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주말 한국판 월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국내 금융계 모습도 미국 월가와 닮았기 때문입니다.
어려울 땐 세금에 기대고 이익은 사유화하는 금융회사들의 모순적인 행태를 박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7천억 달러의 세금을 수혈받은 미국 은행들.
1년 뒤 임직원들의 월급을 올려주고 보너스도 지급해 천5백억 달러를 써버립니다.
<녹취> 오바마(미국 대통령) : “사람들은 이런 보너스 지급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조 3천억 원의 공적자금, 즉 국민 세금을 빌려간 우리 은행, 아직 7천억 빚이 남았는데 2009년과 10년에 6천 6백억을 주주들에게 배당했습니다.
국민은행은 상환해야 할 돈이 6천억 남았는데 지난해에 천억 가까이 배당했고, 농협은 아예 빌려간 돈을 한푼도 갚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순이익이 크게 늘면서 공적자금을 상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 올해, 배당 잔치를 벌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남희 : “IMF 때는 국민 혈세로 살아났고 금융위기 때도 정부 도움을 받았으면서 돈 잔치 벌인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은행들은 임금 수준이 대기업보다 적은 수준이고 금융위기 이후엔 임금을 동결하며 고통에 동참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수수료 인하와 서민 대출에는 소극적이던 은행들을 보는 국민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국민 세금으로 위기를 벗어난 금융기관들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돌아봐야 하는 시점입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