전 배추 파동이 되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고랭지 배추밭은 해발 천백 미터, 가파른 경사지까지 올라갔습니다.
포크레인을 동원할 정도입니다.
<인터뷰> 김시갑(강릉 배추생산자협회장) : "기온이 계속 상승한다고 보면은 더 이상 높은 곳은 없습니다. 더 높은 곳을 간다면 이북의 개마고원을 가야겠죠?"
<녹취> "얼른 가라 얼른~"
경사가 험한 밭, 트랙터 대신 황소가 일을 합니다.
<인터뷰> 김관영(농민) : "경사에서 기계로 하면 기계가 넘어가기 때문에 골을 탈 수가 없어요."
잦은 비에 따른 병충해까지, 생산비는 해마다 올라갑니다.
배추 대신 사과, 강원도에서도 익숙한 풍경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배근(사과 농장 운영) : "생산비도 못 건지니까 작목을 바꿔야 되겠다, 12농가가 같이 동참을 하게됐죠"
실제로 배추 재배면적은 해마다 5%씩 줄고 있는 상황,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절임 배추 사전 예약제를 실시하는 등 배추 수급에 총력전입니다.
<인터뷰> 김달룡(농산물유통공사 강원지사장) : "미리 예약 주문하면 20% 싼 가격에 절임 배추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기후 변화에 대비한 배추 품종개량 등 대안을 찾지 않으면 배추 대란은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