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단 한 번이라도 걸어보고 싶었던 한 아프리카 소녀가 있습니다.
한 살 때 두 다리를 잃어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이 꿈이 '한국', 바로 우리나라에서 현실이 될 것 같습니다.
이재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구 반 바퀴를 돌아서 온 한국이란 나라는 9살 소녀에게 낯설기만 합니다.
한 살 때 집에서 난 불로 두 다리를 잘라야 했던 티아미케.
기억 속에도 사라졌던 다리를 이국땅에서 얻었습니다.
비록 딱딱한 금속으로 된 다리지만 걷는다는 게 뭔지 한 번도 체험해본 적 없는 소녀에겐 희망이자 용기입니다.
<인터뷰> 알리나 쿠즈(티아미케 사촌언니) : "이젠 뭐든지 할 수 있겠죠. 걷고, 학교에도 가고..뭐든지요."
10년 전부터 아프리카 말라위 현지에서 기술학교를 운영해온 선교사들이 티아미케의 딱한 사정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국내의 한 대학병원도 선뜻 무료 수술을 해주겠다고 나섰습니다.
기형적으로 뾰족해진 뼈를 깎아주고, 구부러진 무릎을 펴서 의족을 찰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생전 처음 다리 근육을 사용하는 건 아직 무섭고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날이 갈수록 재활치료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휠체어에서 일어나려면 무엇보다 걸을 수 있다는 확신과 의지가 필요한 때, 티아미케는 장애를 극복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고 말합니다.
<인터뷰>티아미케 : "저처럼 아픈 사람들한테 의사가 되어 줄 거예요."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