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탓일까요?
과거에 각광을 받았던 대학의 북한학과가 이제는 명멸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학생들은 장기적 안목으로 통일을 대비한다고 하면서, 자본주의 논리로 과를 없애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는데요,
양영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국대는 북한학과를 내후년부터 연계전공으로 전환하는 학문구조 개편안을 최근 마련했습니다.
과가 없어지는 것인데 국내 1호 북한학과 재학생임을 자부하던 학생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밤샘 시위는 물론 보름만에 재학생 1800여 명이 반대 서명에 참여했습니다.
<인터뷰> 정찬형(동국대 북한학과 학생) : “자본의 논리에 의해서 학문을 재단해서 통일의 인재들을 육성하지 못 한다는 데 분노하고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이 숨진 1994년 동국대가 세계 최초로 북한학과를 만든 뒤, 명지대와 관동대, 고려대 등 6개 대학에 잇따라 북한학과가 개설됐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재학률이 떨어지며 2006년 관동대가 10년만에 문을 닫았고, 다른 대학들도 정원 감축이나 통폐합을 거쳐 현재는 두 곳만 남았습니다.
그러나 학생들과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북한을 연구하거나 상대하기 위해 북한학과가 필요하며 꾸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통일부는 지난 2006년과 2007년 북한학 전공자들을 특채 선발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전동명(통일부 주무관, 북한학 특채) : “정부 내에도 다른 국가와 달리 외교통상부와 통일부가 따로 구분되어 있고요. 북한 학과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 그 자체로 존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의 경쟁력 강화인가, 분단 연구의 명맥 유지인가 냉각된 남북관계는 대학의 고민도 깊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영은입니다.